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쏘스뮤직 제공

"우리의 원동력은 정말 '피어나'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의 인생에 작은 행복이 되면 좋겠고, 오늘 하루가 인생에서 잊지 못할 순간이 되면 좋겠다. 앞으로도 좋은 것만 보고 행복하자."

4세대 대표 걸그룹 르세라핌이 이틀에 걸쳐 1만여 명의 팬들과 만났다. 르세라핌은 첫 공연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능숙하고 화려한 무대로 퍼포먼스 돌 수식어를 입증했다. 르세라핌의 아이덴티티를 가득 담은 공연 목록에 팬 사랑을 적절히 가미한 감성 무대까지, 르세라핌의 매력에 푹 빠진 140분이 펼쳐졌다.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르세라핌의 첫 단독 콘서트 '2023 LE SSERAFIM TOUR 'FLAME RISES' IN SEOUL' 마지막 공연이 열렸다.

이번 공연은 데뷔 1년 만에 개최하는 르세라핌의 첫 단독 콘서트로, 르세라핌은 이날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일본 나고야, 도쿄, 오사카, 홍콩,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 총 7개 도시 투어에 나선다.

이날 르세라핌은 'The World Is My Oyster'로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팬들의 함성과 함께 스크린이 열리자, 그 안에서 르세라핌이 등장했다. 이들은 강렬한 포즈도 잠시, 차례대로 뒤로 추락해 보는 이를 놀라게 했다. 이내 메인 무대에서 재등장한 르세라핌은 그룹 아이덴티티가 담긴 'FEARLESS'를 선보였다.  'The Great Mermaid' 풀버전 퍼포먼스도 최초로 공개했다. 멤버들은 신비로운 분위기의 초대형 슬라이딩 LED 화면을 배경으로 군무를 펼쳐 시선을 강탈했다.

무대를 마친 멤버들은 서울 공연 마지막을 가득 채워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홍은채는 "르세라핌의 색이 가득 담긴 콘서트를 만들어왔다. 많이 기대해달라"고 당부했고, 허윤진은 "이번 목표는 '르세라핌은 역시 실제로 봐야 한다'는 평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초반부터 걸크러시 매력을 뽐낸 르세라핌은 'Blue Flame'과 'Impurities'로 청량한 무대를 선사했다.

이어진 2막에선 연대의 메시지를 담은 VCR 영상이 상영됐고, 그 후 일렉 사운드가 울려 퍼지며 귀를 매료했다. 슬라이딩 스크린이 열리자 홀로 등장한 허윤진은 파워풀한 기타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말 그대로 '무대를 찢은' 허윤진의 퍼포먼스와 함께 'No Celestial' 무대가 이어졌다. 자유분방한 5색 패션으로 등장한 멤버들은 격렬한 무대 후 소통 시간을 가졌다. 홍은채는 "이번 콘서트를 1000% 완벽하게 하려면 필요한 게 하나 더 있다"고 퀴즈를 냈고, 그 답은 바로 팬클럽 '피어나'였다. 객석의 호응을 유도한 르세라핌은 이내 선보일 'Good Parts'에서 함께할 제스처를 팬들과 함께 만들었고, 이후 파도타기까지 이끌어 팬들의 단합력을 확인했다.

특히 이날 르세라핌은 팬들을 위한 서프라이즈 선물을 공개했다. 신곡 'We got so much'를 최초 공개한 것. 멤버들 개개인의 음색이 돋보이는 신곡에선 허윤진과 김채원의 탄탄한 보컬이 빛을 발했다. 카즈하와 사쿠라는 "깜짝 선물로 보여드린 신곡이다", "아직도 여운이 남는 곡"이라며 감성에 젖은 모습을 보였다. 돌출 무대로 나온 르세라핌은 'Flash Forward'에선 1층 객석으로 내려와 팬들과 눈을 마주치며 함께하는 공연을 만들었다.

수록곡들로 다양한 색깔의 무대를 보여준 르세라핌은 3막에선 걸크러시를 입었다. 미로 속에 갇힌 소녀들이 벽을 깨고 나오는 영상 끝, 화염이 터지는 무대 연출과 함께 'ANTIFRAGILE' 전주가 흘러나왔다. 팬들은 환호했고, 르세라핌은 뜨거운 열기 속 자신들이 무기를 펼쳐냈다. 이어 르세라핌은 'The Hydra',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로 내달렸다. 객석 역시 응원법으로 화답하며 공연에 몰입했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정규 1집 타이틀곡 'UNFORGIVEN'이었다. 돌출 무대로 나온 멤버들 주위로 연막과 함께 화염을 연상케 하는 불꽃이 일렁였고, 포그 프레임 사이에서 르세라핌은 에너지를 폭발시켰다.

객석은 강렬한 무대의 여운에 잠겨 있는 듯 연신 앙코르를 외쳤다. 장내가 응원봉의 붉은빛으로 물들었고, 스크린에는 팬들이 르세라핌에게 쓴 여러 메시지가 띄워졌다. 스크린을 채운 팬들의 마음을 확인한 듯 르세라핌이 재등장했고, 팬송 '피어나'의 시작과 함께 팬들의 슬로건 이벤트가 진행됐다. 슬로건에는 'Promise you, 우리가 함께하는 내일이 더 나은 날이 될 거야'라는 문구가 담겼다. 멤버들은 감동한 모습으로 팬들에게 진심을 전했다. 홍은채는 "오늘도 처음부터 끝까지 한순간도 빠짐없이 목 터져라 응원해 주고 용기를 주신 덕분에 행복했다. 네 명의 언니들과 피어나 분들이 있어서 저라는 사람이 완성되는 것 같다"고 말했고, 사쿠라는 "우리의 원동력은 피어나", 카즈하는 "우리 다섯 명과 피어나가 함께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구나라는 걸 느꼈다"고 팬과 하나 된 기분을 전했다.

김채원과 허윤진은 눈물을 글썽였다. 리더 김채원은 첫 단독 콘서트를 준비하며 느낀 부담감이 컸는지 멤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멤버들, 내가 리더로서 항상 완벽한 모습만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탈 없이 잘 따라와 줘서 너무너무 고맙다. 심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많이 힘들 때도 있을 텐데 잘 버텨줘서 너무너무 고맙다"며 울컥했고, 멤버들은 그런 김채원을 위로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피어나'를 직접 쓴 허윤진은 "제가 이 곡을 처음 썼을 때 생각이 많이 난다. 제가 '두려움'이라는 주제를 시작으로 이 곡을 썼다. 사실 제가 되게 겁쟁이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두려움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걱정하는 마음이다. 그래서 불안할 수 있는데 르세라핌을 하면서 두려움이 꼭 적만은 아니라는 걸, 두려움 자체로도 가치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지금까지 많은 디데이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결말에 대한 두려움은 모든 중간 과정을 더 특별하게 만드는 것 같다. 인생에서 두려움을 다 없애진 못하겠지만 여러분이 주신 용기 덕분에 계속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울컥했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르세라핌과 팬들은 앙코르 무대로 'No-Return', 'Fire in the belly'를 이어가며 헤어지는 아쉬움을 달랬다. "앞으로 계속 용기를 드릴 테니 옆에만 있어 달라", "오래오래 함께해달라"고 말한 르세라핌은 140여 분의 공연으로 팬들과 또 하나의 추억을 쌓았다.

한편, 서울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르세라핌은 오는 10월까지 일본 나고야, 도쿄, 오사카, 홍콩,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태국 방콕을 찾는 투어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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