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 장충 P1 앞(사진촬영=서미영 기자)

장충동이 올가을 문화예술 산책길로 주목받고 있다. 

장충동을 떠올리는 키워드로 '남산', '장충단공원', '장충체육관', '태극당', '족발'만 생각난다면 이제는 장충단길의 지역 특성을 살린 예술 작품을 감상할 차례다. 평범하고 친숙한 장충동의 길이 이색적인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길로 잠시 바꿨다. 오는 9월 13일까지 장충동 일대에서 (재)파라다이스문화재단이 ‘2024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 장충(이하 '파라다이스 아트랩')’을 진행한다. 산책하듯 가볍게 장충동 일대를 걸어 다니며 누구나 쉽게 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번 문화 행사는 장충동에서 열리는 만큼 시민들과 함께하는 지역 협력 축제로 펼쳐지고 있다. 국내 아티스트 10팀이 장충동을 모티브로 창작한 아트앤테크(Art&Tech) 작품들을 장충동 일대 실내외 곳곳에 설치했다. 작품 전시를 넘어 아티스트와 토크, 지역 상점 콜라보 메뉴 판매, 지역 예술가 협업 프로그램 등 문화예술 생태계 부흥을 위한 다채로운 콘텐츠도 선보이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올해로 어느덧 5회째를 맞은 ‘파라다이스 아트랩’은 예술과 기술을 융합한 아트앤테크(Art&Tech) 작품의 창·제작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작년까지는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를 무대로 작품들을 선보였으며 누적 관객 수는 9만 6천여 명에 달한다. 

올해는 서울 장충동에서 페스티벌의 막을 올렸다. 장충동은 파라다이스그룹의 이전 본사가 위치한 자리로, 현재 해당 부지에 파라다이스의 럭셔리 플래그십 호텔이 세워지고 있다. 


2024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 장충 P1에서 전시 중인 손여울 작가의 인터랙티브 설치 작품(사진촬영=서미영 기자)(사진촬영=서미영 기자)

파라다이스 아트랩 전시관은 크게 4개 파트로 나뉘어있다. 먼저, P1 건물에 위치한 메인 전시관에서는 다양한 체험형 전시와 먹거리 등을 통해 오감으로 예술을 만끽할 수 있어 가장 인기가 많다. 


2024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 장충 P1에서 전시 중인 전형산 작가의 인스톨레이션 설치 작품(사진촬영=서미영 기자)

전시관 1층에 입장하면 지역의 날씨 데이터를 시각화한 손여울 작가의 인터랙티브 설치 작품이 관객을 맞는다. 이어 지하 1층에서는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전형산 작가의 인스톨레이션 설치 작품이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2024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 장충 P1 전시관 외부에서 판매하는 음식(사진촬영=서미영 기자)

전시관 외부에서는 장충동을 주제로 우리예술, 우레카츠, 꿀건달, 을지도가 총 4개의 지역 맛집과 함께 개발한 특별 메뉴를 판매한다. 각 상점의 시그니처 메뉴를 활용한 족발반미, 막걸리 슬러시, 꿀 아이스크림 등 감각적인 비주얼의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이와 함께 매일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는 지역 역사문화에 대한 이야기와 AI 애니메이션 등을 담은 미디어 파사드가 펼쳐진다. 김보슬, 정윤수, 업체eobchae 총 3팀의 미디어 아트 작품이 순차적으로 상영된다.

2024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 장충 P2에 전시 중인 조수민X바조우 작가의 설치 작품(사진촬영=서미영 기자)

P2 건물에서는 다중 디스플레이와 커스텀 제작된 거울들로 수놓아진 조수민X바조우 작가의 설치 작품 '미러'를 만나볼 수 있다. 조수민은 하이브리드 펑크 밴드 [페이션츠]의 리더이자 설치 미술가, 비디오 아티스트이며, 바조우는 글로벌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 [99%IS-]의 디자이너이자 크리에이터다. 이 둘이 예술적 동반자 [조수민 X 바조우]로서 이번 페스티벌에 참여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상처를 거울을 통해 잠시나마 들여다볼 기회가 되길 바란다는 의미를 작품에 담았다. 작품에 있는 영상에는 락킹 댄서로 잘 알려진 립제이가 참여했다.  

2024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 장충 P3에 전시 중인 오주영 작가의 작품(사진촬영=서미영 기자)

P3는 장충동을 대표하는 베이커리 태극당이다. 태극당 2층에서는 70년대 장충동을 배경으로 한 오주영 작가의 AI 문학 낭독회 활용 작품을 통해 색다른 체험 예술 경험을 제공한다. 2층에 들어서면 1974년 대한민국 근현대 여류 작가와 문학소녀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공간이 펼쳐진다.


2024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 장충 P3에 전시 중인 오주영 작가의 작품(사진촬영=서미영 기자)

2024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 장충 P3에 전시 중인 오주영 작가의 작품(사진촬영=서미영 기자)

작품 <1974 장충동: 문학소녀의 비밀편지>는 급격한 시대적, 경제적 변화와 보통교육의 도입, 신여성의 등장으로부터 20년 후, 문화중심지로 급부상한 장충동을 배경으로 한다. 작품은 연애 소설 원고에서 모티브를 얻어 1974년 장충동을 배경으로 문학소녀들의 이야기를 재현했다. 실제 오주영 작가의 할머니가 쓴 일기장의 내용도 엿볼 수 있다. 

2024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 장충 P4에 전시 중인 기어이 스튜디오의 지역 투어형 AR(증강현실) 작품과 박승순 작가의 오디오 비주얼 작품, 이진 작가의 키네틱 아트 작품(사진촬영=서미영 기자)

P4 건물에 선보이는 전시 공간에는 기어이 스튜디오의 지역 투어형 AR(증강현실) 작품과 박승순 작가의 오디오 비주얼 작품, 이진 작가의 키네틱 아트 작품이 마련돼 미래 예술을 미리 경험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2024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 장충 P4에 전시 중인 기어이 스튜디오의 지역 투어형 AR(증강현실) 작품과 박승순 작가의 오디오 비주얼 작품, 이진 작가의 키네틱 아트 작품(사진촬영=서미영 기자)

2024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 장충 P4에 전시 중인 기어이 스튜디오의 지역 투어형 AR(증강현실) 작품과 박승순 작가의 오디오 비주얼 작품, 이진 작가의 키네틱 아트 작품(사진촬영=서미영 기자)

P4 건물의 전시 공간은 아이 동반 관객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곳으로 작가는 <슬릿>이라는 캐릭터를 담아 작품을 만들었다. 인간을 닮은 귀여운 생명체 '슬릿'은 AR 기술을 통해 도심 속 초현실적 감각을 놀이하듯 즐기는 예술적 경험이자 장소기반 증강현실 스토리텔링을 체험할 수 있는 작품이다. QR코드를 찍으면 현실 세계에서 움직이는 슬릿을 장충동 일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미션을 다 수행하면 작은 기념품도 받아볼 수 있다. 

(사진촬영=서미영 기자)

P4에서는 현재 짓고 있는 파라다이스의 럭셔리 플래그십 호텔의 부지도 창문을 통해 볼 수 있다. 

최윤정 (재)파라다이스문화재단 이사장은 “누구나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파라다이스의 지리적 상징인 서울 장충 일대를 대규모 축제의 장으로 조성했다”며 “전례없는 시도로 성사된 이번 ‘2024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 장충’은 다양한 작품과 콘텐츠 체험을 통해 미래 예술을 내다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평일 점심시간에 아트랩 현장을 들렀다는 한 직장인은 “장충동이 2주일 동안 힙한 예술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되어 깜짝 놀랐다”라며 “특히 장충동 음식점들과 협업해 만들었다는 족발반미와 막걸리슬러시가 정말 맛있으니 많은 분들도 맛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9월 13일까지 진행되는 파라다이스 아트랩은 3호선 동대입구역 1, 2번 출구 일대에서 참여해 볼 수 있다. 관람료는 무료다.  

홈으로 이동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