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마케팅의 시작, 테마파크에 ‘캐릭터 챗봇’ 나온다
튜닙-다베로아트, 7월 김포 롯데몰에 열리는 ‘NEW:SPACE’에 6종 챗봇 구현
마케팅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녹아들고 있다. 마케팅 아이디어를 내거나 광고 카피 작성, 이미지 생성 AI 도구를 통한 소재 제작 등 다양한 시도가 마케팅 업계에서 이뤄지고 있다. 일례로 LG생활건강은 LG AI연구원이 개발한 멀티모달 AI ‘엑사원’으로 영감을 받아 제품 포장 이미지를 제작했고, 넥슨코리아는 기사에 나온 연예인 사진을 AI가 분석 후 유사한 아이템을 착장한 캐릭터를 구현, 연예인 맞춤형 캐릭터로 마케팅 성과를 냈다.
전문가들은 실제 마케팅에서 생성형 AI는 기존보다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맞춤형 챗봇, 캐릭터 챗봇 등으로 사용자와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어서다. 서울대 인공지능 신뢰성 연구센터(Center for Trustworthy AI) 소장으로 근무하는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소비자와의 상시적 소통을 위해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일방적인 홍보를 넘어 소비자와의 정서적 유대를 형성하기 위한 캐릭터 마케팅이 각광받고 있다”면서 “이 현상은 키덜트 문화와 팬덤 문화의 확산과 맞물려 있는데, 의미있는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려면 캐릭터의 외양뿐 아니라 서사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캐릭터 챗봇을 활용하면 기업은 언제 어디서든 소비자와 양방향 소통을 통해 기업의 가치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공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케팅 업계에선 실제 업무에 생성형 AI 활용을 독려하고 있다. 애드테크 기업인 애드저스트의 박선우 한국 지사장은 “생성형 AI가 마케팅 업무를 도와주고 있다”면서 “변화의 시대에서 이 변화에 대응하는 것보다 선제적으로 무엇인가 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생성형 AI 기반으로 마케팅 효과를 높이는 사례는 무엇이 있을까. 페르소나 챗봇을 공급하는 튜닙(대표 박규병)은 최근 AI 챗봇을 오프라인 테마파크에 도입, 새로운 마케팅 효과를 이끌고 있다.
튜닙은 최근 전시·미디어아트 기업 다베로아트(대표 최림, 김준홍)와 6종의 AI 챗봇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챗봇들은 오는 7월 김포 롯데몰 그랜드관에 개장해 1년간 전시 예정인 미디어 테마파크 NEW:SPACE에 도입된다.
이번 챗봇 도입은 테마파크에서 주력으로 삼는 우주 캐릭터들의 세계관과 성격을 반영해 개발됐다. 챗봇들은 방문객들과 음성으로 상호 소통하면서 몰입감을 높이고 흥미를 더할 예정이다. 또 튜닙의 디어메이트 앱에도 해당 캐릭터들을 탑재해 사용자 및 다른 AI 챗봇들과 DM, 포스트, 댓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며 테마파크를 홍보하게 된다.
이번 계약은 미디어아트와 AI 페르소나 챗봇이 결합돼 오프라인 상설 테마파크에 장기간 전시되는 첫 사례다. 챗GPT 등장 이후, 업무 보조와 생산성 향상 위주로 도입되고 있는 생성형AI 서비스가 오프라인 엔터테인먼트와 마케팅 및 홍보 영역으로도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준홍 다베로아트 대표는 “‘New Think, New Thing’라는 슬로건 아래 개관을 앞둔 테마파크 NEW:SPACE는 세계 최초 AI 캐릭터를 도입한 자체 전시로 다베로아트의 기술과 노하우를 집약한 미래형 융복합 놀이 공간”이라며 “이를 계기로 놀이와 문화 경험을 혁신하는 AI 기술과 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만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규병 튜닙 대표는 “미디어아트를 선도하는 기업 다베로아트와 협업하게 돼 기쁘다”며 “이번 계약은 생성형 AI가 마케팅, 홍보, 광고 소재 제작의 보조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을 넘어 페르소나 챗봇의 형태로 마케팅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시작으로 전시, 엔터테인먼트는 물론 기업과 지자체 캐릭터 챗봇 등 다양한 영역으로 B2B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