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데즈 주한 EU 대사 “유럽 생산자와 한국 수입 업체 연결하는 B2B 행사 개최할 것”
‘유러피안 푸드위크’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유럽연합(EU) 대사 인터뷰
“품질 좋은 EU의 요리와 식재료, 한국에 널리 알려지길”
“이런 색의 올리브 오일은 처음이에요. 향이 정말 진하네요”
지난달 24일, ‘유러피안 푸드위크’의 오프닝 행사가 진행된 롯데백화점 강남점에서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EU 대사(이하 페르난데즈 대사)를 만났다.
‘유러피안 푸드위크’는 유럽연합(EU) 국가들의 최상급 식품과 음료 제품을 선보이는 행사로 지난달 23~29일 롯데백화점 5개 지점에서 진행됐다. EU 농식품 홍보 캠페인 ‘진짜 유럽의 컬러를 맛보다(Colours by Europe)’의 일환으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국내 소비자들이 별도의 팝업 테이스팅존에서 다양한 EU 국가의 식품을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24일 국내 소비자와 직접 만나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페르난데즈 대사는 유명 이탈리안 셰프 이재훈이 진행한 쿠킹 클래스에 소비자와 함께 참가하고, 프랑스 출신 방송인 이다도시가 진행한 토크쇼에서 EU 농식품과 음료의 특징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페르난데즈 대사는 “이번 캠페인은 믿고 먹을 수 있는 EU 농식품이 한국 소비자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다음은 폐르난데즈 대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Colours by Europe’ 캠페인을 열게 된 계기는.
“유럽연합(EU)은 27개 회원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EU 회원국 농산물의 특성은 각국의 고유한 식문화에서 드러난다. 한국에 7년간 살면서 유럽 농산물 및 식품 선택의 폭이 계속 다양해지는 것을 봤지만 아직 한국 시장에서 모든 EU 회원국의 제품을 만나기는 어렵다. 이에 2025년까지 3개년 캠페인을 계획했다.”
“먼저 유럽의 생산자와 한국의 수입업체를 연결하는 B2B 행사를 개최할 것이다. 그리고 2025년까지 국내 여러 식품 전시회에 참가해 세미나, 워크숍, 네트워킹 행사를 진행하고 라이브 요리쇼를 통해 시식의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다. 소비자 접촉을 늘리기 위한 팝업 스토어, 레스토랑 위크 등 B2C 이벤트와 주요 유통업체와의 프로모션 이벤트도 예정돼 있다.”
- EU 농산물엔 엄격한 생산기준이 적용되는데.
“EU 식재료의 경쟁력은 안전, 품질, 정통성, 지속가능성에 있다. EU는 각국의 고유한 이야기를 담은 요리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고 이는 많은 GI(지리적 표시)제품에 반영된다. EU는 3000여개의 GI 제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모든 제품은 진위와 원산지를 보증한다. 또한 27개 회원국의 농식품 공급망 전 영역에서 식품 안전 검사가 이뤄지는 등 위생 시스템을 보장한다.”
“지난 2019년 EU 집행위원회는 유럽을 최초의 탄소 중립 대륙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유럽 그린 딜’을 발표했다. 이를 위한 전략이 ‘농장에서 식탁까지(Farm to Fork)’이다. 이 전략은 ‘농약 및 항생제 감소, 비료 감소, 유기농 생산 증가, 동물 복지 개선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즉,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통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하겠다는 것인데 이를 위해 2030년까지 EU 농지 중 약 25%를 유기농 농지로 확보하려 한다.”
- 모국 스페인의 제품 중 국내 소비자에게 알리고 싶은 제품이 있다면.
“스페인은 하몽, 올리브 오일, 메뉴로는 빠에야 등 다양한 제품과 요리가 알려져 있다. 한국 요리는 마늘과 양파를 많이 쓰는데 이와 유사한 매콤하면서 단맛이 나는 페퍼 파우더를 추천한다. 또한, 아티초크와 화이트 아스파라거스도 있지만 채소류를 한국으로 들여오는 것이 까다로워서인지 한국에서는 스페인에 비해 가격이 높은 편이다. 한국인도 유럽의 식문화를 즐기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재료 선택의 폭을 더 넓혀야 한다고 본다. 또한, 한국 소비자들이 EU의 품질 좋은 농식품을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지리적 표시(GI) 등 로고를 확인하는 것이다. PDO(원산지 명칭 보호), PGI(지리적 표시 보호), 유로리프(EU 유기농 로고) 등의 라벨을 확인하면 된다.”
- 주한 EU 대사로 부임한지 2년이 넘었다. 한국에서 생활하며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다면.
“여행을 좋아하는데 절에 가서 그 지역 분들과 교류하는 것을 즐겨왔다. 비구니(여승)와 대화를 나누고 절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힐링하는 시간을 갖곤 한다. 특히 사찰 음식을 만들 때 얼마나 많은 정성이 들어가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사찰 음식은 한국을 잘 드러내는 음식 문화라고 생각한다. 또한, 지중해 근처에서 자랐기 때문에 현지인이 먹는 해산물 요리를 즐긴다. 강원도 고성을 좋아하는데 바다와 산이 함께 있고 북한과 인접한 지역이라 다른 지역과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