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격차로 인한 건강 불평등, 코로나 이후 더 커졌다
코로나 이후 경제적 격차로 인한 건강 불평등이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윤영호 교수팀(윤제연 교수, 한림대 심진아 교수)은 2018년 및 2021년 성인 2,2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발생 전후, 주관적 건강 상태와 사회경제적·인구학적 요인 간 연관 강도의 차이를 규명한 대규모 연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연령 및 성별 분포를 반영해 표본 추출한 성인 총 2,200명을 대상으로 ▲신체적(정상 체력) 건강 ▲정신적(스트레스 대처 및 기분 안전성) 건강 ▲사회적(사회 기능 및 대인관계) 건강 ▲영적(자원봉사 및 종교활동) 건강에 대한 2회(2018년, 2021년)의 면접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주관적 건강 상태에 대해 ‘건강 상태가 최고 또는 아주 좋다’고 평가한 응답은 코로나 이후 정신적 건강(2018년 38.71%, 2021년 35.17%), 사회적 건강(2018년 42.48%, 2021년 33.28%) 모두에서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추가로 ▲사회경제적 요인(최종학력, 가계 월수입, 고용상태) ▲인구학적 요인(성별, 나이, 결혼 여부, 거주지역, 종교 여부) 등을 조사해, 코로나 대유행 전후의 신체적-정신적-사회적-영적 건강 분포를 비교했다. 사회경제적·인구학적 요인과 주관적 건강 상태 간에 집단 비교 시 특정 사건의 발생 가능성 차이가 유의미한지 그 정도를 검증할 수 있는 오즈비(odds ratio, 영향력)를 분석한 결과, ‘가계 월수입(3천달러 미만)’과 ‘최종학력(고졸 이하)’이 낮은 정신 사회적 건강에 미친 영향력이 코로나 이후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분석에서 월 430만 원(3천 달러) 미만의 가계 월수입이 불충분한 ‘정신적 건강’에 미친 영향력은 약 1.8배(2018년)에서 약 2.4배(2021년)로 코로나 이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월 430만 원(3천 달러) 미만 가계 월수입이 불충분한 ‘사회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력은 코로나 이전 약 1.7배(2018년)에서 코로나 이후 약 2.5배(2021년)로 증가했다.
가계 월수입과의 연관성 증가 외에도 고등학교 졸업 또는 그 이하의 최종학력도 불충분한 ‘사회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력이 약 2.3배(2018년)에서 약 2.6배(2021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가계 월수입이 낮거나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들의 정신적·사회적 건강에 대한 주관적 건강 악화 위험이 코로나 이전에 비해 코로나 대유행 기간 더 강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인 ‘BMC 공공보건(BMC Public Health)’ 최근호에 게재됐다.
정신건강의학과 윤제연 교수(제1저자)는 “코로나 대유행은 사람들의 일상생활뿐 아니라 건강 상태 및 경제적 안전성의 유지에 큰 위협을 가져왔다”며 “이번 연구를 계기로 코로나 이후 사회경제적 취약계층 국민의 정신 사회적 건강증진을 위한 정책 등이 시행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정의학과 윤영호 교수(교신저자)는 “경제적 격차로 인한 건강 불평등이 코로나 위기로 인해 더 악화할 것이라는 국민과 기업들의 우려가 실제 자료를 통해 확인됐다”며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건강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도록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에 우선적으로 재정적 및 사회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