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등 급성 감염병으로 격리 입원을 한 환자에게 흔히 발생하는 섬망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이 개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혜연 교수팀이 코로나19로 격리 입원한 환자에게서 초기에 섬망 발생을 예측하는 기계학습(머신러닝) 모델을 구축했다고 11일 밝혔다. 섬망은 입원 환자의 의학적 경과를 악화시키고 낙상 등을 유발해 격리 입원 기간을 연장하는데, 최근까지 재유행이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환자에서 섬망 발생 비율이 높아 문제가 되고 있다.

섬망은 주의력, 언어 구사 능력 등 인지 기능 장애와 동시에 수면장애, 환시 및 환청, 과다 행동이나 불안증 등 정신병적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다. 전체 병원 입원 환자의 10~15%가 경험할 정도로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며, 단기간에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어 예측해 조기에 위험 요인을 조절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박혜연 교수팀은 4개 병원에 코로나19로 격리 입원한 878명의 복용 약물, 기저질환, 영상/혈액 검사 등 93가지 섬망 요인을 활용해 코로나19 격리 입원 환자의 섬망 발생을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입원 초기 생체신호 ▲투약한 약물 ▲혈액검사 결과 등 코로나19 환자의 임상 정보를 입력하면 빠르고 정확하게 섬망 발생률 및 환자별 위험 인자를 확인할 수 있는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모델의 섬망 발생 예측 정확도는 87.3%로, 코로나19로 격리 입원한 환자에게서 입원 초기에 섬망 고위험군을 선별하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단순 예측을 넘어, 환자의 개별적 위험인자를 확인하고 약물을 비롯해 조절 및 중재 가능한 요인이 무엇인지 제안하는 기능도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의 섬망 발생 위험을 높이는 주요 인자는 9개가 있으며, 이 중에서 약물(항정신병, 항생제, 진정제, 해열제), 기계적 환기(인공 호흡), 혈중 나트륨 감소가 특히 위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신러닝은 이러한 지표에 이상이 있으면 경고 신호를 보낼 수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박혜연 교수는 “섬망은 코로나19 등 급성 감염병으로 인한 격리 환자에게서도 잘 나타나고, 이는 의학적 경과 악화, 낙상 등으로 격리 입원 기간을 연장시킨다”며 “이번 예측 모델을 활용한다면 환자별 위험 요소를 사전에 파악하고 약물을 조절할 수 있어 섬망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머신러닝 모델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검증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SCIE 국제학술지인 ‘디지털 헬스(Digital Health)’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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