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 시간보다 더 큰 걱정은? 겨울철 주행거리 감소

전기차 오너는 '겨울철 주행거리 감소'를 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았다. 긴 충전 시간, 장거리 주행 때 추가 충전, 충전 요금 상승도 주요 단점으로 지목해 대부분이 충전 관련 항목에 집중됐다. 반면 차량 크기, 배터리 효율 저하, 차량 품질, 사후서비스(AS)에 대한 지적은 비교적 낮았다.

자동차 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에서 전기차 새 차 구매자에게 운행 경험을 종합했을 때 전기차의 단점은 무엇인지 묻고 국산차와 수입차로 나눠 비교했다고 8일 밝혔다.

그래픽 =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배터리 외 성능·서비스 지적 비율은 훨씬 낮아

전기차의 최대 단점은 사용자 5명 중 1명꼴(20%)로 '겨울철 주행거리가 짧아진다'였다. 기온이 내려가고 난방 기능을 사용하면 전기차는 주행거리가 10~20% 이상 저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실제 운행 경험자에게는 최대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그다음으로 흔히 전기차 보급의 걸림돌로 꼽히는 충전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15%), 추가 충전 없이 장거리 주행이 어렵다(14%)가 지적됐다. 충전 요금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충전소(개수)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각각 13%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전기차의 단점 톱5 모두가 배터리 관련 내용이며, 그중 4개가 충전과 관련된 항목이었다. 겨울철 주행거리 감소를 꼽은 비율이 가장 많다는 점은 이와 관련된 정보가 사용자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예상보다 빠른 주행 가능 거리 감소에 운전자가 당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그 밖의 성능이나 서비스를 단점으로 지적한 비율은 낮았다. 차량의 크기가 작다 5.7%, 시간이 지날수록 배터리 효율이 떨어진다 4.4%, 차량 품질이 불안하다 3.9%, AS가 용이하지 않고 비용이 비싸다 3.7% 등이었다. 고속 주행 시 속도 제한, 타이어 성능 등의 단점에 대한 지적은 2% 이내로 미미했다.

국산은 차량 크기, 수입은 AS에 불만 많아

국산과 수입차 사용자별 응답을 비교한 결과 충전소 부족, AS 등 일부 항목에서 매우 큰 차이가 나타났다. 국산차 오너가 겨울철 주행거리 감소를 단점으로 가장 많이 꼽은 데 비해 수입차 오너는 충전소 부족을 더 많이 지적했다. 특히 충전소 부족 문제는 수입차 오너의 19%가 지목해 국산차(11%)와의 차이가 8%로 가장 컸다. 그 이유는 국내 수입 전기차의 대부분(약 80%)을 차지하는 테슬라에서 찾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 주도로 전국 주요 고속도로 휴게소에 설치된 초급속 충전시스템(e-pit)에 테슬라는 참여하지 않는 등 이용 가능한 충전소 수에서 국산차에 밀리기 때문이다.

AS를 단점으로 꼽은 비율(국산 2% vs 수입 8%)도 차이가 컸는데 이 원인 또한 테슬라에 있다. 테슬라는 공식 정비센터 수가 적고 비용도 비싸다는 평가다. 다른 브랜드와 달리 비대면 AS 방식을 활용해 만족도가 수입차 평균에 훨씬 못 미쳤다.

이 밖에도 차량의 크기를 단점으로 지목한 비율(국산 7% vs 수입 1%)은 국산이 훨씬 많았는데 이는 국산이 소형차 모델 위주로 구성돼 있음이 반영된 결과다.

충전 계통의 여러 문제는 기존 자동차와 달리 배터리 구동 방식을 사용하는 전기차가 극복해야 할 태생적 약점이다. 성능과 인프라의 지속적인 개선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기대와는 아직 거리가 있어 보인다. 저온에서 난방 기능 사용에 따른 주행거리 감소는 내연기관 차에도 미미하게 있지만 전기차의 경우 사용자들이 예상한 수준을 넘어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기차가 대세임은 분명하지만 소비자의 인정을 받기까지 아직 할 일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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