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검은 수녀들'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배우 송혜교 / 사진 : 디지틀조선일보DB

첫 등장부터 송혜교는 자신이 기존에 쌓아온 정의롭고 순수하고 러블리한 모습과 이별을 고한다. '악령에 씐 소년'을 구하기 위해 그 어떤 것도 가리지 않고 자신을 던질 준비가 된 유니아 수녀의 옷을 완벽하게 입었다.

20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검은 수녀들'의 언론시사회와 기자간담회가 진행돼 권혁재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혜교, 전여빈, 이진욱, 문우진이 참석했다. '검은 수녀들'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권혁재 감독은 지난 2015년 개봉했던 "영화 '검은 사제들'의 팬"이라고 자청하며 '검은 수녀들'의 시나리오를 받고 느낀 감정을 "놀라움"이라고 전했다. 그는 "가톨릭 교리상 허락 되지 않는 구마 의식에 수녀가 참여해서 소년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 그러면서도 후반부에 연대하지 않나. 그 의식들이 뭉클하고 좋았다. 특유의 리듬과 긴장감을 가져가면서 동시에 배우들의 에너지가 팽팽하게 담기길 바랐다. 최대한 구마 의식 장면을 충실하게 담으려고 노력했다"라고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다.

영화 '검은 수녀들'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배우 전여빈 / 사진 : 디지틀조선일보DB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이후 사랑 이야기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기에 장르물을 검토하던 중 '검은 수녀들'을 만나게 된 송혜교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기존 수녀의 모습과 달리, 그가 맡은 유니아 수녀는 욕설과 흡연 등의 거친 모습을 선보인다. 송혜교는 "이번 영화에서 흡연 연기를 처음 했다. 고민이 많았다. 유니아수녀만 생각하면 꼭 필요한 부분이었다. 좋은 건 아니지만, 촬영 6개월 전부터 연습했다. 완전 중요한 클로즈업으로 시작되어, 거짓말로 담배를 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영화 찍는 동안 연기 연습도 많이 했지만, 담배 연습도 많이 했다"라며 "'한 소년을 살리기 위해 이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도 많았다. 하지만, 함께하는 동료 배우들과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며 '유니아 수녀라면 그렇게 할 거다'라는 믿음을 가지고 연기에 임했다"라고 전했다.

유니아 수녀와 닮아있지만, 다른 신념을 가진 미카엘라 수녀는 전여빈을 통해 완성됐다. 전여빈은 "미카엘라는 유니아와 다른 신념을 가진 사람이기에 처음에는 강한 반발심을 가지고 있지만 유니아의 행동을 보며 어느 순간 '그녀가 필요하다'는 마음을 갖고 '돕고 싶다'는 마음이 든 것 같다. 이 마음은 단순히 유니아와 미카엘라가 여성으로 연대해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한 더 큰 신념이 있었기에 한 마음을 가진 것 같다"라고 중심에 둔 생각을 전했다. 겉으로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유니아 수녀와 달리, 감정을 내뱉는 인물이기도 하다. 전여빈은 "미카엘라는 대사보다 주변 사람을 보며 리액션이 중요한 역할이었다. 리액션이 중요하지 않은 연기는 없지만, 미카엘라는 더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 상황을 잘 바라보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배우로서의 소망이 있었다. 최선을 다해서 집중하려고 했다"라고 밝혔다.

영화 '검은 수녀들' 언론시사회 / 사진 : 디지틀조선일보DB

송혜교와 전여빈은 영화 '검은 수녀들' 속에서 연대하는 모습으로 온도를 더한다. 송혜교는 "연기를 하면서 전여빈과 저, 정말 행복한 기억이 많았다. 내용은 그렇게 행복하지 않지만, 같이 작품을 만들어가며 대화하고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사적인 것도 하고 그러며 서로 가까워진 모습과 영화 속 모습이 비슷한 것 같다. 두 여성이 다른 신념을 가지고 있다가 하나가 되는 모습을 연기하며 어려웠지만 즐거웠다. 연기를 하면서 우리 서로가 개인적으로 가까워지는 느낌이 드니 연기에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전여빈과의 호흡에 만족감을 전했다.

이어 현장에서 송혜교를 '나의 유니아'라고 불렀다고 고백한 전여빈은 "배우로서 현장에서 송혜교를 바라보는 것이 참 좋았다. 아주 많은 말을 나누지 않는 순간에도 송혜교의 행동을 보면서 되게 많은 것을 배웠다. 아마도 영화 속에서 미카엘라도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덧붙이며 그에 대한 애정과 강한 신뢰를 전했다.

영화 '검은 수녀들'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배우 문우진 / 사진 : 디지틀조선일보DB

'검은 수녀들'은 두 배우의 단단한 연대와 연기력에 든든하게 지지해 가톨릭과 토속신앙이라는 종교적인 연대도 등장한다. 권혁재 감독은 "강력한 악령에 쌓인 한 아이를 살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유니아는 움직이고 있다. 그 고군분투 과정에서 무속신앙 등 어떤 방법이든 아이를 살릴 수 있다면, '살리는 부분에 가릴 게 없다'는 면이 크게 와닿았다. 뒤 세대가 연대하는 장면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절실한 마음이다. 그 마음은 모든 격식을 초월하면서도 전해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배우들의 연기에서 묻어나면, 그게 관객에게도 이어질 수 있지 않겠느냐고 생각하면서 최대한 그 부분을 충실하게 생각하며 찍으려고 노력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검은 수녀들'은 강동원이 우정 출연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지난 2015년 개봉한 '검은 사제들'과의 연결 고리를 돈독하게 한다. 권혁재 감독은 "저도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굉장히 깜짝 놀랐다. 관객분들이 '검은 수녀들'을 보면 '검은 사제들'을 좋아한 팬들은 반가워하시지 않을까 싶었다. 실제 촬영 때 '검은 사제들' 그 모습 그대로 온 것 같아서 감동스러웠다. 굉장히 열심히 준비하시는 모습에 감탄한 기억이 있다"라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한편, 배우 송혜교의 완전히 다른 모습과 전여빈의 뜨거운 감정, 이진욱, 문우진의 신선한 온도가 더해진 영화 '검은 수녀들'은 오는 1월 24일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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