인공 고관절 재수술, 가장 흔한 원인은 ‘무균성 해리’

분당서울대병원, 20년간 재수술 515건 분석…수술 시점·경과 기간에 따라 원인 달라져

인공 고관절 수술 이후 재수술에 이르게 되는 가장 흔한 원인은 ‘무균성 해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술 시기와 경과 시간에 따라 재수술 원인이 달라지는 만큼, 수술 후 체계적인 장기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이영균·박정위 교수팀은 2004년부터 2023년까지 병원에서 시행된 총 515건의 인공 고관절 재치환술(재수술)을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단일 기관에서 20년 이상 축적된 데이터를 시기별로 나눠 재수술의 원인과 경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것으로, 고관절 분야 SCI(E) 국제 학술지 Journal of Arthroplasty에 게재됐다.

연구에 따르면, 전체 재수술 사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원인은 감염 없이 인공관절과 뼈 사이의 결합이 약해지는 ‘무균성 해리’(52.4%)였다. 이어 감염(13.2%), 인공관절 주위 골절(10.7%), 인공 삽입물의 마모 및 골 용해(8.5%), 세라믹 파손(5.8%), 탈구 및 관절 불안정성(5.6%) 순으로 나타났다.

교수팀은 수술 기법 및 삽입물 재질이 크게 변화한 2013년을 기준으로 1기(20042013년)와 2기(20142023년)로 구분해 비교했다. 그 결과 1기 수술에서는 무균성 해리가 전체 재수술의 62.5%를 차지했지만, 2기 수술에서는 40.4%로 대폭 감소했다. 이는 삽입물의 재질 개선과 수술 기법의 발전으로 인해 고정 실패가 줄어든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반면, 2기 수술에서는 감염, 인공관절 주위 골절, 마모 및 골 용해, 세라믹 파손의 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교수팀은 수술 전후 감염 예방 및 장기적인 삽입물 관리가 여전히 중요한 과제임을 강조했다.

재수술의 원인은 수술 후 경과 시간에 따라서도 달랐다. 수술 직후부터 수년 이내에는 탈구, 감염, 골절 등 급성 합병증이 주요 원인이었으며, 수술 후 10년 이상 지난 환자에게서는 무균성 해리, 삽입물 마모 및 골 용해가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

이영균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인공 고관절 수술을 받은 이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주의하고 관리해야 할 위험 요인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시사한다”며, “이를 활용한다면 재수술 예방을 위한 체계적인 수술 후 관리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