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전경(사진촬영=서미영 기자)

무궁무진한 현대 미술과 문화 유산을 품고 희대의 예술가들을 키워 낸 아름다운 도시 수도 '프라하'. 프라하 도심을 천천히 걷다보면 마치 중세로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하다. 프라하는 제2차 세계대전 속에서도 파괴가 덜 되 본래의 옛 모습을 가장 잘 간직했기 때문이다.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과 주요 관광지 무료 입장이 가능한 ‘프라하 비지터 패스(Prague Visitor pass)’
본격적인 프라하 도심 여행을 시작하기 전 관광객이라면 미리 준비해두면 편리한 아이템이 한 가지 있다. 바로 ‘프라하 비지터 패스(Prague Visitor pass)’다. 프라하 전 지역에서 제한 없이 유명 관광지와 대중교통(공항 왕복 버스, 지하철, 트램, 케이블카, 시내 버스, 페리)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관광 카드다.

프라하 곳곳을 다니는 트램(사진촬영=서미영 기자)

프라하는 도시 곳곳에 정차역이 많아 트램으로 여행하기 제격인 도시다. 도로 위 레일을 달리는 트램은 기차나 버스에선 느낄 수 없는 낭만을 느낄 수 있다. 특히 42번 트램은 프라하의 유명 관광지를 대부분 둘러볼 수 있어 관광객들이 가장 자주 이용하는 인기 트램이다.

프라하 비지터 패스(사진촬영=서미영 기자)

프라하 비지터 패스는 48시간, 72시간, 120시간 세 종류로 나눠져 있으며 여행 일정에 맞춰 카드를 구입해 사용하면 된다. 구입한 카드의 해당 시간 동안 무제한으로 대중교통과 주요 관광지를 무료로 입장 또는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실물 카드를 구입하려면 프라하 시내에 있는 투어리스트 인포메이션 센터로 가면 된다. 실물 카드 사용이 번거롭다면 프라하 비지터 패스 공식 웹사이트 또는 프라하 비지터 패스 앱을 통해 다운로드 받아 단말기에 태깅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중세로 시간 여행을 간 듯 도보여행 하기 좋은 ‘프라하 구시가지’

프라하는 도심을 가로지르는 블타바강을 중심으로 구시가지와 프라하성 권역인 신시가지, 두 구역으로 크게 나뉜다. 구시가지는 199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프라하의 옛 거리로 프라하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대표적인 명소다.

프라하 구시가지 구시가 광장(사진촬영=서미영 기자)

구시가지의 중심에는 구시가 광장(Old Town Squre)이 있다. 직사각형 모양을 한 구시가 광장을 중심으로 프라하의 여행 필수로 꼽히는 명소들이 밀집해 있다. 프라하 구시가 광장은 프라하가 왜 예술의 도시인지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광장이다. 로마네스크, 고딕, 바로크, 아르누보 등 다양한 건축 양식이 어우러져 있다.

프라하 구시가지 구시가 광장의 중심에 있는 ‘얀 후스(Jan Hus)’ 동상(사진촬영=서미영 기자)

구시가 광장의 중심에는 체코 역사상 가장 중요한 종교 개혁가 ‘얀 후스(Jan Hus)’ 동상이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구시가 광장은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변한다.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체코 전통 크리스마스 장식, 크리스마스 쿠키, 테이블 보, 체코 전통 포푸리 등 다양하고 독특한 제품들과 체코 전통 음식, 맥주, 크리스마스 음료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프라하 구시가지의 명물 ‘구시청사 천문시계’, 매 정시 펼쳐지는 짧은 이벤트는 관람 필수!
구시가지 광장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물은 고딕양식의 '구시청사'다. 구시청사는 14세기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건물로 건물 외벽에 붙어있는 ‘천문시계’가 명물이다.

프라하 구시청사 천문시계(사진촬영=서미영 기자)

구시청사 천문시계는 1,410년에 시계공 ‘미쿨라시’와 수학 교수 ‘얀 신델’에 의해 만들어졌다. 1,400년대에는 천동설을 믿었던 시대인데, 천문시계에는 중세시대의 우주관이 그대로 담겨 있다. 지구상에서 작동하는 천문시계 중 가장 오래된 이 천문시계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위쪽에 있는 시계는 천체의 위치와 시간을 표시하고, 아래쪽에 있는 시계는 당시 글을 모르는 농민들을 위해 월별로 필요한  농사를 그림으로 그린 일종의 ‘그림 달력’이다. 시계 양쪽에는 허영, 탐욕, 죽음, 정욕 등 인간의 욕망을 상징하는 목각인형이 자리잡고 있다. 마지막으로 시계 중앙의 맨 위쪽에는 정각마다 우는 황금 수탉 조각상이 위치해 있다.

프라하 구시청사 천문시계(사진촬영=서미영 기자)

매 정시 무렵이 되면 구시청사 천문시계 앞으로 약속이라도 한 듯 수백명의 사람들이 몰려든다. 정각마다 펼쳐지는 30초 가량의 짧은 이벤트 때문이다. 정각이 되면 천문시계에 있는 해골 조각상이 줄을 당겨 이벤트의 시작을 알린다. 시계 위쪽으로 나 있는 창문이 열리며 예수 12제자 조각상이 창문을 지나가는 행진을 시작한다. 예수 12제자 조각상 행진 후 황금 수탉이 울음 소리를 내면 짧은 퍼포먼스는 끝난다. 기다린 시간이 아까울만큼 짧게 끝나는 이벤트가 다소 허탈할 수도 있지만 프라하에 가면 꼭 봐야하는 명물이니 놓치지 말고 보자. 

프라하 구시청사 천문시계(사진촬영=서미영 기자)

구시청사 천문시계는 미리 알고 보면 재미있는 전설이 하나 있다. 이 천문시계는 지금도 아름답지만 1,400년대에도 아름답기로 유럽 전역에 소문이 자자했다. 체코 왕실은 천문시계를 다른 나라에서는 만들 수 없도록 독점하기 위해 시계 제작자 겸 관리공이 었던 하누스 교수의 눈을 멀게 했다. 억울하게 눈을 잃은 이 교수는 복수를 결심하고, 시계탑에 올라가서 시계를 만졌는데, 시계는 고장이 났고 그 이후 멈췄다고 전해진다.

프라하 구시청사 탑에서 바라본 틴 성당(사진촬영=서미영 기자)

천문시계가 설치된 구시청사 탑은 높은 곳에서 프라하 도심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을 자랑한다. 구시청사 탑을 가기 위해서는 바로 옆에 있는 건물을 통해 엘레베이터를 타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구시청사 탑에 오르면 정교하고도 화려한 고딕 양식의 틴 성당이 첫 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역대 체코의 왕들이 머물렀던 프라하 성까지 바라볼 수 있다. 마치 실물이 아닌 장난감처럼 세워져있는 아름다운 프라하의 건축물들을 눈에 담아볼 수 있다.  

6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굳건히 자리를 지켜온 프라하의 상징 ‘카렐교’
블타바 강 위에 놓인 카렐교는 파란만장한 체코의 역사 속에서도 약 6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굳건히 자리를 지켜온 프라하의 상징이다. 입구에 우뚝 선 교탑을 통과하면 길이 500미터 가량 이어지는 카렐교로 들어서게 된다. 프라하성과 구시가지를 잇는 카렐교는 여행자들로 늘 붐빈다. 다리에 얽힌 이야기와 역사를 더듬다보면 발길이 늦춰져 다리 위에 머물게 되기 때문이다.

프라하의 상징 '카렐교'(사진촬영=서미영 기자)

카렐교는 옛날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였던 '카렐 4세'의 이름을 따왔다. 신성로마제국은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를 비롯해 중앙 유럽 전체를 포함하던 큰 나라였다. 14세기 신성로마제국의 수도로 막강한 위상을 자랑하며 중세 유럽에서 가장 번성했던 도시가 바로 프라하다. 카렐 4세의 지시로 카렐교에 조각상들이 하나 둘 세워진 건 17세기 부터다. 

카렐교를 걷는 사람들(사진촬영=서미영 기자)

카렐교 양쪽에는 15개씩 총 30개의 조각상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다리를 걷다보면 마치 야외 전시장을 찾은 기분이 든다. 다리의 여러 석상들은 체코 역사에서 모두 중요한 인물들이다. 

카렐교 '성 얀 네포무크' 조각상(사진촬영=서미영 기자)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사람은 '성 얀 네포무크'다. 프라하에서 추앙받던 성인인 만큼 이 조각상을 만지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믿는다. 어찌나 많은 사람들이 지나며 간절하게 소원을 빌었는지 동판을 다 닳아 색이 바래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카렐교 인근에 위치한 ‘콜레뇨(Koleno) 맛집’
카렐교 근처 맛집으로 체코 맥주와 더불어 부드러운 콜레뇨(Koleno) 맛집으로 알려진 펍&레스토랑 ‘포크스(Pork's)’을 방문했다.

체코 대표적인 음식 ‘콜레뇨(Koleno)’(사진촬영=서미영 기자)

콜레뇨는 체코의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로 겉바속촉의 매력을 가진 돼지고기 요리다. 돼지 무릎 부위로 만드는 음식으로 맥주와 함께 삶은 뒤 굽는 것이 특징이다. 독일의 학센과 비슷하지만 체코의 콜레뇨는 흑맥주와 함께 삶은 뒤 한번 구워나온다. 건강한 기름기를 잔뜩 머금은 돼지 무릎부위 고기에 피클 역할을 하는 양배추 절임 샐러드 그리고 살짝 매콤한 고추냉이 맛 크젠 소스를 발라 먹으면 된다. 흑맥주에 재워서 그런지 돼지고기 특유의 누린내도 없다.

체코 맥주(사진촬영=서미영 기자)

콜레뇨와 어울리는 최고의 궁합은 역시 체코 맥주다. 특히 크림 맥주는 맥주 거품이 사라지기 전에 쭉 들이키면 된다. 맥주 거품 자체의 향과 맛, 그리고 부드러운 거품의 식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무제한 맥주 마시며 여행의 피로도 해소할 수 있는 ‘맥주 스파’
1인당 맥주 소비량 1위를 달리는 나라 ‘체코’. 맥주 사랑이 대단한 만큼 프라하 시내에는 맥주 재료를 활용한 스파 시설도 있다. 맥주의 주성분인 홉과 효모를 이용한 스파로, 스파를 하며 맥주를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는 즐거움까지 누릴 수 있어 이미 체코 여행객들 사이에서 필수 관광코스로 자리 잡았다.

베르나르드 비어스파(Bernard Beer Spa) 내부(사진촬영=서미영 기자)

맥주 효모는 비타민B와 활성 효소 함량이 높아 피부 재생에 탁월하고, 홉은 피부 모공에 활력을 주며 노폐물 배출에 좋다고 알려져있다. 맥주의 홉은 신경계를 진정시키며 스트레스와 관련된 질환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맥주의 홉과 효모 가루(사진촬영=서미영 기자)

프라하에는 맥주 스파를 할 수 있는 곳이 여러 곳 있는데, 내가 방문한 곳은 ‘베르나르드 비어스파(Bernard Beer Spa)’다.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가운을 입은 채 스파하는 방에 입장하면 직원이 잘 발효된 맥주가 든 통에 홉과 효모 가루를 넣어 잘 섞은 후, 그 액체를 그대로 욕조물에  투하한다.

비어스파에서는 스파를 하며 무제한 맥주를 즐길 수 있다.(사진촬영=서미영 기자)

수온은 개별적으로 욕조에 딸려 있는 수도로 조절하면 된다. 최대 2명이 들어갈 수 있는 넉넉한 나무 욕조에서 30분 간 맥주를 마시며 뜨끈한 물에서 스파를 즐긴다. 스파 후에는 같은 방에 마련된 침대에서 30분 간 휴식 후 마무리하는 코스로 진행된다. 맥주 스파는 여행으로 인한 피로를 해소해 주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스파를 마치고 퇴장할 때에는 데스크에서 기념품으로 베르나르드 병맥주를 한병씩 선물로 증정한다.

못 말리는 체코인들의 맥주 사랑, 맥주 화장품과 샴푸까지 인기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는 물 대신 맥주 거품으로 목욕했다고 한다. 이러한 피부 관리 비법은 맥주로 유명한 유럽에서 대대로 미인을 꿈꾸는 여성을 중심으로 애용되어 왔으며, 맥주 거품이 주름살 제거와 피부 미백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체코에서는 맥주를 식용뿐 아니라, 다양한 용도로도 활용한다. 체코인들은 오래전부터 맥주로 머리를 감거나 목욕을 했으며, 현대에는 맥주 샴푸나 세안용품에도 맥주를 활용하고 있다.

프라하 마누팍투라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사진촬영=서미영 기자)

프라하 시내나 공항 면세점에서는 '마누팍투라(MANUFAKTURA)'라는 매장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체코 천연 화장품 브랜드를 판매하는 곳이다. 맥주 샴푸가 가장 유명하며 제품 가격이 한화로 만원 이하로 되는 제품이 많아 가성비 좋은 선물용으로 제격이다.

※ 취재 협조 = 체코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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