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국내 최초 로봇 반도체 양산 시작

웨이브, ‘F1 보드’ 개발... 데스크탑 크기의 산업용 컴퓨터를 휴대폰 만한 반도체 보드 1개로 대체

푸드테크 로봇 스타트업 웨이브라이프스타일테크(대표 김범진, 이하 웨이브)는 로봇 반도체 개발의 첫 번째 단계인 ‘F1(Faraday 1) 보드’를 완성해 양산한다고 21일 밝혔다.

웨이브가 개발한 F1 보드는 FPGA(프로그래머블 반도체)로 구성된 보드로 로봇의 모터 구동과 센싱을 처리한다. F1 보드 1개로 모터 3개를 구동할 수 있으며 디스펜서(재료 분배 로봇), 쿠킹셀(조리로봇), 스카라 로봇(로봇 팔) 등 웨이브의 모든 로봇에 사용된다.

웨이브는 F1 보드를 통해 조리로봇 경량화와 소형화의 첫 번째 단계를 달성했다. F1 보드는 조리로봇에 부착된 컨트롤박스와 산업용 컴퓨터를 대체한다. 컨트롤박스는 로봇팔을 제어하기 위해 필요한 장치로, 기존에 약 8kg 중량을 차지했으나 F1 보드 2개와 SMPS(파워모듈)로 대체해 약 1kg으로 대폭 경량화 됐다. 또한 쿠킹셀을 제어하는 데 사용되는 산업용 컴퓨터는 일반 데스크탑 크기였으나, 핸드폰 크기의 F1 보드 1개로 대체돼 크기와 무게가 크게 줄어들었다.

웨이브의 로봇 반도체 개발은 연산처리장치의 효율화가 핵심이다. 기존 조리로봇들은 일반 산업용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어 전력장치의 부피가 크고 가격이 비싸다. 웨이브는 로봇에 특화된 프로세서를 개발함으로써 고성능 프로세서를 사용하지 않고도 필요한 기능만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전력 소모를 줄이고 소형화와 경량화, 비용절감을 달성한다.

현재 국내 주방로봇 분야에서 자체 반도체를 개발하는 기업은 웨이브가 유일하다. 반도체 개발을 위해서는 전문 인력이 필요하지만 IT, 모바일 분야에 인력이 집중돼 영입하기 어렵다. 웨이브는 서울대학교, 카이스트, 포항공대 출신의 로보틱스 공학 석박사 엔지니어팀을 비롯해 반도체 관련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자체적인 연구개발(R&D)이 가능하며  해당 분야 인재 채용과 육성에도 유리하다. 또한 2족 보행 로봇·양팔로봇·머신비전 등을 개발했던 석박사 인력을 통해 로봇에 특화된 반도체를 개발할 수 있다.

웨이브는 이번 F1 보드 개발을 마중물 삼아 주방로봇 원천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F1 보드를 1단계로 두고 향후 2단계에 돌입해 모션프로세싱 유닛을 개발한다. 모션프로세싱 유닛은 GPU(그래픽처리장치), NPU(신경망처리장치)와 같이 인공지능(AI)의 연산처리에 사용되는 반도체로, 사람보다 빠른 속도로 주방 업무를 실시하는 데 사용된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RPU(로봇 프로세싱 반도체)’를 완성해 로봇에 특화된 웨이브만의 칩셋을 만들게 된다.

웨이브는 로봇 반도체 원천기술로 자체 로봇 시스템을 고도화할 뿐만 아니라 주방로봇 시장을 선점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로봇 반도체 원천기술이 완성되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주방로봇 판매와 주방 운영 대행 서비스를 넘어 칩셋 판매로 사업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

웨이브 김범진 대표는 “주방로봇과 같은 서비스 분야 협동로봇은 좁은 공간에서 사람이 하는 일을 대체하고 높은 효율을 내는 것이 핵심이다”라면서 “웨이브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투자유치를 통해 로봇 기술 연구개발에 집중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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