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꽃 물든 아시아 첫 슬로시티… 청산도, 올봄 ‘느린 걸음’으로 여행객 부른다
완도 청산도 슬로걷기 축제, 해양치유 프로그램과 연계 운영
전남 완도군 청산도에 봄이 오면 섬의 풍경이 달라진다. 해안 들판을 가득 채운 유채꽃이 노란빛을 뿜고, 돌담길 사이로는 차량 소음 대신 바람과 파도 소리만 이어진다. 빠른 일상에서 벗어나 느린 여행을 찾는 이들이 해마다 이 섬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이유다. 올해도 청산도 슬로걷기 축제가 이 계절에 맞춰 열린다.
청산도는 국제슬로시티연맹이 인증한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다. 빠른 산업화 속에서도 전통 마을과 자연환경을 온전히 지켜온 이 섬은 해안길·산길·마을길을 잇는 '슬로길'을 중심으로 걷기 여행지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길 위에서 만나는 풍경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섬의 속도에 맞춰 걸음을 늦추다 보면, 여행자들은 자연스럽게 이 섬의 리듬 안으로 들어서게 된다.
올해 축제는 슬로길 걷기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전통문화 체험, 주민 참여 문화공연, 특산물 체험, 자연 명상 프로그램 등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한다. 특히 마을 단위 체험 프로그램과 먹거리 장터는 지역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방식으로 꾸며진다. 방문객이 단순한 관람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축제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참여형 구조가 청산도 슬로걷기 축제만의 특색이다. 섬의 일상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설계된 이 구조는 다른 지역 축제와 차별화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올해 축제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해양치유 관광과의 본격적인 연계다.
완도군이 운영하는 완도해양치유센터는 해수·해조류·해양기후 등 바다 자원을 활용한 탈라소풀 테라피, 거품 테라피, 해양 명상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청산면 신흥리에 위치한 청산해양치유공원에서도 푸드 치유관, 해수미스트 치유관, 소리 치유관 등을 갖추고 방문객을 맞이한다. 두 시설 모두 축제 기간 중 이용료 할인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어서 걷기 여행과 치유 체험을 함께 즐기려는 방문객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완도군은 슬로걷기와 해양치유를 하나로 묶은 체류형 관광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섬의 서쪽 끝에 자리한 범바위도 청산도를 찾는 이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 호랑이가 웅크린 형상을 닮았다 해서 이름 붙여진 이 바위는 그 자체로도 볼거리지만, 정상에서 바라보는 다도해 전경이 특히 인상적이다. 슬로길을 걷다 범바위에 올라 탁 트인 바다를 마주하는 경험은 청산도 여행의 마침표로 꼽힌다.
완도군은 청산도가 보유한 슬로 관광 자원과 해양치유 인프라를 결합해 국내외 관광객에게 차별화된 여행 경험을 제공하고, 장기적으로는 지역 관광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축제 일정과 세부 프로그램 등 자세한 내용은 완도군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