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만으로 설계를?”… 솔리드웍스가 그린 AI 청사진
다쏘시스템, AI 기반 ‘대화형 설계’ 시작 알려
미스트랄 AI와 협업… 보조형+생성형 AI 활용 넓힐 것
1995년 세계 처음으로 윈도우 기반 캐드(CAD) 솔루션으로 선보여진 ‘솔리드웍스’가 출시 약 30년 이후 큰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꾸준히 설계, 제조, 시뮬레이션, 협업 등의 기능을 추가해 온 솔리드웍스는 이제 기존에 없던 인공지능(AI) 기반 설계를 준비하고 있다. 바로 ‘대화형 설계’다.
다쏘시스템은 5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솔리드웍스 이노베이션데이 2025’를 열고 대화만으로 제품을 설계하는 새로운 혁신의 가능성을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서 이승철, 임준호, 이정대 다쏘시스템 솔리드웍스 기술대표는 ‘솔리드웍스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발표하며 대화형 설계의 가능성을 공개했다.
◇ 솔리드웍스, 보조형 AI와 생성형 AI 결합한 혁신 지원
대화형 설계는 사용자가 대화로 설계 사항을 요청하면 솔리드웍스에 탑재된 AI가 해당 내용을 이해해 설계하는 기술이다. 일례로 자전거를 설계한다고 가정하면, 설계자가 “자전거 설계를 시작하자”라고 얘기하면 솔리드웍스의 AI는 자전거 주요 구성 요소 리스트를 나열해준다. 여기서 설계자는 “자전거 핸들을 이런 식으로 설계해 줘”라고 말하면 AI는 이를 수행한다. 더 나아가 “자전거 무게를 15㎏ 내로 만들어야 해”라고 얘기하면 AI는 자전거 핸들 소재와 방식을 바꿔 무게를 줄여준다. 설계에서 손으로 하는 작업이 크게 줄어드는 셈이다.
대화형 설계는 솔리드웍스의 AI 철학이 담겼다. 임준호 기술대표는 이날 다쏘시스템의 AI는 ‘보조형 AI’와 ‘생성형 AI’를 결합한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보조형 AI는 사용자가 작업을 완료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AI다. 사용자가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와 제안을 제공한다. 생성형 AI는 사용자를 대신해 작업을 수행하도록 설계된 AI다. 보조형 AI보다 자율적으로 작동하며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작업을 실행한다.
다쏘시스템은 그동안 솔리드웍스와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에서 주로 보조형 AI 기능을 제공해 왔다. 사용자가 설계 업무를 보다 빠르고 쉽게 하기 위한 AI 기능을 지원했다. 대화형 설계는 여기에 생성형 AI를 더한 기능이다. 다만, 설계를 100% 자율에 맡기진 않고 사용자의 정보를 토대로 AI가 설계를 생성하고 다시 사람이 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성했다. 보조형 AI와 생성형 AI의 중간 단계로 사용자 편의성과 작업 완성도를 모두 높일 수 있게 했다.
임준호 기술대표는 “최근 생성형 AI에 관한 관심이 높은데, 실제로 엔지니어 영역에서는 보조형 AI가 많이 사용된다”며 “현재 우리는 설계 치수를 자동으로 뽑아내는 등에 AI를 제공하고 있고, 생성형 AI도 보조형 기능으로 쓰일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스칼 달로즈 다쏘시스템 최고경영자(CEO)도 지난달 30일 한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 전략에 대해 알려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는 소프트웨어가 사용자를 대체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사용자가 AI를 활용해 기능을 평가하고 의사 결정할 수 있는 방향으로 생성형 AI를 사용하고자 한다”며 “대형언어모델(LLM) 기반 생성형 AI 기술 등 여러 솔루션도 지속 접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미스트랄 AI와 파트너십, 생성형 AI 혁신 이어나갈 것
다쏘시스템은 이날 대화형 설계 외에도 가까운 시일 내 솔리드웍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생성형 AI 기능도 소개했다. AI가 설계를 그려주는 ‘Generate Drawing’이다. 이 기능은 설계자가 도면 수정을 AI 기반으로 쉽게 할 수 있게 도와준다. 도면을 생성한 후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설계자가 입력하면 AI가 그 부분을 수정한다. 임 기술대표는 “AI가 도면을 100% 생성할 수 있더라도 사실 사람마다 원하는 설계가 다르다”면서 “우리는 생성형 AI를 도면 설계에 사용할 때 100% 완성보다는 사람이 보완할 수 있는 작업에 먼저 접목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다쏘시스템은 앞으로 생성형 AI 기능을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에 지속 추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설립된 ‘미스트랄 AI’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유도 생성형 AI 확장을 위해서라고 했다. 일례로 회사에서는 ‘AURA’라는 생성형 AI 챗봇을 만들어 업무에 접목했다. 회사 업무와 설계 등에 관한 정보는 알려주면서 개인정보 등은 알려주지 않는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 중이다.
임 기술대표는 “우리는 경험(Experience)과 데이터(Data), 인공지능(AI)을 주요 안건으로 보고 있다”면서 “많은 데이터를 취합하고 분석해 인사이트를 얻고,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 결정하고, AI 도움으로 노하우와 지식을 얻는 방향으로 기능을 업데이트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배재인 다쏘시스템 솔리드웍스 본부장은 “1995년 출시돼 약 30년이 된 솔리드웍스는 설계부터 제조까지 모든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토털 솔루션으로 거듭났다”며 “무엇보다 우리는 고객 경험과 입장을 반영해 혁신을 이끌었고, 지금 솔리드웍스를 사용하는 많은 고객이 목말라하는 AI 혁신도 지속 반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