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회 한국광고총연합회 회장 “디지털 전환으로 마케팅도 혁신 필요…애드아시아, 미래 광고 산업 조망한다”
김낙회 애드아시아 2023 서울 조직위원장 인터뷰
국내 광고 및 콘텐츠 산업의 위상을 알리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장 열어
10월 24일부터 4일간 서울 코엑스 진행
“과거 마케팅의 역할은 어떻게 소비자에게 물건을 잘 팔 것인가를 고민했다면 오늘날 마케팅의 역할은 소비자를 어떻게 즐겁게 할 것인가에 있다. 결국 마케팅의 역할은 우선 소비자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김낙회 한국광고총연합회 회장은 디지틀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마케팅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과거에는 좋은 물건을 잘 만들고 알리면 팔리는 시대였지만, 좋은 물건은 차고 넘쳐 기능으로만 차별화하기 어려워진 오늘날에는 마케팅의 역할도 그것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1976년 제일기획에 공채로 입사해 지금까지 47년간 광고업계에서 일해온 김 회장은 현재 애드아시아 2023 서울의 조직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행사를 총괄하고 있다.
김 회장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빨라진 디지털 전환이 마케팅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며, “전통적인 광고를 넘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메타버스까지 첨단 기술과 혁신 없이는 이제 광고 회사의 생존 자체가 어렵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MZ세대에게 광고는 디지털 광고로 인식되는 세상이라며, “과거에는 카메라를 필름 카메라와 디지털카메라로 구분했지만, 요즘 젊은 세대는 카메라 하면 으레 디지털카메라를 떠올린다”고 말했다. 한 손에 스마트 폰을 쥐고 태어났다고 하는 Z세대에게 있어 미디어는 틱톡, 유튜브, 인스타그램인 세상이고, 그들이 즐기고 시간을 보내는 모든 플랫폼이나 콘텐츠에서 만나는 브랜드 메시지를 광고로 인식하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광고 마케팅 산업도 이에 맞춰 새롭게 정의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는 10월 개최하는 애드아시아 서울이 광고 산업에 새로운 정의를 내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올해로 65년을 맞은 애드아시아는 1958년 창립된 아시아광고연맹(AFAA: Asian Federation of Advertising Associations)이 주최하는 국제행사로, 아시아 최대의 광고·디지털 마케팅 페스티벌이다. 올해 행사는 오는 10월 24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변화 놀이 연결’이라는 주제로 개최하며, 20여 개 국가에서 40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다음은 김낙회 애드아시아 2023 서울 조직위원회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아시아 마케팅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
“아시아는 2040년이면 세계 최대의 경제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아시아 각국의 마케팅 산업의 발전 중심에는 SNS가 있다. SNS의 발달로 인해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대변되는 인플루언서 산업의 발달하면서 중국의 왕홍, 한국의 라이브 커머스, 인도의 소셜 커머스 등의 규모가 엄청나게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또한 마케팅 트렌드의 가장 큰 변화는 테크놀로지와 마케팅, 광고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광고 분야에 인공 지능과 빅데이터가 결합한 애드테크(AD-Tech), 마케팅에 테크놀로지가 결합된 마테크(MAR-Tech)이 새로운 트랜드로 부상하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의 발달로 마케팅 활동은 아주 미세한 부분까지 효과 측정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성과를 내기 위한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한국은 물론 글로벌의 이런 다수의 애드테크, 마테크 분야의 기업들이 이번 애드아시아에 참여하는 것이 마케팅 트렌드의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 이번 애드아시아가 한국에서 개최되는데, 어떤 의미가 있나.
“한국에서는 1984년 서울과 2007년 제주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린다. 우선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온전히 대면으로 열리는 대회라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 대회는 기존과 달리 K-인사이트로 충만한 마케팅 페스티벌을 표방하고 있다. 그것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속화된 디지털 대전환이 광고 산업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그 현상을 목도하고 앞으로의 전망을 서로 고민하는 기회를 얻자는 것이다.
한국의 위상이 상승했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한국의 K-콘텐츠, K-컬처 등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지난 6월 광고의 오스카상이라고 하는 칸 광고제에서 한국 역사상 두 번째로 그랑프리 상을 수상한 쾌거가 있었던 만큼, 이번 애드아시아에서는 K-애드의 존재감과 디지털 광고, 애드테크 기반의 크리에이티브 실력을 아시아 나아가 전 세계에 알릴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 이번 애드아시아 개최로 어떤 측면의 교류가 이루어지나.
“이번 대회는 참가국들의 기대가 매우 큰 상황이다. 광고 관련 최신 애드테크, 마테크, DOOH, AI 관련 기술을 선보인다. 이런 기술을 선점하고 이미 앞서 나가고 있는 기업들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홍보, 마케팅 활동들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회 기간 중 열리는 각종 전시, 컨퍼런스의 주제는 디지털이다.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디지털 마케팅 기업들에겐 새로운 판로가 개척되고, 미래의 광고인들은 디지털의 힘을 얻어 더욱 넓어진 광고 산업에 눈을 뜰 것이다.”
- 이번 애드아시아 서울이 갖는 차별화와 중요한 포인트는 무엇인가.
“비즈니스 마켓이 이번 서울 행사에 처음으로 도입된다. 한국 시장 진출을 노리는 해외 기업과 국내 기업 중에 아시아 시장 진출을 원하는 기업들이 참여 대상이다. 이들 간 비즈니스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비즈니스 마켓이다. 국가별, 지역별 기업을 팀으로 구성해 그들이 타깃 하는 기업과 워크샵, 심포지엄 등 일련의 행사들도 지원할 예정이다. 일반 소비자를 위한 다양한 체험형 광고나 새로운 형태의 광고 기술도 전시된다.
젊은 광고인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우선 나이트 파티와 K-뷰티 체험 등을 통해 서울의 멋과 맛 그리고 쇼핑까지 한국 관광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광고의 미래를 위해 이번 애드아시아에서 두 개의 광고 상을 신설할 예정이다. 하나는 아시아 광고 연맹(afaa) 주도로 신설된 ‘Changemakers for good’ 상이다. 이 상은 광고를 통해 긍정적이고 선한 영향을 정부단체, 기업, 산업 리더, 혁신 분야에 기여한 사람 등 4개 분야에 주어지는 상이다. 또 하나는 우수한 대학생들을 광고 분야에 유치하고 인재 육성을 위해 애드아시아 서울 조직위원회가 신설한 상이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저명한 연사들이 참여한다. 최근 이슈로 떠오르는 인공지능 관련 기업들인 미디어몽크스 창업자 웨슬리 테르 하르(Wesley ter Haar), 거쉬크라우드 CEO 알씨아 림(Althea Lim), The One Show CEO 케빈 스와네포엘(Kevin Swanepoel)과 D&AD 대표 조 잭슨(Jo Jakson) 등이 연사로 참여한다. 또한 일본 광고 산업의 양대 산맥인 덴츠와 하쿠호도의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인 야기 요시히로(Yoshihiro Yagi)와 기무라 켄타로(Kentaro Kimura)의 열띤 강연도 관전 포인트다. 이밖에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을 총지휘했던 송승환 감독과 삼성전자 이원진 사장, 현대 자동차의 이상엽 부사장 등이 국내 연사로 나선다.”
- 이번 행사에서 한국 콘텐츠 마케팅의 전략은 무엇인가.
“최근 칸 라이언즈에서 한국 광고 회사가 그랑프리를 수상하는 등 광고 마케팅 산업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애드아시아는 세계 광고인이 궁금해하는 K-콘텐츠와 브랜드 전략에 대한 강연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맥도날드는 아시아 12개 시장에서 한국의 대표 걸그룹인 뉴진스와 캠페인을 진행했다. 단순히 뉴진스를 광고 모델로 기용한 것이 아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맥도날드 아시아 마케팅 디렉터와 한국 광고인들이 이에 대한 인사이트를 나누고자 한다.
또한, 광고 마케팅에서 커머스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커머스와 인플루언서 콘텐츠의 결합, 브랜드와 커머스 콘텐츠라는 새로운 콘텐츠 마케팅을 경험할 수 있다.”
- 향후 광고 마케팅 산업을 전망은.
“최근 모든 산업에서 가장 트렌디하고 중요한 키워드는 인공지능이다. 광고 마케팅 산업에도 예외는 아니다. 인공지능이 광고 문구를 쓰고 이미지를 만들고, 미디어 전략과 예산을 수립하는 등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을 대체하고 있다.
그렇다면 광고 마케팅 산업은 그저 인공지능이나 기술로 전락할까? 오히려 본질적인 부분이 더 강조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광고 마케팅 산업의 본질은 문제 해결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크리에이티브가 바탕이 된 문제 해결이다. 표현의 크리에이티브는 인공지능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방법의 크리에이티브는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인공지능이나 솔루션이 계속 발전하겠지만, 광고 캠페인의 기저에는 ‘인간’이 있다. 즉 휴머니즘과 테크의 만남, 아니 어쩌면 휴머니즘과 테크가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애드아시아를 통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광고 마케팅 산업의 트렌드를 조망하는 것은 물론, 향후 광고 마케팅 산업의 모습을 같이 그려 나가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