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I 연구 대가, 이성환 고려대 특훈교수
AI 활용 연구와 함께 기초연구 강화 강조

이성환 고려대 특훈교수. /구아현 기자

2024년 인공지능(AI)이 간판스타가 됐다. 다수 기업과 기관에선 신년사로 AI 활용을 내세웠다. 신년 목표로 AI 탐구를 정한 이들이 많아졌고, 정부에서도 국민이 AI 기술을 체감할 수 있도록 ‘AI 일상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생성형 기술 발전으로 AI가 대중에게 소개되면서 본격적인 AI 시대가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AI는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된다. 다양한 산업에 접목될 수 있고 연구 영역도 넓다. 지금 인기인 생성형 기술 외에 또 어떤 기술이 등장할지 알 수 없다. 그만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모든 산업과 마찬가지로 기회는 위기를 동반한다. 

당면한 큰 위기는 기술 종속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거대 기업들의 승자독식에서 국산 기술은 바람 앞에 놓인 등불이 되고 있다. 물론 대기업과 스타트업 등의 기업들과 대학에서 다양한 연구가 나오고 초거대 AI와 같은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기술력을 가진 것은 맞지만, 오픈AI가 새로운 기술을 내면 사라질 위기에 놓인 곳도, 해외 기술을 따라가기 바쁜 기업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규모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해외 기업이 100조를 투자할 때 한국 기업은 1조를 투자해도 무리라는 얘기를 듣는다. AI 기술 패권에서 한국이 겪는 어려움이다.

이에 신년을 맞아 한국 AI가 나아갈 방향을 조명하기 위해 ‘AI 연구 대가’라 꼽히는 이성환 고려대 특훈교수와의 신년 대담을 4일 고려대 서울캠퍼스에서 진행했다. 

이 교수는 총 242편의 SCI(E) 국제 저널 논문과 총 380편의 국제 학술대회 논문을 발표한 연구 대가다. 188건의 국내외 특허를 등록 및 출원했고, 10편 이상의 전문서적을 발간했다. 또 2017부터 2년간 한국인공지능학회 초대 회장을 역임하며 국내 AI 연구 협업을 주도해왔다. 대내외 수상 이력도 많다. 1996년 한국정보과학회 학술상, 2009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2010년 IEEE 펠로우, 2011년 IEEE 기계 학습 및 사이버네틱스 국제학술대회 최우수 논문상, 교육과학기술부 이달의과학기술자상, 2013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 2013년 한국정보과학회 가헌학술상, 2015·2016·2019년 마이크로소프트 우수 연구상, 2020년 세계언론협회 Korea Awards 과학공로대상, 2022년 수당상을 수상했다. 학내에서는 석탑연구상(8회)을 수상했다.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연구 이력도 있다.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선보였던 AI 컬링 로봇이다. 2016년 알파고가 사람과 바둑 대결을 했다면 2018년에는 사람과 대등하게 시합할 수 있는 AI 로봇을 만들어냈다. 미국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는 바둑을 두는 뇌 역할을 했다면, 이 교수 연구팀이 만든 AI 컬링 로봇은 뇌 역할과 스톤을 투구하는 행동까지 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이 연구는 세계 최고 권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에 게재됐고,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 1면에 실리는 등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 교수는 인터뷰에서 정부와 기업, 연구자, 사용자 모두의 노력이 있어야 한국이 AI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노력은 크게 ‘기본’으로 모아졌다. 

챗GPT 이후 AI 상용화와 기업 이윤에 초점이 맞춰지는 상태에서 AI 적용뿐 아니라 기술 발전의 기본인 기초연구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래야 챗GPT의 근간이 된 신경망인 트랜스포머 모델 같은 혁신적인 AI 아키텍처를 국내에서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AI 기업엔 현재 잘하고 있지만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어 맞춤형 기술 개발 등을 이뤄냈지만, 해외 기업에서 다국어 시스템을 개발해 한국어에서도 높은 수준의 기술을 자랑하는 만큼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AI는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환경에 적응 시 매우 조심스런 자세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연구자에겐 AI를 이용해 세상에 풀리지 않은 문제에 도전하는 자세와 혁신적인 사고 등 기본적인 연구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사용자에겐 AI를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해 보조 도구로 활용하되,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며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AI는 아직 태동하는 단계로 그 잠재력과 가치는 매우 높다”며 “한국의 AI 연구 역량 역시 매우 높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AI 역량을 갈고 닦아 세계적인 AI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역량 있는 기업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성환 고려대 특훈교수가 김동원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구아현 기자

- 지난해 AI가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중요한 이슈는 무엇일까.

“최근 오픈AI의 GPT-4, 구글의 제미나이(Gemini), 메타의 람다2과 같이 다양한 생성형 AI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대형언어모델(LLM)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제는 영상도 이해하고 설명해주는 멀티모달로의 확장까지 빠르게 발전 중이다. 앞으로는 소리와 촉각과 같은 더 많은 입력을 이용하는 모델로 발전하리라 생각한다. 또한, 오픈AI의 음성인식 기술 위스퍼(Whisper)와 메타의 음성 번역 기술 심리스M4T(SeamlessM4T)는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기술이다. 곧 세계인들이 실시간으로 언어와 무관하게 대화하는 세상이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에서도 SKT와 삼성전자에서 실시간 번역 통화를 상용화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이러한 기술이 현재 일상에 접목되고 있는 점은 중요하다. 의료와 화학, 생명 분야에 AI 진단 서비스, 신물질 생성, 유전자 분석 등 다양한 기술이 이용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SKT의 반려동물 X-ray AI 진단 보조 기술 ‘엑스칼리버’와 같은 실용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AI 기술에 관심이 있다.”

- AI 연구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을 것 같다. 과거에 비해 최근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생성형 AI의 등장이다. 현재의 생성형 AI는 인간과 유사한 수준의 우수한 성능을 보여주지만 때로는 예상치 못한 대답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AI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생성형 AI의 범용적이고 다재다능한 능력을 기반으로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과거에는 딥러닝, 강화학습의 발전에 중점을 두었고, 정확도와 전문가 수준의 성능 향상에 주력했다.”

- 생성형 AI 등장으로 AI도 실수한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알게 됐다. AI가 완벽하지 않다는 사례가 또 있을까.

“AI는 생성형 기술 외에도 정말 다양한 분야가 있다. 각 분야에서 AI는 완벽하지 않다. 재밌는 사례가 있다. 2018년 평창올림픽 당시 AI 컬링 로봇을 만들어 많은 언론사 앞에서 경기 시연을 한 바 있다. 당시 아마추어 우승팀과 경기를 펼쳤다. 사실 시연 경기전 리허설에서는 우리가 개발한 AI 컬링 로봇이 대등한 수준을 넘어 압도적인 실력을 발휘했다. 그런데 시연에서는 전반부는 대등하게 경기를 운영하다가 후반부에서 다소 아쉬운 실수를 연발하면서 패했다. 여기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당시 컬링 국가대표팀인 팀킴의 활약이 눈부시면서 많은 분이 우리 경기에도 찾아오셨다. 그러다 보니 온도, 습도 등의 환경이 평소와 달라졌다. 빙판 질이 시시각각 변하게 됐다. 로봇은 학습한 대로 움직이다 보니 사람과 달리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패배 요인이었다. 이처럼 AI는 완벽하지 않다.”

- 2018년과 지금 기술 수준이 달라졌다. 지금은 이길 수 있을까.

“그때와는 확연히 다른 시합을 할 것이다. 우리는 AI 컬링 로봇이 변화되는 환경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았고 그 결과 ‘적응형 심층 강화학습’ 기술을 개발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AI가 완벽한 것은 아니다. 세상이 변수는 너무나 많은데, AI는 훈련하지 못한 상황이나 환경에 대해서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실제 환경에서 AI를 적용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AI도 완벽하지 않고, 예상치 못한 실수를 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 연구팀은 이러한 AI 한계를 보완하고 다양한 산업과 여러 분야에 도움을 드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생성형 AI 만능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사용자에게 필요한 자세가 있다면.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해 보조 도구로 활용하되, 인간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생성형 AI는 여전히 거짓을 대답하며,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 인간 스스로가 생각하고 창의적인 사고 능력을 잃어서는 안 된다.”

이성환 교수는 “AI 보조 도구로 활용하되, 스스로 생각하는 힘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아현 기자

- AI 컬링 로봇 연구는 해외에서도 크게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안다. 해당 연구 성과는 무엇일까.

“불확실성이 큰 실제 환경에 AI를 접목시켰다는 것이다. 기존 기계학습 기반 학습 방법은 안정적 가상환경 또는 실험실 수준의 문제를 풀고 검증하는 단계였다. 우리 연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불확실성이 높은 실제 얼음 환경에 도전해 숙련된 인간 수준의 로봇 AI 핵심 원천 기술을 개발하고, 실제 환경에서 인간 수준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대응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또한, 실제 국가대표급 선수들과의 대등한 경기력을 보이며, 인간과 로봇 간의 협력할 수 있는 것을 보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매우 컸다고 생각한다.”

- 지금도 연구를 하고 있나.

“그렇다. 최근에는 디지털 AI 교과서 개발을 위한 LLM 연구를 하고 있다. 또 인간의 뇌신호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Brain-Computer Interface(BCI) 기술, 소량의 데이터로 학습이 가능한 음성 합성(Speech Synthesis) 기술, 그리고 설명가능한 인공지능(XAI) 연구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분야의 연구의 유기적인 융합을 통해 새로운 도전적 연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우리 연구실이 확보하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BCI 기술과 음성 합성 기술의 융합을 통해, 사람이 상상한 문장을 음성으로 출력하는 Brain-to-Speech(BTS) 기술을 개발 중이다. BTS는 생각만으로 제어할 수 있는 궁극적 인터페이스로, 세계적으로는 이제 막 BTS 기술 개발이 시작되고 있으며 고려대가 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앞서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텍스트를 음성으로 바꿔주는 음성 합성 기술에서도 최근 단 3초의 음성만으로 원하는 목소리와 말투로 음성 합성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으며, 음성에서 음성으로 실시간 번역이 가능한 Speech-to-Speech Translation 기술 연구도 진행 중이다.”

- 올해 연구 계획은.

“우리 연구실은 크게 4~5개 연구 그룹이 있다. 이 연구실 그룹의 연구 통합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먼저, LLM을 기반한 뇌신호 디코딩 기술을 통해 원하는 언어의 음성으로 생성하고 대화가 가능한 대규모 언어 모델 기반의 Brain-to-Speech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2D와 3D 아바타 생성 기술을 통해 생성된 음성을 발화하는 자연스러운 얼굴 생성 연구와 통합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다양한 새로운 분야에도 도전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와 같은 AI 기반의 자동화 관리 시스템 등 산업 AI 분야의 연구를 진행 중이며, 인류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신물질 생성과 같은 화학 AI 연구도 계속해서 진행할 예정이다.”

- 후배 연구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AI 연구가 있을까.

“AI를 이용해 세상에 풀리지 않은 문제에 도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대부분의 AI 기술 연구는 특정 벤치마크에서 성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들은 다양한 변수와 불확실성을 가진 실제 산업에서의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장벽이 많다. 실제 산업에 적용해보며 아직 풀리지 않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데 AI 기술이 도입돼 실용적이며 생산성을 높여 산업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연구했으면 좋겠다.”

- AI 연구자들이 연구를 잘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혁신적인 사고력이다. AI 연구를 위해서는 탄탄한 학문적 기초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마음가짐이 필수다. 그래야 빠르게 발전하는 AI 분야 연구를 이해하고 넘어설 수 있다.”

- 최근 상황을 보면 국내 기업과 대학에서 글로벌 AI 학회에 많은 논문을 내고 있다. 더 노력했으면 하는 부분이 있을까.

“한국 기업과 대학은 모두 높은 수준 기술 개발을 위해 큰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기업에서는 네이버, LG AI연구원 등이 올해에도 다수의 논문을 뉴립스와 같은 우수 학술대회에 발표하며 AI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대학에서도 정부 지원으로 인공지능대학원 설립 이후 글로벌 AI 학회에 논문을 꾸준히 발표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계속해서 우리나라의 AI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정부의 지원과 대학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과 대학은 산학협력 연구를 통해 우수한 연구자들에게 실제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이해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고려대에서는 삼성전자, 네이버, 넷마블, NC,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양한 산업체와 산학협력 연구를 통해 학생들에게도 실무 경험을 배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 현재 관심이 큰 생성형 AI를 이끈 배경에는 트랜스포머 신경망이 있다. 한국에서도 AI 시장 전체를 뒤흔들 연구가 나오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트랜스포머 모델 같은 혁신적인 AI 아키텍처에 대한 연구와 개발에도 투자가 필요하다. 트랜스포머는 자연어 처리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왔고, 이와 유사한 혁신적인 모델이 한국에서도 탄생할 수 있도록 연구 환경과 자원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한국은 챗GPT의 등장으로 상용화와 기업 이윤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지만, 기초 AI 기술 개발 지원도 필요하다. 정부 차원에서 지속적인 기초연구 지원과 이를 실제 산업에 적용하는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정부 주도하에 한국어 거대 언어 모델 평가 리더보드 ‘Open Ko-LLM’ 운영도 좋은 시도로 생각하며, 국가 차원의 공공데이터 수집 또한 지속해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또한, 지속적인 연구 환경 구축을 위해 대학과 출연연에 대한 연구비 예산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다방면의 지원과 노력을 통해 한국도 세계 AI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연구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성환 교수는 “기초 AI 기술 개발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아현 기자

- 인력 양성도 큰 과제다. 대학에서 노력해야 할 점은.

“미래 AI 핵심 인재 양성과 AI 연구개발을 위해 각 대학은 교육기관의 틀에 머무르지 않아야 한다.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연구 시너지를 창출하는 등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한국이 AI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기업들도 다양한 산학협력을 통해, 미래 AI 인재들이 실제 산업 현장의 실용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실무 경험을 제공하고 학생들은 연구와 함께 실용적인 관점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본인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 사실 지방대에서는 AI 인재 양성에 노력하고 있지만, 인공지능대학원보다 지원이 적어 힘들다는 얘기도 있다.

“정부 및 산업체에서 지방대학의 더 많은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방대학의 연구 인프라를 강화하고, 우수한 교수진을 유치해야 AI 인재 양성의 선순환이 가능해진다. 각 지역의 지자체는 다양한 산학연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제공해 대학과의 협동 연구 활성화가 중요하다.”

- 과기정통부는 올해부터 AI 일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AI 일상화가 되는 사회, 우리 국민들은 무엇을 준비하면 좋을까.

“이미 많은 AI 기술이 일상 속에서 동작하고 있다.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AI 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AI가 제공하는 정보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며 비판적인 사고를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AI를 활용해 모두가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세상에서 자신의 전문성과 융합해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 AI 일상화를 통해 생활이 편리해지겠지만, 더 빠른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 AI 관련해 많은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그런데 아직 적자인 기업이 많다. 올해 시장은 어떻게 전망하나.

“경기 침체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많은 기업에서 AI 부서를 개편하고 투자를 축소하고 채용도 줄이고 있다. 오픈AI에서 새로운 기술을 공개할 때마다, 수십 개의 스타트업이 문을 닫는다는 말도 나온다. 최근 국내 기업은 한국어 맞춤형 기술 개발을 통해 기술들을 선전했지만, 해외 기업에서도 다국어 시스템을 개발해 한국어에서도 높은 수준의 기술을 보이기 때문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업들은 오픈소스를 잘 활용해 개발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다양한 AI 기술이 개발돼 있어, 이를 상품화하여 서비스할 플랫폼을 확보하는 기업이 전망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 예시로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자동차, 이동형 로봇 시장과 최근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과 함께 온디바이스 AI를 활용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 어려운 여건에서 정부가 노력해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

“앞으로도 계속 정부 차원의 대형 인재 양성 지원 사업과 장기적인 도전적인 연구과제에 대한 투자를 해주길 바란다. 최근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입지가 약해지고 있다고 한다. 유능한 AI 인재들의 해외 유출과 기업을 선호하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AI 인재들의 연구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연구 활성화와 연구원들에 대한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 

- 올해 전망하는 AI 트렌드가 있다면.

“올해에도 생성형 AI가 AI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텍스트, 영상뿐만 아니라, 소리와 감각, 생체신호를 입력으로 받는 멀티모달 생성형 AI의 등장이 기대된다. 언어의 장벽을 부수는 실시간 번역 시스템, AI 반도체 성장과 함께 온디바이스 AI 기술과 자율주행 자동차·로봇 분야에서 고도화된 제품의 출시 역시 기대된다. 인류의 발전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의료 AI, 화학 AI도 발전할 것으로 전망한다.”

- 올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바야흐로 앞으로는 AI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AI는 아직 태동하는 단계로 그 잠재력과 가치는 매우 높으며, 한국의 AI 연구 역량 또한 매우 높다. 이러한 AI 기술은 수많은 산업에 응용될 수 있고 이는 매우 큰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다. 파급 효과 역시 클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AI 역량을 보다 갈고 닦아 세계적인 AI 원천 기술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역량있는 AI 기업들이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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