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L 미디어데이 / 사진: SLL 제공

JTBC스튜디오가 'SLL'로 사명을 바꾸고 K콘텐츠의 글로벌화에 앞장선다.

19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SLL의 첫 미디어데이 'Let's LuluLala' 행사가 열려 SLL 정경문 대표이사를 비롯해 박준서 제작1본부장, 최재원 앤솔로지 스튜디오 대표, 이재규 필름몬스터 감독, 변승민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대표, 최재혁 전략실장이 참석했다.

국내에선 'SKY캐슬', '부부의 세계' 제작사로 유명한 JTBC스튜디오는 최근 사명을 'SLL'로 바꾼 후 새 출발을 알렸다. 이미 할리우드 제작사 'wiip'을 비롯해 드라마 하우스, 앤피오엔터테인먼트 등 총 15개의 레이블을 흡수한 SLL은 사명 변경과 함께 글로벌 시장 도약을 예고했다.

이날 행사 첫 순서로 정경문 대표이사가 나섰다. JTBC스튜디오에서 SLL로 사명을 변경한 이유에 대해 정경문 대표는 "한국 1등 제작사가 세계 1등 제작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이런 성취를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모든 사업구조, 기업 DNA를 바꾸고 있고 그런 성과들이 하나씩 나오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JTBC스튜디오는 저희에게는 정말 고마운 회사명이다. 하지만 우리는 JTBC 채널에 방송되는 드라마를 만드는 제작사 수준을 훨씬 넘었다. 글로벌 탑티어 제작사가 되어보고자 하기에 사명을 바꾼 것"이라며 "지금까지의 성취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과감한 도전의지가 사명 변경에 담겨 있다. 장르, 플랫폼을 넘나들며 글로벌 팬덤을 만드는 스튜디오, 지금껏 본 적 없는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스튜디오가 우리가 그리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순서로 SLL 박준서 제작1본부장, 최재혁 전략실장을 비롯해 소속 레이블 대표와 감독이 참석해 K콘텐츠 생태계 변화와 비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이재규 감독은 최근 세계적으로 K드라마 흥행이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이 감독은 "가장 먼저 한국인들이 크리에이터부터 수용자까지, 이야기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한 단어로 말하자면 '뜨거움이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습득력이 강하다는 강점이 있다. 교육적, 문화적, 기술적으로도 그렇고 선진 사례를 금방 습득하고 체화해서 좋은 콘텐츠로 만든다. 이야기의 보고라고 할 수 있는 웹툰이나 웹소설도 도전적이고 신선하고 재밌다는 점도 한국 시장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며 "게다가 이미지나 영상을 좋아하는 얼리어답터들이 많다. 그런 전반적인 이유로 인해 창작 집단이나 수용자나 이야기를 소화하는 수준이 높은 것 같다"고 부연했다.

변승민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대표는 SLL의 작업 환경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그동안은 혼자서 고민을 했었다고 한다면, 이젠 프로 축구팀이 된 것 같다. SLL에 속한 플레이어들이 작품을 만들면서 서로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 안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새로운 비전이 뭘까'라는 설렘을 준다는 게 이 조직의 긍정적인 면"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동안 한국에서는 브랜드로서 콘텐츠에 대한 신뢰를 줬던 회사가 아직 없었던 것 같다. 여기 있는 구성원들과 함께 세계 시장 그 이상으로 우리만의 브랜드를 선보이고, 시청자들도 믿고 선택할 수 있는 포지셔닝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가운데, 최재원 앤솔로지 스튜디오 대표는 극장 영화 산업 회복에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2년간 팬데믹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산업이 극장을 중심으로 한 영화 산업이 아닐까 싶다"며 '한국 영화가 많이 발전했지만, 팬데민 2년 동안, 그간 15년의 성장을 다 까먹은 수준이다. 일상을 회복하게 된 것처럼 영화 산업도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OTT를 통한 영화 소비가 습관처럼 되기는 했지만, 우리가 극장에서 느꼈던 여타의 감정, 감동이 남아 있다고 생가한다. 확실한 건 OTT가 극장의 완벽한 대체재가 아니라는 점이다. 보완재 관계다"라며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영화 산업을 통한 창작 기반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정경문 대표는 SLL을 두고 "이렇게까지 줄기차게 망가지고 있는데 이렇게까지 줄기차게 투자 확대하는 회사는 없다"며 창작자를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의 정신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저는 아직도 제작진에게 '당신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라'고 한다. 그러다 보면 시청률 측면에서 망작이 나오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작품이 OTT에서는 굉장히 성적이 좋다. 반대 경우도 있다"며 "급격하게 변하는 환경 속에서 어떤 기준점을 맞춰야 할지 저희도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있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창작자가 하고 싶은 걸 하게 만들어주는 게 중요한 미덕이라고 생각한다"고 기업의 성장 동력을 언급했다.

특히 일본과 동남아를 1차 타깃으로 해외 제작 거점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한 정 대표는 "올해 총 35개 타이틀의 콘텐츠를 내놓을 예정이며, 오는 2024년까지 누적투자 총 3조 원 규모, 해외 매출 비중을 넓혀 24년도에는 연 2조 원 이상의 매출 규모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목표를 덧붙였다.



한편, SLL은 최근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 '서른, 아홉', '기상청사람들', '그린마더스클럽', '나의 해방일지' 등을 선보였으며, 올 한해 '인사이더', '재벌집 막내아들', '안나라수마나라', '종이의집 공동경제구역', '수리남', '거미집'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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