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꽃 구경 어디가 좋아? 다양한 꽃 즐길 수 있는 봄꽃 명소
색다른 봄꽃 따라 떠나는 서울의 봄 여행
겨울이 가고 봄이 찾아왔음을 알리는 봄꽃. 서울도 본격적으로 봄꽃이 피기 시작했다.
서울의 봄꽃은 개화시기가 조금씩 다른데, 가장 먼저 피는 매화(3월 20일 전후)를 시작으로 홍매화, 살구꽃이 1주일 간격으로 피어난 뒤 벚꽃(4월 3일 전후)이 피고 약 1주일 후에 겹벚꽃이 피어난다.
서울에서 봄꽃을 즐기려면 어디로 가면 좋을까. 서울관광재단이 서울에서 다양한 봄꽃을 즐길 수 있는 장소를 소개했다.
홍매화 명소 – 창덕궁과 봉은사
창덕궁에는 한발 앞서 봄을 알리는 매화가 궁궐의 단청, 기와와 어우러지며 색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홍매화는 매화나무에 피는 장미과의 갈잎나무로 분홍의 색을 띠는 것을 홍매화라 부른다. 다른 봄철 꽃들에 비해 다소 개화가 이른 편이며 봄을 알리는 꽃으로 알려져 있다.
창덕궁(昌德宮)은 조선 5대 궁궐 중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어 더욱 의미가 있다. 봄이 되면 궁궐 전각과 후원에 매화 뿐만 아니라 다양한 꽃들이 자태를 뽐내며 피어있어 더욱 둘러보기 좋은 장소가 된다. 후원은 제한 관람지역으로 반드시 예약 후 해설사의 인솔하에 입장해야 한다. 무려 400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성정각 자시문 앞 홍매화는 선조 때 명나라 사신이 보내온 성정매로 예전 추위로 인해 일부가 고사하여 수령에 비해 크기는 작은 편이다. 그러나 여러 겹의 홍매가 흐드러지게 피어난 모습은 기품있고 우아하다.
고층빌딩이 즐비한 삼성동에서 오랜 세월 자리를 지키고 있는 봉은사에도 홍매화가 봄을 알린다. 봉은사는 1200년의 유구한 역사와 조계종을 대표하는 선종 수사찰로 도시공원과 역사문화 공간의 의미가 있다. 일주문을 통과하면 포대화상 연못과 주차장 사이의 정원에서 첫 홍매화를 만날 수 있다. 대웅전 우측에는 백매화가 자리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이 찾는 홍매화는 대웅전 뒤편으로 오르면 만날 수 있다.
대웅전 뒤편의 영각에 자리한 홍매화는 나무가 크고 꽃을 많이 맺는 덕에 봄이면 여러 불자와 시민들로 북적인다. 홍매화 외에도 다양한 꽃이 봉은사 곳곳에 있다.
겹벚꽃 명소 – 보라매공원과 현충원
보라매공원에는 비행기 모형이 있는 에어파크와 겹겹이 피어나 풍성한 겹벚꽃이 어울려 색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보라매공원의 이름은 공군의 상징인 보라매에서 따왔다. 과거 공군 사관학교가 위치한 곳이었으나, 여의도공항의 김포와 성남 이전으로 1986년 정부와의 협정을 통해 지금의 시립 공원으로 조성했다. 과거 사관학교 부지였던 덕에 넓은 공간이 많아 운동하거나 산책하기에도 좋다. 특히 반려견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반려견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다. 일반 벚꽃과 달리 개화 시기가 늦고 흰색이 섞인 짙은 분홍색 꽃잎이 5장 이상 겹겹이 피어나는 특징을 가진 겹벚꽃을 볼 수 있는 곳이 흔치 않기 때문에 더욱 사랑받는 곳이다. 꽃을 가까이서 보게 되면 각각의 송이가 풍성하여 바람에도 쉬이 떨어지지 않아 오래 볼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에어파크 쪽 길은 현재 공사 중으로 아쉽게도 펜스 너머의 겹벚꽃을 보게 될 예정이다. 따라서 동문에서 좌측으로 들어가면 만날 수 있는 사과 과수원과 연못을 찾아 겹벚꽃나무와 사과나무꽃까지 함께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현충원에서는 충성 분수대 주변을 기점으로 일반 벚꽃뿐만 아니라 겹벚꽃, 수양 벚꽃 등 다양한 수형의 벚꽃을 볼 수 있다. 현충원은 대한민국의 국립묘지 겸 호국보훈 시설로 국가에 헌신한 명예를 인정받은 이들의 묘역이다.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고 입장료와 주차비가 무료인 덕에 의외로 계절마다 찾는 이가 많다. 현충문을 지나 학도 의용군 무명용사의 탑으로 이동하는 길에는 겹벚꽃과 수양벚꽃이 늘어서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현충천 쪽의 산책길을 따라 개나리, 자목련 등 다른 봄꽃들을 다양하게 볼 수 있는데, 50여 년 동안 산림지역에 일반인의 접근을 통제하고 철저한 보전 조치가 이루어져 도심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생태가 잘 보존되어 있다. 천연기념물 243호인 붉은배새매, 청딱다구리, 오색 딱다구리 등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곳이다.
하동매실거리의 매화와 덕수궁 석어당의 살구꽃
청계천에는 하동매실거리가 조성되어 있어 서울에서 매화를 즐기기 가장 좋은 장소로 손꼽힌다.
벚꽃과 매화는 언뜻 보아서는 서로 구분하기가 어렵지만 자세히 보면 상당히 다르다. 매실이 열리는 매화꽃은 가지에서 직접 피어나고 벚꽃은 따로 꽃자루가 있다. 개화 시기 또한 벚꽃에 비해 2주가량 먼저 피며, 특히 벚꽃에 비해 매화의 향이 좋아서 가까이 다가가면 여러모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보통 남도의 매화가 유명하지만 가까운 청계천에서도 매화를 만날 수 있다. 2006년 경남 하동과 함께 350주의 나무를 심고 하동매실거리라는 이름으로 조성한 청계천 매화거리는 지하철 2호선 용답역 쪽에서 신답역 사이의 길에서 만날 수 있다. 중간에 담양 대나무거리도 있어 마치 서울이 아닌 남도의 어딘가를 걷고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덕수궁 석어당에는 수령이 400년이 넘어 2층 건물 높이만큼 큰 살구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살구꽃은 오래전부터 우리 조상들이 마당에 심어 꽃과 열매를 즐긴 전통 정원수로, 벚나무와 같은 속이라 꽃의 생김새가 비슷하나 꽃받침이 뒤로 젖혀져 있어 왕관 모양을 하고 있다. 매화가 질 무렵 살구꽃이 피어나 개화 시기로도 구분할 수 있다.
덕수궁 석어당은 궁궐에서 보기 드문 2층 목조건물로, 살구꽃과 함께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공간이다. 건물의 높이만큼 큰 살구나무가 꽃을 피우면 상당히 탐스럽고 주변의 건물과 잘 어울리기 때문에 봄의 덕수궁에 간다면 꼭 들러야 할 아름다운 장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