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인기가 전성기를 맞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음반은 물론, 한국 드라마와 영화까지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에 한국관광공사가 2월 추천 가볼 만한 곳의 테마를 ‘한류 성지순례’으로 정하고 전국의 K-콘텐츠 명소 6곳을 소개했다.

2월 추천 가볼 만한 곳01한옥 카페 선운각과 쌍문동 골목

한옥카페 선운각(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서울 강북구와 도봉구에 자리한 한류 드라마 촬영지가 한옥 카페 선운각과 쌍문동 골목이다. 대한제국 시대 의병 이야기를 다룬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선운각의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드라마의 시대 배경이 잘 맞았다. 박석 깔린 돌담 길을 걸으면 드라마의 장면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응답하라 1988 촬영지’라고 쓰여 있는 쌍문시장(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쌍문동은 서민이 많이 사는 동네다. 아파트보다 빌라와 다세대주택, 오래된 단독주택 등이 눈에 띄고, 골목골목 시장이 발달했다. 서민 정서와 정겨운 동네 분위기 덕분에 드라마 배경으로 자주 등장했다. 쌍문시장의 가게와 골목은 2015~2016년 방영하며 선풍적 인기를 끈 〈응답하라 1988〉의 모티프가 됐고, 백운시장은 2021년 전 세계에 K-드라마 열풍을 주도한 〈오징어 게임〉의 촬영지 중 한 곳이다.

봉황각은 천도교 3세 교주 손병희가 민족 지도자를 양성하던 곳이다. 여기서 교육받은 인사들이 각 지역의 지도자로 성장해 3·1운동을 이끌었다. 둘리뮤지엄은 온 가족이 만화 캐릭터와 신나게 노는 체험형 캐릭터 박물관이다. 김수영문학관은 ‘1960년대 한국문학의 시적 양심’ 김수영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 시인의 육필 원고와 작품 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02삼척 맹방해변과 부남해변

방탄소년단의 앨범 '버터' 재킷 촬영 시설물을 재현한 맹방해변(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삼척에는 한류의 명소가 된 바닷가가 두 곳 있다. 맹방해변은 2021년 방탄소년단(BTS)의 앨범 〈버터〉 재킷을 촬영한 장소로, 멤버 정국이 “겨울 바다가 보고 싶었는데 못 온” 아쉬움을 달래고, 제이홉이 촬영 중에 “합성 같냐, 바다가”라고 감탄한 그곳이다. 예부터 명사십리라 불렸는데, 이제 ‘방탄소년단의 해변’이라는 새로운 수식어가 생겼다. 주황색과 초록색이 섞인 파라솔, 파란색과 노란색 줄무늬 선베드 등이 ‘버터’의 노랫말처럼 여행자의 ‘마음속으로 몰래 침입(breakin’ into your heart like that)’한다.

영화 '헤어질 결심'의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부남해변의 바위산(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부남해변은 영화 〈헤어질 결심〉 마지막 장면을 촬영한 곳이다. 마을에서 관리하는 아담한 해변은 그 자체로 영화적이며, 입구 대숲과 바위산과 모래밭도 시적이다. 해변에 서면 애잔한 사랑의 사연이 밀물처럼 다가오는데, 이때 ‘마침내’는 작고 아름다운 해변에 대한 감탄이 된다. 주간에는 대체로 개방하나, 입구가 닫혔을 때는 삼척시청 관광정책과에 문의하면 마을에 연락해준다.

이사부사자공원은 바다가 보이는 삼척그림책나라가 특별하다. 1970~1980년대 어촌 풍경이 남은 벽너머엔나릿골감성마을, 유황이 든 온천수 족욕을 즐기는 가곡족욕체험장 역시 전망이 빼어나다.

03논산선샤인랜드와 온빛자연휴양림

논산선샤인랜드 내 선샤인스튜디오 야경(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논산시와 드라마 제작사 등이 손잡고 조성한 논산선샤인랜드는 국내 유일한 개화기 촬영 세트장인 선샤인스튜디오, 한국전쟁 직후의 풍경을 재현한 1950스튜디오, 실내에서 사격과 VR 체험을 즐기는 밀리터리체험관 등으로 구성된다. 총면적 약 2만 ㎡에 이르는 선샤인스튜디오는 1900년대 초반 한성(서울)을 재현한 공간이다. 한성전기 사옥을 비롯한 근대 서양식 건물과 기와집, 초가집, 일본식 가옥에 1899년 운행을 시작한 전차까지 어우러져 120여 년 전 모습이 완성됐다. 이곳에서 〈미스터 션샤인〉을 대부분 촬영했고, 드라마가 인기를 끌자 논산선샤인랜드 또한 한류 관광지로 떠올랐다.

드라마 '그 해 우리는' 촬영지의 현재 모습(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온빛자연휴양림도 새로운 한류 명소다. 2021~2022년 방영한 드라마 〈그해 우리는〉이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으며 촬영지인 온빛자연휴양림이 이름을 알리고 있다.

온빛자연휴양림에서 10km 남짓 떨어진 논산 돈암서원(사적)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서원’ 중 한 곳이다. 인근 탑정호에는 길이 600m 출렁다리가 놓여, 호수 위를 걷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강경근대역사거리에는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옛 한일은행 강경지점과 강경중앙초등학교 강당, 옛 강경노동조합 건물 등이 남아 있다.

04문경새재도립공원과 문경새재오픈세트장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을 촬영한 백제궁(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문경새재(명승)는 조선 시대에 한양과 영남을 잇는 관문으로, 태종 때 개통했다. 그만큼 오랜 세월 역사와 문화, 사람의 흔적까지 고스란히 품은 문화유산이다. 문경새재도립공원에 사극 촬영을 전문으로 하는 문경새재오픈세트장도 있다. 문경새재도립공원과 오픈세트장은 사극 드라마와 영화의 메카이자, 한류 사극 열풍을 불게 한 공간이다.

드라마 '킹덤' 속 상주읍성 성루에서 내려다 본 세트장(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특히 한국형 좀비 드라마로 전 세계 사람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은 〈킹덤〉 시즌 1·2에서는 문경새재가 드라마 속 실제 공간이자 주요 촬영지였다. 문경새재 1관문 주흘관과 2관문 조곡관도 드라마에 등장한다. 이 밖에 〈옷소매 붉은 끝동〉 〈연모〉 〈슈룹〉 등 다양한 드라마를 촬영해, 한류 사극 인기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옛길박물관은 국내 유일한 길 전문 박물관으로, 우리나라의 옛 지도와 옛길, 고개와 그곳을 지나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문경단산관광모노레일은 시속 3~4km로 운행하며, 정상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백두대간의 능선이 장엄하다. 문경에코랄라는 문경석탄박물관과 가은오픈세트장에 에코타운, 자이언트포레스트 등을 더해 문화 콘텐츠 테마파크로 거듭났다. 거미열차를 타면 석탄의 역사에 대해 알 수 있고, 갱도 체험도 해볼 수 있다.

05포항 청하공진시장과 구룡포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촬영지 청하공진시장 내 오윤카페를 찾은 관광객(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최근 포항으로 여행자를 이끄는 한류 드라마는 〈갯마을 차차차〉다. 현실주의 치과 의사 윤혜진(신민아 분)과 만능 백수 홍두식(홍반장, 김선호 분)의 밀고 당기는 사랑 이야기를 재미있게 그렸다. 〈갯마을 차차차〉를 따라가는 여행의 시작점은 북구 청하면에 자리한 청하공진시장. 시장 한가운데 장터 건물을 중심으로 드라마에 나오는 공진반점과 보라슈퍼, 청호철물, 오윤카페(한낮에커피달밤에맥주)가 있다. 주말에는 제법 많은 여행객이 찾아오는데, 오윤카페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한참 줄을 서야 할 정도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촬영지, 까멜리아(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구룡포항과 가까운 석병1리 방파제의 빨간 등대 역시 〈갯마을 차차차〉 촬영지로 알려졌다. 혜진이 두식에게 고백할 때와 여러 장면에서 배경으로 자주 등장한다. 구룡포근대문화역사거리는 일제강점기 가옥 80여 채가 남은 곳으로,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방영되면서 전국에 이름을 알렸다.

근대문화역사거리 위쪽에 포항구룡포과메기문화관이 있다. 구룡포읍의 유래와 역사, 과메기를 만드는 과정 등을 다양한 자료와 실사모형으로 흥미롭게 보여준다. 전국 해돋이 명소의 상징이 된 조형물 ‘상생의손’이 있는 호미곶 역시 포항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행지다.

06전주 서학동예술마을과 한벽굴

서학동예술마을_드라마에서 책대여점으로 등장한 소리방앗간(맨 왼쪽)_권다현 촬영(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주요 촬영지가 전주다. 특히 서학동예술마을과 한벽굴(한벽터널)이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새로운 여행지로 떠올랐다. 서학동예술마을에 있는 음악 스튜디오 소리방앗간은 명진책대여점으로 등장했다. 지금은 나무 간판만 남았다. 희도(김태리 분)가 울며 뛰어간 건너편 골목과 27레코드는 드라마에서 본 대로다. 서학동에서 전주천을 따라 15분쯤 걸어가면 한벽굴을 만난다. 희도가 상처 받은 이진(남주혁 분)을 위로한 이곳은 싱그러운 청춘을 담아내기에 더없이 어울리는 배경이었다. 희도의 집으로 등장한 게스트하우스는 하얀 대문과 가로등이 드라마의 여운을 자극한다. 주인공들이 앉은 평상이 그대로 남은 아현슈퍼도 전주 남고산성(사적) 가는 길에 있다.

서학동 뒤쪽에 자리한 학산숲속시집도서관은 첫사랑의 감성을 떠올리기 좋다. 시원한 통창 너머로 보이는 울창한 숲이 그림 같다. 경기전 건너편 2층에 문을 연 모주체험여에서는 전주를 대표하는 먹거리 모주를 만들어볼 수 있다. 카세트테이프 공장을 리모델링한 복합 문화 공간 팔복예술공장은 예술놀이터로 가족 여행객에게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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