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 사생활 논란을 겪은 뒤,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김정현의 첫인사다. 특히 가장 큰 논란의 대상이 된 작품이었던 '시간'과 같은 방송국으로 돌아왔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감사한 마음뿐이다"라는 김정현이 이번 복귀작을 통해 어떤 모습을 선보일까 많은 관심이 쏠린다.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는 새 금토드라마 '꼭두의 계절'(극본 강이헌·허준우, 연출 백수찬·김지훈)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백수찬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정현, 임수향, 김다솜, 안우연, 김인권, 차청화가 참석했다.
'꼭두의 계절'은 99년마다 인간에게 천벌을 내리러 이승에 내려오는 사신(死神) 꼭두가 신비한 능력을 가진 왕진의사 한계절을 만나 벌이는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다. 백수찬 감독은 "여타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와 설정상 비슷한 부분이 있지만, 우리 드라마의 경우 애절한 코미디다. 슬픈 내용을 밝게 만들려고 애를 많이 썼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기존 어떤 드라마를 합쳐도 이렇게 두 주연 배우의 대사가 긴 작품이 없었던 것 같은데, 티격태격 로맨스가 '꼭두의 계절'의 특장점이 될 것 같다. 정말 많이 싸우고, 정말 말이 길다"라며 "다만 14회 대본을 받고 임수향 씨가 계속 울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과연 잔혹한 동화가 될지, 혹은 아주 따뜻한 감동 동화가 될지 지켜보는 것이 흥미로울 것 같다"라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김정현은 서울 필성병원 외과 교수 '도진우'에 빙의한 저승신 '꼭두'로 분한다. 사생활 논란을 겪은 뒤 첫 복귀작인 만큼, 김정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자숙 시간에 먼저 손을 내밀어 주신 MBC에 감사하다"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어 "그 시간 동안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일이 있었고, 스스로 돌이켜보기도 하고, 되짚어보기도 하면서 좀 더 단단해지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시간이 됐다. 이 작품이 시작할 때부터 저라는 사람 때문에 폐가 되지 않을까 우려를 하고 있는데,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MBC로 복귀했다는 것 역시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서예지와 연인 관계였을 당시 스킨십 등을 거부했다고 알려져 논란이 됐던 작품이 바로 MBC 드라마인 '시간'이었던 것. 김정현은 "5년 만에 MBC로 복귀하게 됐다. 오늘 와서 여기 홀을 이리저리 많이 둘러본 것 같다. 사실은 5년 전의 기억은 잘 나지는 않지만, 긴장을 하지 않으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다시 이곳에서 제작발표회를 한다는 것에 감사하다는 마음이 제일 큰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러한 상황 속 김정현을 선택한 이유가 있었을까. 백수찬 감독은 "김정현 배우의 경우 저보다 먼저 캐스팅이 되어 있던 상태였다"라며 "김정현 배우가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 또한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지만, 배우로서는 좋은 점이 많기 때문에 흔쾌히 하게 됐다. 사석에서 느낀 김정현 배우는 여린 부분이 많아서 좀 더 단단하게, 이 드라마를 잘 할 수 있도록 독려를 많이 해줬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정현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라는 말로 각오를 다졌다.

임수향은 좌충우돌 응급의학과 전문의이자, 달려간다의원 왕진의사 '한계절'을 연기한다. "판타지 로맨스 장르를 굉장히 해보고 싶었다"라는 임수향은 "대본 자체가 흥미로웠고, 무엇보다 백수찬 감독님이 불러주셨기 때문에 흔쾌히 반가운 마음으로 하게 된 것 같다"라고 작품 선택 이유를 전했다. 이에 백수찬 감독은 "십몇 년 전 촬영한 '신기생뎐' 당시 짧은 인연이 있는데, 아직도 제 번호를 가지고 있어서 놀랐다"라며 "보자마자 한계절에 적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캐스팅 이유를 공개했다.
특히 임수향은 이번 작품을 통해 사극 연기에 첫 도전한다. "제가 '신기생뎐' 때 한복을 입어서 사극을 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신데 이번이 처음"이라며 임수향은 "사극 말투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다. 또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설정이라 현재 시점도 준비를 해야 했는데, 캐릭터가 다른 듯 같은 느낌이 분명히 있어야 했다. 과거 같은 경우는 조금 더 애절하고 부드러운, 멜로 느낌을 잘 살리려고 했고, 현재는 더 사랑스럽고, 밝고 명랑한 느낌을 보여드리려고 했다"라고 답했다.

김정현 역시 임수향과 마찬가지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역할을 소화하는 것은 물론, 사신 역할까지 1인 3역에 나선다. 김정현은 "과거 역할의 경우 비주얼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는데, 현대에서 도진우와 꼭두는 외적으로 구분이 안 가기 때문 톤을 다르게 가져가려고 했다. 꼭두의 경우 좀 더 과장되고 자유분방하게 했고, 도진우는 냉정하고 절제된 느낌으로 연기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수향 배우가 파트너로서 정말 안정적인 연기를 해준다. 꼭두가 오락가락하는 모습이 있는데, 중심을 안 잡아줄 경우 밸런스가 무너졌을 텐데 덕분에 정말 편안하게 연기하고 있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임수향 역시 "대사량이 정말 많아서 정현 씨와 호흡이 중요한데, 워낙 연기도 잘하고 잘 받아준 덕분에 연기할 때 정말 좋다. 우리끼리 우스갯소리로 베스트 커플상을 꼭 받자는 이야기도 했다"라고 말해 두 사람이 완성할 연기 호흡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여기에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영포 필성병원 소화기 내과 조교수 '태정원' 역의 김다솜, 강력계 형사이자, 한계절의 남동생 '한철'로 분하는 안우연, 눈치 제로 탐욕의 반신 '옥신' 역의 김인권, 눈치 만렙 소문의 반신 '각신' 역할로 나서는 차청화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의 열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특히 안우연과 김다솜은 각각 주변을 관찰하고, 주변에서 자문을 구하는 등 많은 노력을 했다고 전해 이들이 완성할 역할에도 기대감이 더해진다.

다만 최근 금, 토, 일 드라마가 '박 터지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SBS 금토드라마 '법쩐'은 물론, 편성일 중 하루가 겹치는 tvN 토일드라마 '일타스캔들', JTBC 토일드라마 '대행사' 등이 모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이러한 상황에 대한 우려는 없는지 묻자 백수찬 감독은 "시청률은 신의 영역인 것 같다"라며 "처음에 5%를 넘기고, 점진적인 우상향을 했으면 한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MBC 새 금토드라마 '꼭두의 계절'은 오늘(27일) 밤 9시 50분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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