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8년 만에 재회한 강하늘X정소민, '30일'에서 펼칠 진한 코믹 로맨스
영화 같은 사랑을 하다 결혼에 골인했지만,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됐다. 부부의 연을 끊으려는 순간 사고를 당해 '동반기억상실'에 걸린 두 남녀의 이야기가 강하늘, 정소민의 코믹 케미로 탄생했다.
18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30일' 언론시사회가 열려 남대중 감독을 비롯해 배우 강하늘, 정소민, 조민수, 김선영, 윤경호, 송해나, 엄지윤, 황세인이 참석했다.
'30일'은 서로의 찌질함과 똘기를 견디다 못해 마침내 완벽하게 남남이 되기 직전, 동반기억살싱증에 걸려버린 '정열'과 '나라'의 코미디를 담은 영화. 남대중 감독은 "후반 작업을 하면서 영화를 500번은 본 것 같은데, 작업하는 동안은 마냥 즐길 수는 없었다. 이렇게 극장에서 관객의 입장으로 영화를 보게 되니 좀 즐겁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시사회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특히 시나리오를 직접 쓴 감독은 코미디에 진심을 담았다고 말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쓰면서 이 작품은 특정 배우가 개인기로 웃긴다던가 하는 부분은 지양하려고 했다. 아무래도 소재가 동반 기억상실이라는 소재이니만큼 상황 안에서 벌어지는 코미디를 구성하려고 했다"며 "한 분 한 분 캐릭터성을 잘 살리는 범위 안에서 한데 어우러져서 그런 코미디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배우들 모두 각자의 코미디를 완성시켜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덧붙였다.
강하늘과 정소민은 각각 지성과 외모를 타고난 변호사 '노정열' 역, 은은한 광기를 가진 영화 PD '홍나라' 역을 연기한다. 두 사람은 뜨거운 사랑으로 고난과 역경을 거쳐 결혼에 골인하지만, 사사건건 부딪히며 이혼을 결심한다. 결국 협의 이혼 숙려 기간 30일에 돌입한 두 사람은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하고, 동반 기억상실증에 걸리면서 향방을 알 수 없는 로맨스를 펼친다.
극 중 두 사람은 동시에 기억상실증에 걸린 설정을 연기해야 했다. 사랑과 증오를 거쳐 이 모든 기억을 잃은 캐릭터를 연기한 바, 감정선의 혼란은 없었는지 궁금했다. 이에 대해 강하늘은 "감정이 대본에 정확하게 나와 있어서 저는 대본을 보고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했다. 제가 기억을 잃어본 적이 없지만, 영화 시작부터 나라와는 익숙한 관계로 나오다 보니까 이 둘의 처음은 어땠을까 하는 마음으로 연기를 했다. 사고 후 모습에서는 정말로 나라에게 반했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회상했다.
정소민은 정열과의 관계성보다 나라의 톤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는 "기억을 잃은 것도 정도가 있지 않나. 어느 정도 톤으로 가야 적합할지 고민을 하다가 대본에서 힌트를 찾았다. 기억을 잃은 후 나오는 나라의 대사 속에 인물의 색깔이 그대로 있더라. 그런 점에서 답을 얻으면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영화 '스물' 이후 8년여 만에 재회한 두 사람은 편안한 케미를 펼칠 수 있었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강하늘은 "소민 씨와는 8년 전에 '스물'에서 만났다. 덕분에 이번 영화에서는 친해지고 이런 과정이 다 생략될 수 있었다. 정말 편안한 상태로 촬영에 임할 수 있었고, 첫 촬영 때부터 서로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찍을 수 있었다. 신을 대할 때도 더 편해지고, 유연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정소민 역시 "그때는 그때여서 좋았던 게 있고, 이번엔 지금이라서 좋았던 부분이 있었다. 예전엔 서로 경험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풋풋하게 연기했던 게 있는데 이번에는 여유가 생긴 상태여서 개인적으로 좋았다"고 화답했다.
여기에 조민수와 김선영이 나라의 엄마 '보배', 정열의 엄마 '숙정'으로 분해 극과 극 엄마를 표현했다. 두 배우는 자녀 역의 배우와의 호흡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현장 자체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조민수는 "제가 연기를 한지 좀 됐지만, 이렇게 행복했던 현장이 없다. 신께 기도하는 게 '좋은 인연 안에서 연기하고 싶다. 좋은 사람 만나면서 살고 싶다'는 거였다. 그런데 이번 작품이 제게 그랬다"며 "하늘이를 보면서 현장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시 느꼈다. 사람이 많다 보니 부딪히는 부분도 있기 마련인데 하늘이는 매일 아침 똑같이 밝은 표정으로 나온다. 이 현장에서 만큼은 자기 소리를 좀 죽이고 같이 가자하는 게 있어서 저에게도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칭찬했다.
김선영은 "시나리오를 봤을 때도 정말 웃겼는데 실제 촬영하니 훨씬 더 재밌었다. 속도감이 빠른 스토리에 연기가 더해지니까 정말 빵빵빵 터지면서 촬영할 수 있었다. 제 연기가 재밌었는지는 모르겠고, 다른 분들 연기가 정말 재밌다"고 겸손해 했다.
송해나와 엄지윤, 황세인은 '30일'을 통해 스크린 데뷔에 나섰다. 송해나는 "처음에 출연 제안이 와서 '저에게 주시는 거 맞아요?'라고 할 정도였다. 제가 엄청 재밌는 사람은 아니지만 영화에 함께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밝은 현장에 묻어갈 수 있었다. 행복했다"고, 엄지윤은 "저도 가끔 대본을 쓰는데 연기하면 쓸 때는 웃긴 게 연기하면 재미가 없는 부분도 있다. 이번 작품은 대본을 쓴 게 다 재밌게 표현된 것 같다. 탱탱볼 같은 영화라 생각했고 만들어진 걸 보니 더 재밌었다"고 만족했다.
황세인은 "촬영하면서 힘든 점이 전혀 없었다. 분위기도 정말 좋았고, 모든 선배님들께도 감사함을 느끼고 배움을 받았다. 원래는 '내가 이렇게 준비해서 보여줘야지'하는 것만 준비해 갔는데, 이번 현장에서는 서로 들으려고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이기적이었던 건 아닐까'하는 자문을 하곤했다"고 선배 배우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남대중 감독은 작품을 통해 "현실에 가까운 코미디를 해보려고 했다"며 공감할 수 있는 로코를 예고했다. 이처럼 남대중 감독이 펼친 현실적인 로맨스 연출과 배우들의 빈틈없는 연기 시너지를 느낄 수 있는 영화 '30일'은 오는 10월 3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