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故 이선균→주지훈X김희원X박희본X김수안의 몰아치는 앙상블…'탈출'
1,300평이라는 세트장에서 100중 추돌사고로 작품이 시작된다. 무려 300대의 차가 동원되었다. 그 안개 속에서 故 이선균을 비롯해 주지훈, 김희원, 박희본, 김수안 등의 앙상블이 더욱 큰 빛을 발한다.
공항대교 위에서 연쇄 추돌 사고가 일어났다. 설상가상 그 위에 군사용 실험견들이 더해졌다. 그 위에서 사람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탈주: 더 사일런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숨 쉴 틈 없이 몰아친다.
8일 서울 용산 CGV 아이파크몰 점에서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언론시사회가 진행돼 김태곤 감독을 비롯해 배우 주지훈, 김희원, 박희본, 김수안이 참석했다.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는 짙은 안개 속 연쇄 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풀려난 통제 불능의 군사용 실험견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연출을 맡은 김태곤 감독은 "제가 좋아하는 부류의 영화를 돌이켜보면, '일상적인 공간에 영화적이고 이상한 요소가 작용할 때, 어떻게 일상이 변화하고 관객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할까'라는 질문을 많이 하는 것 같다"라고 작품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이어 "공항에 갈 때 항상 지나던 곳이 어떤 요소로 인해 변질되고, 위협감으로 다가올 때 관객에게 얼마나 영화적 체험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으로 출발했다. 그 안에서 인간군상 이야기를 그려내면 더 공감하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실험견이 주요 소재로 등장한 것 역시 같은 결의 요소다.
故 이선균은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에서 붕괴 직전 공항대교에 갇힌 안보실 행정관 '정원' 역을 맡아 극을 이끌어간다. 김태곤 감독은 생전 작품에 대한 그의 열정을 "(이)선균이 형"이라는 친근한 이름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선균이 형이 여기 이 자리 있으면 참 좋았겠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영화를 준비할 때부터 그리고 현장에서도 그렇고. 어찌 보면 대교에서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모든 장치나, 공간에 대한 이해도 등이 필요했다. 그런데 저도 놓쳤던 부분들을 선균이 형과 머리 맞대고 동선이나 캐릭터의 감정에 대해서 굉장히 논의를 많이 했다. 그런 요소 하나마다 질문과 답을 하면서 영화 전체적인 답을 찾아간 것 같다"라고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김수안은 아빠 정원(故 이선균)의 사춘길 딸 '경민' 역을 맡아 부녀 호흡을 펼친다. 그는 "경민이가 날카로운 말도 많이 하고, 자유분방하지 않냐. 저도 (故) 이선균 선배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도록 풀어주시려고 노력하신 것 같다. 덕분에 편안하고 자유롭게 현장에 임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수안은 영화 '부산행'에서 석우(공유)의 딸 수안 역에 이어 경민 역으로 재난 영화에서 활약을 펼쳤다. 그는 "모든 영화는 저를 성장하게 하는 것 같다. '부산행' 하면서 성장한 수안이가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를 하면서 성장했을 거다. 저도 딱 사춘기 시절 경민이를 만났다. 경민이의 사춘기가 날카로웠다면, 저는 별명이 '김쭈뼛'일 정도로 쭈뼛거렸다. 경민이의 용감하고 용기 있는 모습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고 느끼며 많이 힘을 얻은 것 같다. 오히려 경민이에게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다"라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주지훈은 인생 한 방을 노리는 레커차 기사 '조박' 역을 맡아 파격적인 비주얼을 선보인다. 장발의 헤어스타일에 금발 브릿지의 모습은 누가 봐도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드러내는 것. 그는 "제가 어릴 때 90년대 초중반 우리 동네 형들이 있었다. 그런 성격의 형들. 요즘엔 거의 없지 않나 싶다. 예전에 가스 배달한 무서운 형들이 있었다. 동대문, 이태원 가면 30센티미터 자들과 둘러보고 오라는 형들이 있었다. 그런 이미지 구현하면 캐릭터와 잘 맞지 않을까 싶었다. 저희 헤어 메이크업 피팅하는 날 완성이 된 스타일이다"라고 밝혀 현장을 웃음 짓게 했다.
박희본은 프로골퍼 유라(박주현)의 언니 '미란' 역을 맡았다. 그는 박주현과의 자매 호흡에 대해 "'인간 수업'에서 봤다. 강한 에너지가 있는 친구였다. '내 뒤에 꼼짝 말고 있어'라는 유라의 대사가 있는데, 실제로도 그랬다. 세트에서 오랫동안 지내면서 촬영장 외에 술도 마시고 대화도 많이 하면서 저희 팀이 그랬다. 물론 미성년자라 김수안을 일찍 잤다"라고 남다른 앙상블의 비결을 전했다.
김희원은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책임 연구원 '양 박사' 역을 맡았다. 그는 "시나리오를 볼 때 신선하고 독특했다. 꼭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일단 저로부터 시작된 일이라 그게 마음에 들었다"라고 작품에 합류한 이유를 전했다. 군사용 실험견을 만든 인물이며 동시에 이를 회피하며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는 데에만 관심을 두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 역시도 인간의 한 단편적인 모습으로 앙상블에 합류한다. 재난 상황 속에서 펼쳐지는 인간 군상들의 다양한 표정과 선택 등은 영화를 즐기는 가장 큰 즐거움이 된다.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개봉작은 당시보다 상영시간이 줄어든 96분. 더 짧고, 굵은 몰입감이 몰아친다. 김태곤 감독은 "관객들이 조금 더 긴박하고, 재난 액션 스릴러 속에서 생존하는 사람들에 대한 공감이나 스피드를 충족시켜 주고 싶었다. 호흡을 좀 더 짧게 장면을 전개했고, 감정이 과잉된 부분도 정리한 것이 러닝타임이 줄어든 이유 같다"라고 설명했다.
故 이선균은 김태곤 감독의 말처럼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안에서 그의 최선을 다한다. 초반 보여준 정치인의 얼굴과 후반 보여준 아빠의 사이다 모습까지 생전 남겨둔 유작 중 한편에서 볼거리를 더한다. '故 이선균 님을 기억합니다'라는 마지막 멘트까지 관객들의 가슴을 울린다. 이는 오는 12일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