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테랑 변호사도 챗GPT 속았다...가짜 판례에 ‘망신살’

아비앙카항공을 상대로 소송 건 변호사 측이 가져온 유사 판례 ‘가짜’로 밝혀져

인공지능(AI) 챗봇 챗GPT가 법률 자료를 찾아달라는 한 미국 변호사의 요청에 가상의 창작물을 제시했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로베르토 마타라는 남성은 최근 콜롬비아 아비앙카항공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2019년 8월 엘살바도르에서 미국 뉴욕으로 가는 여객기를 탔다가 음식 운반용 절제 카트에 부딪혀 다리를 다쳤다는 이유다.

아비앙카항공은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뉴욕남부연방법원에 기각을 요청했으나 마타의 변호를 맡은 스티븐 슈워츠 변호사는 소송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며 유사 판례 여섯 건 이상을 담은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를 확인한 항공사 측 변호사는 슈워츠 변호사 의견서에 담긴 중국 남방항공 사건 판례는 물론 그 안에 인용된 2008년 제11 연방고등법원의 대한항공 판결문을 도저히 찾을 수 없다며 의견서에 담긴 판례들이 AI 챗봇이 관여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카스텔 판사는 문의받은 판례의 사건번호를 검색한 결과 전혀 무관한 다른 사건의 변호였다고 답변했다. 나머지 판례 다섯 건 역시 가짜였다. 

슈위츠 변호사는 지난 25일 법원에 해당 사실을 인정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는 “법원과 항공사를 속일 의도가 아니었다”며 “AI 챗봇을 한 번도 써보지 못해 그 자료들이 가짜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챗GPT에 ‘진짜 판례가 맞느냐’고 거듭 확인했으나 챗GPT가 끝까지 그렇다고 주장했다고 강조했다.

NYT는 이번 사건에 대해 “AI가 상당수 전문직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AI가 이들 직종을 대체할 때까지 아직 약간 시간이 더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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