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계절 9월, 놓쳐서는 안 될 전시
9월 국내외 미술 애호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월 4일부터 시작되는 글로벌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Frieze Seoul)’과 ‘키아프 서울(Kiaf Seoul)’에 이어,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까지 잇따라 개최되기 때문이다.
올해는 특히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와 주요 미술관 및 갤러리들의 참여로 역대 최대 규모의 미술 축제가 펼쳐질 예정이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작가의 국내 첫 공개 작품부터 세계가 주목하는 K-아트 블루칩 작가들의 작품, 글로벌 셀럽이 함께하는 프리즈 오프닝 파티까지 ‘키아프리즈’ 기간 놓쳐선 안 될 행사들을 소개한다.
대한민국을 거대한 미술관으로! ‘키아프리즈’ 관전 포인트!
올해 프리즈 서울에는 110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가고시안을 비롯해 하우저앤워스, 데이비드 즈워너, 리만머핀, 리슨, 페이스, 타데우스 로팍 등 정상급 갤러리가 전세계에서 각광받는 작품을 대거 선보일 계획이다. 가고시안의 마우리치오 카텔란 전시, 하우저앤워스와 스푸르스 마거스가 각각 내놓은 루이스 부르주아와 조지 콘도의 작품 전시가 예정돼 있어 벌써부터 미술 애호가들의 기대를 모은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정상급 규모의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에는 국내 갤러리 총 132개를 포함해 총 206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갤러리 섹션에는 한국 미술 거장과 해외에서 주목받는 중견 작가들이 선두에 섰다. 특히 국제갤러리는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을, 리안갤러리는 오랜 시간 축적된 색채의 섬세한 투명성에 주목하는 김택상의 작품을 전시한다. 해외 갤러리로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알바란 부르다 갤러리가 덴마크 작가그룹 슈퍼플렉스 작품을 준비했다.
‘키아프리즈’ 개막을 맞아 한국 주요 미술관·갤러리에서도 전시를 집중 개최한다.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은 오는 9월 5일 한국계 미국 작가 아니카 이 전시를 시작한다. 아시아 첫 미술관 전시로, 지난 10년간의 작업 30여점을 통해 기술과 생물, 감각을 연결하는 전반적인 작업 세계부터 최근 경향까지 폭넓게 소개할 예정이다.
서울 용산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9월 3일 북유럽 출신의 작가 듀오 엘름그린 & 드라그셋의 개인전을 연다. 작가의 아시아 전시 중 최대 규모이며 집, 수영장, 레스토랑, 주방, 작가 아틀리에까지 공간 설치 작업을 중심으로 50여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로 마련됐다.
종로구 소격동의 서울 아트선재센터에서는 세계적 명성의 한국 미술가 서도호의 개인전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1998년 처음 발표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킨 역(逆)기념비 조각작품 ‘공인들’의 움직이는 버전(1/6 사이즈 모형)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공인들’은 최근 미국 워싱턴 DC 스미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 앞마당에 설치됐다.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의 예술전시공간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에서는 미국 추상미술 작가 조쉬 스펄링(Josh Sperling)의 ‘원더(Wonder)’展을 개최한다. 조쉬 스펄링은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으로 최근 글로벌 미술 씬에서 주목받는 화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쉬 스펄링의 신작을 포함해 총 68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조쉬 스펄링이 한국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오는 9월 3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열린다.
꺼지지 않는 불빛, 잠들지 않는 예술의 밤
올해도 ‘키아프리즈‘위크에는 아트 페어가 펼쳐지는 행사장 이외에도 서울·인천 전역에서 늦은 밤까지 ‘아트 나이트’ 행사가 펼쳐질 계획이다. 인천 영종도를 시작으로 서울 한남, 삼청, 청담까지 전 세계 미술 애호가들을 위한 전시와 전야제 파티, 워크숍, 공연 등 다채로운 연계 프로그램이 이목을 사로잡는다.
오는 9월 2일 예술 축제의 포문을 여는 ‘아트 나이트’ 행사는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개최된다. ‘2024 프리즈 서울‘을 기념해 특별 전시회 프리뷰, 전야제 파티 등으로 구성됐다. 올해는 특히 글로벌 경매 플랫폼 주피터(JOOPITER)와 주피터X지드래곤(G-Dragon) 협업 옥션 ”낫띵 벗 어 ‘G’탱: 지드래곤의 예술과 아카이브(Nothing but a ‘G’ Thang: The Art and Archive of G-Dragon)”를 최초 공개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주피터 설립자 퍼렐 윌리엄스가 직접 참석해 주피터X지드래곤 협업 옥션 일부 작품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후 9월 3일 하루 동안 파라다이스시티 내 아트 하우스에서 일반인들도 해당 전시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다.
서울 갤러리 밀집 지역인 삼청동과 한남동, 청담동에서는 키아프와 프리즈 행사로 한국을 찾은 전 세계 아트 컬렉터들을 위해 늦은 밤까지 갤러리를 오픈한다. 대표적으로 9월 3일 ‘한남 나이트’에는 리움미술관, 4일 ‘삼청 나이트’에는 아트선재센터, 5일 ‘청담나이트’에는 송은 미술관이 참여할 예정이다.
K-아트, 블루칩 작가들의 글로벌 위상
국내 최대 아트 페어인 ‘프리즈 서울’, 키아프 서울’에는 국내외 거장도 대거 참여한다. 특히 프리즈 서울에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전소정, 박경률, 황수연 등 신진 작가들의 작품도 전시된다.
전소정의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23’ 커미션작인 ‘싱코피’가 바라캇 컨템퍼러리(서울)를 통해 프리즈 서울에 새롭게 전시된다. 본 영상 작품은 아시아와 유럽을 횡단하는 기차, 국경을 넘는 사람들, 데이터의 이동과 식물의 이동 등 다양한 소리와 속도감을 중첩시킨다. 과거, 현재, 미래를 빠르게 가로지르는 ‘싱코피’의 가속화된 전개는 선형적인 시간성의 흐름에서 이탈하여 존재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박경률은 붓질을 특정한 시간과 공간 속에서 물질을 배치하는 움직임으로 인식하며, 자신의 작업에 대해 ‘조각적 회화’라고 표현한다. 프리즈 서울의 백아트(서울) 부스에서는 회화, 조각, 종이 작품, 거울, 발견된 오브제, 그리고 유기물을 접목시킨 설치물을 전시한다.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조각가 황수연은 재료와 질량을 다채로운 방식으로 탐구한다. ‘종이 몸’ 연작은 종이로 만들어진 인물들로 구성되었으며, 묵직하고 수직적인 형상과 깃털처럼 가벼운 재료의 무게를 대비시킨다. 지갤러리(서울)에서는 종이 인물을 다이빙 보드 끝에 세우고, ‘더 무거운’ 연작의 모래 조각들을 물속에 잠겨버리는 등, 재료의 본래 물성을 거스르는 방식으로 조각들을 배치한다. 이와 같이 작품들을 붕괴 직전의 상태로 이르게 하는 시도는 사회 체제 속에서 살아가는 취약한 몸들의 경험을 이해하는 과정이자 수단이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