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김소혜, 독한 구석이 있다"…'순정 복서'로 낙점한 이유
"이미지는 귀엽게 보이지만, 되게 독한 구석이 있는 사람이다." 최상열 감독의 확신이 시청자의 마음도 사로잡을 수 있을까. 김소혜가 '순정 복서'로 돌아온다.
21일 서울 구로구 더 세인트에서는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순정복서'(극본 김민주, 연출 최상열·홍은미)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최상열 감독과 배우 이상엽, 김소혜, 박지환, 김형묵, 김진우, 하승리, 채원빈이 참석했다.
'순정 복서'는 사라진 천재 복서 이권숙과 냉혈한 에이전트 김태영의 인생을 건 승부조작 탈출기를 그린다. 최상열 감독은 "여러 편의 대본을 받았는데, 그중 '순정 복서'가 제일 기억에 남았다"라며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힌 뒤 "이 작품을 처음 설명할 때 '순정 스포츠 만화'같은 드라마라고 설명을 했다. 본격적인 열혈 스포츠물이나, 찐한 로맨스가 있다거나, 냉혹한 승부조작의 세계를 다룬 누아르를 생각했다면 뒤통수를 맞는 경험을 할 것 같다"라고 소개했다.
이번 작품에 매력을 느낀 이유를 묻자 "처음 대본을 읽으면 연기가 중요하겠다거나, 영상이 중요하겠다는 지점들이 보이는데, 이 작품을 읽은 뒤 연출자로서 내가 뭔가를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제가 해왔던 작품들과 잘 맞아 보였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배우들과 여러 파트의 감독님이 제 이야기를 잘 반영해 주셨다. 정말 제 취향이 많이 반영된 작품이 됐는데, 잘 되면 모두의 공이지만, 너무 제 취향대로 만들었기 때문에 잘 안되더라도 제 탓"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복싱을 소재로 한 여러 작품이 있었다. 이번 '순정 복서'를 통해서도 복싱 소재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최상열 감독은 "극 중 대사로도 나오는데, 권숙이 '복싱은 인생과 닮았다'라며 본인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런 인생과도 닮은 지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 같다. 전 편에 걸쳐 복싱과 인생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올 것 같다"라고 답했다.
극 중 김소혜는 '사라진 천재 복서' 이권숙을 맡는다. 어린 나이에 전 세계 권투 신을 놀라게 한 천재 복서지만, 정작 권투를 끔찍하게 싫어하며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을 꿈꾼다.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나서게 된 김소혜는 "연기를 좋아하고 잘 하고 싶은 사람으로서 어떻게 하면 부족함을 채울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시기에 '순정 복서'를 읽게 되었다"라며 "이 작품의 메시지가 불행 앞에 던져진 사람의 의지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런 권숙의 선택과 성장하는 모습이 저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감명을 받아서 꼭 하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복서 역할로 김소혜를 캐스팅한 이유를 묻자, 최상열 감독은 김소혜가 독한 부분이 있다며 "처음 만났을 때 자신이 다른 것은 몰라도 엄청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 어떤 누구보다 열심히 할 수 있다고, 그것만은 보장할 수 있다고 한 마디를 남기고 갔다. 그게 굉장히 강렬하게 저한테 남아있다. 그리고 실제로 작품이 끝날 때까지 본인이 한 말을 실천했다"라고 칭찬했다.
이어 캐릭터의 이미지와 관련해 "권숙이는 복싱보다는 연애를 하고 싶어 하는, 평범한 삶을 살고자 하는 인물이다. 우리가 가진 선입견에 가까운 이미지보다는, 좀 더 실생활에서 아기자기한 연애를 꿈꾸는 20대 초반의 평범한 모습을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마음은 독한, 승부근성이 있어서 완성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복싱 선수 역할로 나서는 만큼, 많은 도전을 해야만 했다. 준비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묻자 김소혜는 "주어진 시간 안에 최대한 열심히 해내고 싶은데 천재 복서가 될 정도의 훈련을 할 시간은 많이 부족했다. 그래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 같다. 스스로 채찍질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이번에 벽이 굉장히 높아서 한계에 많이 부딪혔다"라고 돌아봤다.
이에 최상열 감독은 "실제로 연습 시간이 길지 못했는데, 저희가 촬영을 다 마치고 시합 장면에 대한 해설 더빙을 따로 했는데,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김광선 해설님이 보더니 '정말 잘한다'라며 '폼이 딱 잡혀있다'라고 칭찬을 해주셨다. 본인이 생각하기에는 부족하겠지만, 다른 사람이 볼 때는 짧은 시간에 많은 성취를 이루었다고 자부해도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여기에 더해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딸 권숙을 괴물로 키워낸 비정한 아버지 '이철용'을 맡은 김형묵은 "촬영 도중 합이 안 맞아서 (김소혜가) 제 주먹을 정통으로 맞은 일이 있었다. 그때 기절을 할 수도 있고, 119를 불러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데, 그걸 버텼다. 또 엑스레이 촬영을 한 적이 있는데 무릎뼈도 돌아갔다. 이 친구가 정말 진짜라는 생각이 들면서 제가 오히려 많이 배웠다"라고 감탄했다. 이에 김소혜는 "지금은 다 좋아졌다"라며 "아프거나 이런 것은 전혀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김소혜 외에도 재능 있는 선수를 끌어들여 단기간에 단물을 빼먹고 은퇴시키는 '프로 은퇴꾼', 혹은 '장의사'라 불리는 냉혈한 에이전트 '김태영' 역의 이상엽, 거대 불법 토토 사이트를 운영하는 '남 회장'의 수하로, 전 세계를 무대로 조직적인 '픽스매치'를 하는 프로 승부조작꾼 '김오복'으로 분하는 박지환 등이 강렬한 연기로 작품에 완성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한, 모태 솔로 이권숙의 첫사랑이자, 낙하산으로 유치원 부원장 자리에 앉아있는 철없는 남자 '한재민' 역의 김진우, 전 골프 선수이자 S&P의 라이벌사인 어바웃 스포츠 팀장으로 김태영과 라이벌 관계에 있는 에이전트 '정수연' 역의 하승리, 무패의 복싱 챔피언 '한아름'을 맡은 채원빈 등과 얽히고설키는 관계성을 보여줄 전망이다.
김소혜와 함께 복싱 선수로 나서는 채원빈은 "정말 많이 넘어졌고, 도망치고 싶었고, 포기하고 싶은 적도 많았는데 그때마다 드라마 안의 상황과 캐릭터의 성격으로 버틸 수 있었다. 정말 연습을 많이 했고, 복서의 마음가짐으로 살았다"라며 "이번 작품을 보면 각각의 배우들이 쏟아부은 '피 땀 눈물'이 보일 것 같다. 사랑을 찾기도 하고, 본인의 삶의 목표와 의미를 찾기도 하는 많은 교훈을 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라고 자신했다.
끝으로 김소혜는 이번 작품의 관전 포인트로 "복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는 것이라는 말이 있는데, 권숙이는 정말 넘어져도 다시 서고, 또다시 서는 그런 인물이다. 저희 드라마도 그런 점과 닮아있다고 생각한다. 시청해 주시면서 그런 힘을 얻으시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이상엽은 "1회를 보면 마지막까지 궁금해질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실망시키지 않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여기에 더해 최상열 감독은 "예전에 네이버에 올라왔던 설문조사가 있다. 올해 7월, 8월에 가장 기대되는 드라마를 묻는 질문이었는데, 1등이 '경이로운 소문 2'였고, 2등이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였다. 두 작품이 삼십 퍼센트 정도 됐던 것 같다. 그리고 '순정 복서'는 꼴찌를 했다. 1%가 나왔다. 우리 작품을 기대한다는 사람이 1%가 있었다는 점에 정말 감사드리고, 이러한 기대를 뛰어넘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 기대하는 분은 적었지만, 막상 보시면 '괜찮은데?'라며 기대 이상의 연기, 내용, 영상, 음악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더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순정 복서'는 오늘(21일) 밤 9시 45분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