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안나' 수지 "내 안의 '유미'를 찾으려고 노력 했어요"

"기사도 많이 나오고, 반응이 좋기도 하고, 주변에서도 재미있다는 연락들이 꽤 오고 있어요. 일단 기분이 좋고, 궁금한 내용을 물어보는 사람들도 많아서 스포를 해줄까 말까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어요."
'국민 첫사랑'이던 수지가 달라졌다. 여전히 사랑스러운 미모와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매력으로 무장했지만, 그 내면은 전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거짓으로 점철된 위태로운 삶을 살아가는 '안나'로 돌아온 수지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지난 24일 첫 공개된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는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정한아 작가의 소설 '친절한 이방인'을 원작으로 하며, 영화 '싱글라이더'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이주영 감독이 각본 및 연출을 맡았다.
최근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수지는 "작품이 결정되기 전에 감독님의 작품을 본 적이 있다"라며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는 누가 썼는지 보지 않고 편견 없이 읽었는데, '싱글라이더' 감독님이 집필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특유의 분위기가 작품에도 잘 담긴 것 같다고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대본을 받은 순간을 회상했다.
특히 수지는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작품에 대해 '묘한 자신감'이 있었다는 말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궁금증을 자극했던 상황이다. "대본을 보고 너무 욕심이 났다"라는 수지는 "'내가 해야 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심장이 뛰었다. 물론 한편으로는 할 수 있을까 이런 걱정도 있지만, 막연한 자신감이 생겼고,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결정을 하고, 그거에 대한 결과를 내가 만들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다. 유미에 이입해서 보다 무모해진 것 같다"라고 답했다.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준비했는지 묻자 수지는 "내가 느꼈던 유미의 안쓰러운 상황을 시청자들도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런 유미의 불안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나한테도 찾아보고, 주변의 자문도 구하고, 한 사람의 인생이 인생이 이렇게 될 수 있구나 하는 부분에 특히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먼저 수지는 "유미와 저의 삶은 다르지만, 유미의 불안감을 이해하기 위해 저를 많이 돌아봤다. 똑같지는 않더라도 모든 사람들은 이러한 경험을 하는 것 같다"라며 "특히 터미널 신은 찍으면서 연습생 때가 많이 생각났고, 드라마에서 엄마한테 미안하다며 인사를 하고 불이 꺼지는 장면을 촬영할 때도 기분이 되게 이상했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모두 안에 유미가 있다는 생각으로, 내 안의 유미를 찾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이 도움이 됐던 것 같다."
또한, 수지는 이주영 감독과는 "유미가 나빠보이지 않고, 공감할 수 있으려면 무엇을 표현해야 하고 놓쳐서는 안 될 것이 뭘까 고민을 같이 나누었다. 유미가 잘했고, 잘못했다는 이야기로 가는 것이 아니라 이 여자의 인생 자체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라며 함께 캐릭터를 완성해갔다고 전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완성된 <안나>가 베일을 벗었고, 수지를 향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고등학생의 말간 얼굴부터, 아르바이트로 치열한 20대, 그리고 '안나'로서 살아가고 있는 30대까지 시간이 흘러가는 다양한 얼굴을 보여준 것은 물론, '유미'로서의 삶과 '안나'로서의 삶이 극과 극에 달하는, 1인 2역에 가까운 연기까지 펼치며 원톱 주인공으로서 가치를 증명했다.
수지는 "유미의 어린 시절이 공감이 되어야 안나가 됐을 때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린 시절 모습에 대해 특히 고민했다"라며 "유미는 어렸을 때부터 칭찬도 많이 받고 자랐는데, 그렇게 자신이 특별하다고 느꼈던 애들은 나중에 보잘 것이 없다고 느껴지면 취약성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왜 이런 삶을 살게 됐을지, 이 여자의 삶을 우리가 그렇게 만들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이해해 보려고 했다"라고 전했다.
실제 유미가 처음 좌절을 겪게 되는 것은 학교 선생님과의 연애가 들통나면서다. 잘못된 연애를 했다는 것보다도, 상대가 거짓말로 위기를 넘기려 하는 모습에 상처를 받게 된다. 수지는 "유미의 주변에는 이런 사람들이 참 많고, 영향을 많이 받았겠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이 사람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하고 유미는 배신감은 물론이고 모멸감, 수치심을 겪는다. 유미의 인생에서 가장 큰 사건이 된 거죠"라고 말했다.

선생님과의 연애가 발각된 이후, 도망치듯 떠나온 서울에서 유미는 대학교 입시에 실패하게 된다. 하지만 가족들에게는 대학에 합격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이후 같은 하숙집에서 생활하는 지원(박예영)에게도, 지원을 따라 들어가게 된 교지 편집부에서도, 그리고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거짓말을 이어간다.
수지는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지 못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초반의 거짓말은 나라도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솔직하게 이야기를 못 했을 것 같다"라면서도 "그 뒤로는 있어 보이고 싶었고, 자신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기 위해 이야기를 하는 그런 것들로 생각이 됐다"라고 말했다.
사실 유미에게 의아하다고 느낄 수 있는 것은 부모님으로부터, 또 주변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랐음에도 강한 결핍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수지는 "유미의 현실과 이상의 간극이 크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위치와 다른, 충족시켜줄 수 없는 가난이 유미에게 가장 큰 결핍이었던 것 같고, 주변에서 보고 자라온 것들이 허영심을 키운 것 같다"라는 생각을 전했다.

그렇게 가짜 대학생이 되어 생활을 하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아버지의 죽음은 그에게 다시 '원래의 유미'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유미는 "그동안 미안했어, 이제는 열심히 살아볼게"라며 다짐하고,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삶을 살아간다. 수지는 "유미가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는 모습에서는 정말 출근했다는 생각으로, 퇴근을 바라는 마음으로 했다"라며 "실제로 유미의 얼굴이나 상태가 고단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잠을 안 자고 가거나 피곤한 상태를 만들어 가기도 했다"라고 회상했다.
[인터뷰②] 수지 "10대→30대? 나이보다 '안나'의 감정 변화에 신경 썼다" 기사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