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제공

강풀과 디즈니+가 '무빙'을 잇는 또 하나의 흥행작을 낼 수 있을까. 오는 12월 4일 전 세계 공개되는 '조명가게'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20일(현지시각)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엑스포 & 컨벤션 센터에서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APAC 2024'가 열렸다. 행사에는 한국을 비롯해 싱가포르, 일본, 중국, 홍콩, 대만, 호주 등 총 12개국 취재진을 비롯해 파트너 총 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오후에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 풋티지 시사회와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강풀 작가와 김희원 감독을 비롯해 배우 주지훈, 박보영이 참석했다.

'조명가게'는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곳 ‘조명가게’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작품은 디즈니+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최고 흥행작 '무빙' 이후 선보이는 강풀의 동명 웹툰 원작 드라마다.

강풀 작가는 '무빙'에 이어 '조명가게'에서도 직접 각본에 참여했다. 원작과 비교해 "넓어졌다기보다 깊어졌다"고 운을 뗀 강풀 작가는 "웹툰 '조명가게'를 13년 전에 그렸다. 원작에서는 풀지 못한 이야기가 있었다. 드라마는 만화에서 보여드리지 못한 것들을 푸는 작업"이라며 "감독님, 배우들과 입체적으로 그렸기 때문에 비슷한 이야기지만 또 많이 다르다. 그림으로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이나 색감까지도 영상으로 담아냈다. 제 마음에 무척 마음에 든다. 원작보다 훨씬 더 풍성해졌다고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무빙'의 세계적 흥행 후 또다시 자신의 작품으로 시리즈를 선보이게 된 강풀. 그는 "사실 부담이 된다"라며 "'조명가게'는 '무빙'과는 약간 결이 다르면서도 같은 이야기라 생각한다. '무빙'은 초능력을 소재로 한 장르물이지만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서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다. '조명가게'도 장르물인데 우리나라에서는 호러 장르가 긴 호흡의 드라마로 나오는 게 흔치 않아서 어떻게 시청자분들이 받아들일까 부담이 되기도 한다"라고 부담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번 작업에서는 믿음직한 동반자가 있다. '무빙'에서 배우로 만났던 김희원이 '조명가게' 연출을 맡은 것. 김희원에게 첫 연출을 제안했던 강풀 작가는 "제가 감독님과 함께 작업을 하게 된 건 감독님이 되게 훌륭한 연기자시다. '조명가게' 세계관이 난해한데 그걸 누구보다 잘 이해하셨다. 이런 이야기를 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게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감독님은 연기하는 배우들과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아주 감탄했다. 그래서 함께 작업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김희원은 "연출을 하며 겸손을 배웠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강풀 작가님이 해석하시는 것들이 참 디테일하구나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 배우들도 나보다 연기를 참 잘하는구나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 너무 훌륭하다는 생각이다. 스태프 분들도 어떻게 이렇게 온 힘을 다해 열정을 쏟을까 존경스러웠다. 그래서 겸손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자신에게 첫 연출 기회를 준 강풀 작가를 언급하며 "작가님이 저보고 '연출해 봐라' 했을 때 대체 뭘 보고 시켰나 했는데, 그냥 '연기를 잘하니까 네가 해봐라' 하더라.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대표적인 게 그거였다"라며 "나름대로 연출에 대한 꿈이 있어서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그게 계기가 되어서 하게 됐다. 지금도 되게 떨리고 재밌고 꿈만 같다. 모든 게 행복하다. 12월 4일이 기대되고 얼떨떨하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주지훈은 극 중 어두운 골목길을 밝히는 유일한 곳인 '조명가게'를 지키는 사장 '원영'으로 분한다. 주지훈은 작품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강풀 작가를 꼽았다. 그는 "제가 학창 시절부터 강풀 작가님의 팬이었다. 그 이야기를 보고 자랐다. 사전에 미팅도 했지만 함께 호흡하고 싶었다"라며 "김희원 감독님과는 다른 작품에서 배우 대 배우로 만났지만, 그때에도 현장을 보는 시각이 3인칭을 가지고 계셔서 재밌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연출을 하시더라. 저는 작품은 프리프로덕션이 전부라고 생각하는데 정말 잘 되어 있었다.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참여했다"라고 작품에 대한 신뢰를 강조했다.

박보영은 중환자 병동을 지키는 간호사 '영지'를 맡아 '콘크리트 유토피아',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 이어 세 번째로 간호사 캐릭터를 소화한다. 박보영은 "사실 간호사가 세 번째여서 부담감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장르 자체가 다르고 간호사가 해야 하는 전공도 너무나 달랐기 때문에 (캐릭터) 색깔이 다르다는 그 믿음으로 끝까지 연기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작품에서 한 번도 호흡해 보지 못한 주지훈을 언급, "화면에서도 만나는 장면이 안 나오는데 현장에서도 못 만났다"라며 "저도 사실 (주지훈과 호흡을) 너무너무 기대했는데 이번에 못 만나서 안타깝다. 다음에 꼭 같이 호흡하는 작품으로 만나고 싶다"라고 러브콜을 보냈다.

이에 주지훈 역시 "보영 씨와 안타깝게 마주치지 못했다"라면서도 "배우들과의 케미가 완성이 되어 있었다. 뭘 고민하거나 제 의견을 피력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라고 연기 시너지를 귀띔했다.

그동안 만화로 대중과 소통하던 강풀 작가는 '무빙'을 시작으로 드라마 각본가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디즈니+와 연이어 호흡하게 된 바, 강풀 작가는 그 이유에 대해 "디즈니가 저와 계속 작업하는 이유는 디즈니가 알 것 같다. 저는 모르겠다"라고 겸손해했다.

이를 듣던 김희원 감독은 "그 점에 대해서는 제가 할 말이 있다. 저도 어린이였을 때 디즈니 만화, 영화, 드라마를 보고 많이 울고 웃으며 자랐다. 정서가 움직인 거다"라며 "강풀 작가님의 작품에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정서가 있다. 저도 거기에 움직였고, 배우들은 그 정서를 연기했다. 그래서 디즈니가 강풀 작가님을 좋아하시는 것 같다. 모든 인간이 똑같이 느끼는 우리의 감정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강풀이 선사할 또 하나의 감동 스토리 '조명가게'는 오는 12월 4일 디즈니+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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