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태극기를 달고'…하정우X임시완X김상호의 울림 '1947 보스톤'
빼앗겼던 나라가 다시 생겼다. 손기정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 금메달을 땄다. 하지만, 1947년 보스톤 마라톤 대회에서 서윤복은 대한민국을 달고 뛰었다. 빼앗긴 나라를 되찾은 국민들의 마음을 두 명의 마라토너를 통해 상징적으로 '1947 보스톤'에 담았다. '1947 보스톤'이 전할 울림이다.
31일 영화 '1947 보스톤' 제작보고회가 진행돼 하정우, 임시완, 김상호를 비롯해 강제규 감독이 참석했다. '1947 보스톤'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감동 실화.
하정우는 1947년 보스턴의 기적을 이끄는 마라톤의 전설 손기정 선수 역을 맡았다. 하정우는 현장에서 강제규 감독과 스태프들에게 "손기정 선생님과 닮았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손기정에 대해 직접 소개한 하정우는 "일장기를 가렸다는 이유만으로 탄압과 핍박을 받으시며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내셨다. 그러면서 서윤복 선수라는 사람을 만나서 재기하게 됐다"라며 행동과 대사 하나하나에 모두 조심스럽게 임했음을 전했다.
임시완은 제2의 손기정을 꿈꾸는 불굴의 마라토너 서윤복 역을 맡았다. 임시완은 "서윤복은 어릴 때부터 손기정을 선망의 대상으로 생각한 인물"이라며 "가정 형편 때문에 쉽사리 마라토너가 되는 것에 도전하지 못하고 있다가, 손기정 선수를 통해 보스톤 대회까지 출전하게 됐다. 최초로 대한민국 태극마크를 달고 보스톤 마라톤 대회까지 참가하게 된 대단한 마라토너"라고 소개했다. 그런 마라토너를 연기하기 위해 임시완은 촬영 2달 전부터 마라톤 훈련을 시작했고, 체지방을 6%까지 감량했다. 임시완은 "이 작품을 하는 동안은 국가를 대표해 하고 있다는 생각을 잊지 말자고 했다"라고 남다른 마음가짐으로 촬영에 임했음을 밝혔다.
김상호는 보스턴 현지에서 국가대표팀을 돕는 재정보증인 백남현 역을 맡았다. 그는 "그 당시 우리나라가 정상적인 국가가 아니라서 보스톤에 와서 돌아가지 않고 불법체류 할 수 있기에 이 대회에 출전하려면 일정한 돈을 내야 한다. 이런 이유로 보증을 해준 인물"이라고 백남현을 소개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좋았던 부분이 제가 맡은 역할의 대사에 있었다. 우리가 대회 나가기 전에 난관에 부딪혔는데, 그때 선수들과 제가 하는 대사가 있다. 그게 와닿았다. 나라가 없다가, 나라가 생긴 일상의 사람들의 마음가짐을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작품에 담긴 울림을 예고했다.
'1947 보스톤'의 연출은 강제규 감독이 맡았다. 영화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등의 작품을 통해 관객의 큰 사랑을 받은 감독이다. 그는 오랜 기다림 끝에 개봉을 확정 짓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 시나리오를 연출하며 느낀 감정이 있다. 그 시대와 지금 살고있는 이 시대를 비교해 볼 수밖에 없다. 바로 그 시대에는 정말 광복 이후 혼란스럽고, 불안하고, 굉장히 빈곤했다. 선수들이 훈련하는 과정에서도 배고픔이 가장 큰 적이었다. 마라톤 훈련을 과학적으로 받을 수도, 후원을 받을 수도 없었다. 그 당시 독립 정부가 세워지기 전 혼란한 시기였다. 그런 상황에서 세계대회 나가 원대한 꿈을 펼쳐보자는 세 마라토너의 도전, 열정, 희생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분들의 시대 정신이 현재의 국민들, 관객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를 밝혔다.
한편, '1947 보스톤'은 오는 9월 27일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