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엑소시즘 소재의 독특한 블랙 코미디, 영화 ‘스윈들러’
‘검은 사제들’, ‘사자’ 등 악령을 쫓는 의식인 ‘구마’를 소재로 한 한국 영화가 속속 제작되는 가운데, 지금까지 제작된 영화와는 결이 다른 또 하나의 엑소시즘 영화가 찾아온다. 가짜 신부의 구마 사기극을 담은 영화 ‘스윈들러’다.
허랑방탕한 생활을 해온 도진은 빚을 갚기 위해 ‘김 신부’라는 가짜 구마 사제 흉내를 내기로 결심한다. 한 식당에서 우연히 구마 의식을 위해 큰 돈을 내겠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손쉽게 목돈을 손에 넣은 ‘도진’은 이후 외국인 동업자를 구매 본격적인 사기 구마를 시작하고, 승승장구하는 ‘도진’에게 사이비 교회의 ‘장 목사’가 동업을 제안한다.
도진과 장목사가 신도들의 돈과 마음을 쓸어 담던 어느 날, 과거 ‘도진’에게 속았던 ‘윤희’가 눈앞에 나타나고, 도진의 사기가 드러날 위기에 처하는데…. 과연, 사기꾼 도진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영화 ‘스윈들러’는 빚을 갚기 위해 가짜 구마 사제 행세를 하던 ‘도진’이, 사이비 교회의 ‘장 목사’와 함께 신도들을 속이기 위한 더 큰 사기를 준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엑소시즘 코미디다.
‘가짜 구마’와 ‘사이비 교주’라는 독특한 소재의 영화는 이탈리아 최초의 국제 독립 영화제인 ‘로마 독립 영화제’ 수상을 비롯, 다양한 해외 영화제에 초청받는 등 주목을 받았다. 실제 ‘악마마저 고개를 저을 가짜 신부님의 기괴한 사기극’이라는 소재는 영화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를 잔뜩 올려놓는다.
하지만 영화는 기대가 너무 커서인지 유쾌한 웃음을 마냥 짓게 하진 않는다. 가짜라고는 하지만 다루기 민감한 ‘종교’와 묵직한 사회 문제를 비꼰 영화는 다소 아슬아슬하고 씁쓸하게 느껴진다.
샘, 장 목사, 윤희 등 도진의 사기에 연루된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의 챕터로 사용하며, 사이비 종교의 허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영화 ‘스윈들러’. 처음에 기대했던 호쾌한 웃음은 아니지만, 우리 사회의 불편한 민낯을 멋들어지게 풍자한 블랙 코미디 ‘스윈들러’는 오늘 개봉(10월 8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