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그때도 오늘2: 꽃신' 공연 모습 / 사진 : 극단 간다 제공

"서로가 서로를 채 인식하지 못했지만, 돌아보니 어디엔가 분명히 있었던 어떤 마음에 관한 이야기였다."

김금희 작가의 책 '경애의 마음'에 담겨있는 한 구절이다. 연극 '그때도 오늘2: 꽃신'은 1593년 진주에 사는 주씨와 정씨, 1950년 공주에 사는 옥순과 복순, 1979년 서울에 사는 한 여인과 수희, 그리고 2025년 명신과 서연을 통해 그 마음을 생각나게 한다.

'그때도 오늘2'는 네 가지 시대에 사는 두 여성의 각기 다른 한때를 담고 있다. 두 여성은 각각의 시대에서 아는 언니 동생 사이기도 하고, 자매이기도 하고, 처음 만난 사이이기도 하고, 모녀 사이이기도 하다. '꽃신'은 여성의 신발이다. 신발은 신고, 어디론가 향하게 하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각각의 시대에 살고있는 특별할 것 없는 '보통'의 여성들은 꽃신을 신고 선택을 한다. 각 시대마다 여성에게 요구하는 것들은 달랐고, 그때마다 그 시대의 여성들은 '꽃신'을 신고 옳은 길로 나아간다.

네 가지 이야기는 개연성 없는 각각의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비로소 2025년, 우리와 맞닿은 시대에 와서야 알 수 있다. '그때'의 선택들이 어쩌면 지금의 '오늘'을 만들었다고. 1590년대 손가락질받으며 했던 의로운 선택이, 1950년대 공주에 사는 복순에게 꿈을 꾸게 할 수 있었고, 1970년대 힘겹게 내디딘 수희의 선택이 2020년 서연이 유학파 의사로 성장할 수 있게 했는지도 모른다. 임진왜란, 국민보도연맹사건, 와이에이치(YH) 무역사건 같은 기록된 역사의 시대 속에서, 보통의 사람들이 특별하지 않게 내디딘 옳은 발걸음들이 연극 속에 나란히 담겨 가슴을 아릿하게 한다.

2025년 '오늘'로 가져온다. 죽음을 앞둔 엄마와 출산을 앞둔 딸의 대화를 통해서다. 두 사람의 대화는, 아니 대화라기보다 싸움에 가까운 언어는 '오늘'의 우리와 너무나 닮아있다. 너무나 가깝고, 너무나 기대하고, 너무나 사랑해서, 또 너무나 서로를 힘들게 하는 그 관계는 영원히 멀어지는 이별 앞에서야 그 마음을 꺼낸다. 두 사람의 변화하는 감정과 어두워지는 조명 등은 극에 모든 마음을 몰입하게 하며 깊숙하게 몰입하게 한다.

배우 이상희와 안소희는 무대 위에서 모든 역할을 오롯이 해낸다. 이야기가 끝난 후에 그 시대를 전화하는 무대 세팅까지도 두 사람이 해낸다. 이야기를 마친 후, 마무리되지 않은 감정을 서로의 포옹으로 녹여내고, 완전한 암전이 아닌 상태에서, 또 서둘러 세팅을 변경해야 하는 조급함이 아닌, 서서히 움직이는 두 사람의 모습은 시대를 거스르는 퍼포먼스처럼도 느껴진다. 이상희가 안소희에게 신발을 신겨주며 그토록 다리를 여러 번 쓰다듬으며 마음을 담아낸 그 손에 마음이 있다. 그때 그 선택을 한 그들을 쓰다듬는 오늘의 마음이 말이다. 두 배우로 인해 1593년부터 2025년 이후까지의 마음들이 무대 위에서부터 관객에게까지 오롯이 가닿는다.

'그때도 오늘2: 꽃신'을 집필한 오인하 작가는 "가장 개인적인 선택의 순간도 누군가, 혹은 무언가에 대한 연대와 사랑을 기반으로 한다면, 이야기 속 인물들이 조금은 덜 고됐을까요. 다가올 시대마다 사건마다, 우리와 다음 세대 모두 조금은 덜 고되길 바랍니다"라고 작품에 담긴 마음을 전했다.

또한 민준호 연출은 "여전히 그때 그 시절을 제대로 볼 순 없지만, 그때 그곳에 계셨을 힘든 여러 분들을 기리듯 상상해 보며 돌아와 다시금 현재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반복해 봅니다. 앞으로도 계속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며 "기억해야 할 수많은 그때를 상상해 보시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라고 작품에 담긴 바람을 이야기했다.

연극 '그때도 오늘2: 꽃신'은 지난해 12월 16일 개막해 오는 2월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NOL 서경스퀘어'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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