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MRI 검사, 전자파 걱정 없을까
기초지원硏 포함 국제 연구팀, 고자기장 MRI 안전성 검증 가이드라인 개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장비의 성능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과거 장비의 성능은 1.5T(테슬라·1T는 약 1만 가우스로 지구 자기장의 약 2만 배)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3T에 달하는 장비를 흔히 볼 수 있다. 연구용으로는 7T를 상회하는 모델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만큼 강력한 장비가 만들어내는 전자파가 인간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왔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기초연)은 오석훈 기초연 연구장비운영부 연구원을 포함한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전 세계 총 26명의 MRI 연구자들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이 MRI 전자파 안전성 검증을 위해 개발한 연구지침서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성과는 국제자기공명의과학회(이하 ISMRM)로부터 공인받았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인체 전자파 노출에 대한 우려없이 고자기장 MRI를 활용하여 초고해상도 영상 실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고성능 MRI를 이용하면 미세한 병변을 쉽게 찾을 수 있어 각종 질병 진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통상 3T 이상의 초고자기장 MRI 환경에서 얻을 수 있다. 다만, 자기장이 세질수록 인체에 노출되는 전자파의 영향도 자기장 증가의 제곱에 비례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전문가들은 시중에 널리 쓰이는 MRI는 이러한 전자파 영향을 고려, 충분히 안전한 조건에서 영상을 촬영하고 있으므로, 대부분은 우려할 부분은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다만, 동급 또는 더 높은 자기장의 MRI를 연구용으로 사용하는 경우, 신제품 개발 등이 이뤄질 경우 내부 장치인 고주파(Radio-frequency, RF) 발생장치, 전자회로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등을 충분히 고려해 설계해야 하며, 이때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이를 체계적으로 대비해 예방할 수 있는 지침 등이 없어, 전자파 영향을 검증할 수 있는 연구지침서 개발의 필요성이 꾸준히 요구돼 왔다.
이번에 국제 연구팀은 개발한 연구지침서는 일종의 모범사례를 정리해 발표한 것이다. 3T급 이상의 고자기장 MRI에서 영상 신호의 발생․수신을 담당하는 고주파 발생장치가 인체 전자파 노출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조건들을 이론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검증하기 위한 실험적 경험을 반영해 작성했다.
고주파 발생장치에 대한 전자기장 시뮬레이션은 물론, 시뮬레이션 후 전자파 흡수율로 표현되는 온도 영상화를 통한 검증 실험 등 전자파 노출로부터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기술적인 방법들을 이론적․실험적으로 분석해 제시하고 있어 관련 연구자들에게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지침서 발표는 MRI 관련 핵심적인 선행연구 결과를 보유한 26명의 저자들이 전자파의 발생 요인 및 안전성 검증 관련 기존 연구결과를 집대성한 성과다. 기초연 오석훈 연구원은 MRI 전자기장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후 동일한 조건으로 전자파의 안전성을 실증하는 역할을 맡았다. 현재 국내에는 3T MRI의 보급률이 높은 편으로, 일반 병원 등에서 주로 쓰인다. 연구용으로 주로 쓰이는 7T 이상의 MRI는 기초연을 포함해 현재 국내에 총 3대, 세계적으로 약 100대 정도가 운영 중이다.
국제 공동연구팀은 향후 전자파의 영향을 줄일 수 있는 기술적인 모범사례들을 더욱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과 함께, 전자파의 피해로부터 실질적으로 인체를 보호할 방안 마련을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오석훈 연구원은 “고자기장 MRI에서 전자파 안전성 검증에 필요한 기준을 제시한 것”이라며 MRI 영상 연구의 대중화는 물론, 잠재적 위험을 체계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