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령자 디지털 헬스케어 활용 실태 “노쇠 여부 따라 달라”
국내 65세 이상 노인의 디지털 헬스케어 활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노쇠 여부에 따라 기술 사용 목적이나 활용 정도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광일·가정의학과 이혜진 교수 연구팀은 국내 고령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고령자의 노쇠 여부에 따른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의 사용 현황, 이용 목적, 만족도 등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22년 국내 65세 이상 79세 미만의 노인 505명을 선발하여 태블릿 PC를 이용한 대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디지털 건강 기술 활용 현황, 목적, 활용과 관련된 요인 및 노쇠 정도에 따른 기술 활용 차이를 확인하는 포괄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는 고령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건강관리 서비스 제공 앱, 신체정보 수집·분석 앱, 운동량 측정 앱 등 다양한 앱의 아이콘 그림이 그려져 있는 보기 카드를 활용했으며, 노쇠의 정도는 한국형 노쇠설문도구(K-FRAIL)를 이용해 총 505명의 고령자 중 153명(30.3%)은 노쇠 또는 노쇠 전 단계, 352명(69.7%)은 건강으로 분류했다.
연구팀이 노쇠 정도에 따른 ▲인터넷 사용 ▲앱 사용 ▲건강 관련 앱 사용 ▲웨어러블 기기 사용 등에 관한 실태를 분석한 결과, 전체 응답자 505명 모두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그 중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은 433명(85.7%)이었다. 인터넷의 주된 사용 목적은 정보습득과 소통이며 검색, 뉴스, 메신저 서비스를 많이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쇠 전 단계와 노쇠 단계의 경우, 건강한 사람에 비해 소셜미디어 사용이 활발한 특징을 보였다.
앱을 사용하는 비중은 높았으나 스스로 활용하는 데는 미숙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응답자 중 440명(87.1%)이 앱을 사용하고 있으나, 스스로 설치하거나 삭제할 수 없다고 319명(63.2%)이 답했다. 이들은 주로 배우자 및 동거인, 자녀가 앱의 설치를 도와주고 앱 사용을 추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 관련 앱 사용자는 290명(57.4%)이었으며 주된 사용 목적은 운동량 측정(90.7%)이었다. 그리고 노쇠 전 단계 혹은 노쇠한 경우, 건강한 사람에 비해 건강정보를 얻거나(49.3% vs. 29.5%) 약물 지도(6.9% vs. 1.4%)를 위해 건강 관련 앱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비중은 높지만, 웨어러블 기기는 단 36명(7.1%)만이 사용하고 있었다. 이 중 건강한 고령자의 경우 자가관리를 위해 사용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70.8%), 노쇠한 노인은 병원 방문 결정을 위해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한다는 응답이 많았다(33.3%).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한국의학회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게재됐다.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혜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최초로 고령자에서 노쇠 여부에 따라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이용 현황 및 목적을 포괄적으로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광일 교수는 “고령자를 위한 디지털 기술개발이 활발하다. 향후 고령자를 위한 기술을 개발할 때, 노쇠 여부에 따른 사용자의 구체적인 요구를 반영하여 만족도 높은 기술을 개발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