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가성비·가심비 다잡은 '르노삼성, XM3'
프리미엄 디자인 SUV '르노삼성자동차(이하 르노삼성) XM3'를 만났다. 이 모델은 SUV의 장점인 넉넉한 공간, 높은 전고가 주는 강인함은 물론 세단과 같은 편안한 승차감과 차급을 넘어서는 편의 사양 등이 특징이다.
초반 반응은 폭발적이다. 지난달 21일부터 금일까지 누적 사전 계약 1만대를 돌파해 르노삼성의 역대 모델 중 최단 신기록을 세웠다. 올해 내수 판매 목표는 4만대로 한 달도 안돼 25%를 달성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내수 심리 위축을 생각하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전 계약 고객의 연령대는 더욱 흥미롭다. 트렌드에 민감한 2030세대 비중이 43% 이상이었다. 이는 프리미엄 디자인과 새로운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 그리고 젊은 고객을 겨냥한 합리적인 가격 등이 가성비 뿐만 아니라 가심비까지 생각하는 2030세대에 통했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XM3는 쌍용차 티볼리를 비롯해 현대차 코나, 기아차 셀토스 그리고 가장 최근 출시된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까지 다양한 모델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매우 치열한 소형 SUV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게 된다. 후발 주자이지만 스펙과 가격을 보면 결코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아 명승부가 예상된다.
외관은 르노삼성의 패밀리룩을 계승해 역동적인 아름다움을 담아냈다. 세단의 부드러움과 유연함을 기반으로 지상고를 높이고 대형 18인치 휠을 장착해 역동성을 가미했다. 특히 동급에서 코나를 제외한 1570mm의 꽤 낮은 전고에도 최저지상고를 186mm까지 높이며 세단처럼 날렵하면서도 SUV의 실루엣을 연출했다.
전면부는 범퍼까지 이어진 르노 특유의 'C'자형 LED 주간주행등으로 뛰어난 시인성을 발휘하고, LED 퓨어 비전 헤드램프는 야간 주행의 안전성을 높임은 물론 정교하게 디자인해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냈다. 측면부는 루프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라인을 패스트백 스타일로 과감하게 떨어트려 고급 스포츠 쿠페와 같은 모습을 연출한다.
해치백 타입 트렁크 라인은 적절한 공간까지 놓치지 않은 프로포션을 완성한다. 또한, 2단 트렁크 플로어와 툴 박스로 구성된 트렁크 용량은 최대 513리터를 제공해 활용도 면에서도 아쉽지 않은 수준이다. 테일램프는 QM6와 유사한 모습이지만 좌우측 램프를 가로로 연결한 라인을 추가해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실내는 간결하고 세련됐다. 특히 세로형 플로팅 타입의 이지 커넥트 9.3인치 디스플레이와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이 눈에 띈다.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디스플레이는 르노삼성 라인업에 적용된 대형 사이즈에서 변화를 주어 가독성과 시인성을 모두 충족시킨다. 특히 272㎠로 동급 최대의 실면적 사이즈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터페이스가 개선돼 만족스러운 성능을 발휘한다.
디지털 계기판은 내비게이션을 보여주는 '맵인 클러스터' 기능이 탑재돼 운전자가 시야를 분산하지 않고도 운전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SK텔레콤 T-맵을 이용한 완전 통신형 커넥티드 내비게이션을 탑재해 스마트폰 테더링 없이 서버로부터 최신 정보 업데이트와 맴 스트리밍이 가능해 편리하다. 주행 모드에 따라 다양한 그래픽도 전달해 각각의 모드에서 높은 시인성과 다채로움을 만날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은 그립감이 좋으며, 시트는 가죽 소재로 마감돼 있어 착좌감이 뛰어나다. 사용자의 편리성을 개선한 센터페시아 피아노 스위치, 스마트폰 무선 충전 장치를 포함한 넉넉한 수납공간, 전자식 파킹 브레이킹, 센스 있는 공간 활용을 위한 사이드 포켓은 편안하고 안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2열 시트는 전장 4570mm, 전폭 1820mm, 전고 1570mm, 축거 2720mm의 차체 크기로 성인 3명이 탑승하면 레그룸과 헤드룸이 넉넉하다. 동급 경쟁 모델과 비교해 전고를 제외한 대부분 스펙이 앞선다. 특히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의 경우 티볼리, 코나 보다 120mm가 길고 셀토스, 트레일블레이저와는 각각 90mm, 80mm 여유롭다.
파워트레인은 배기량과 출력, 토크에 따라 고성능 TCe 260과 연비 위주 1.6 GTe 등 2가지 가솔린 엔진으로 구성됐다. 시승 모델은 TCe 260 RE 시그니처 트림이다. 먼저 신형 TCe 엔진은 르노그룹과 다임러가 공동 개발한 4기통 1.3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향후 르노그룹의 주력으로 자리할 핵심 엔진이다. 다임러의 벤츠에선 A180, A200, CLA 등에서 적용되고 있다.
신형 TCe 260 엔진은 실린더 헤드와 직분사 인젝터를 수직 장착한 델타 실린더 헤드를 특징으로 성능은 물론, 경제성 측면에서도 흠잡을데 없는 고효율성을 자랑한다. 여기에 게트락社의 7단 습식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맞물리며 주행 감성을 끌어 올렸다. 전 트림 기본 사양으로 제공되는 패들 시프트와 함께 최고출력 152마력, 최대토크 26.0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복합 연비는 13.2km/L(도심: 11.8km/L, 고속: 15.3km/L, 18인치 기준)이다.
이번 시승은 서울 잠원동에서 경기도 양평까지 구간에서 경험했다. 운전을 위해 탑승을 했더니 시트가 편안하게 몸을 감싸주고 조절이 자동이라 편리하다. 이후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역시 가솔린 엔진이라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음이 거의 없어 조용하다.
천천히 주행을 시작했다. 에코, 스포츠, 마이센스 등 3가지 주행 모드 중 에코로 선택하고 시속 60~80km로 주행했다. 주행해보니 시속 80km 정도의 속도에서 진동과 소음이 거의 없으며 승차감도 부드럽고 안정적이다. 가속페달을 서서히 밟으면 가속도 매끄럽다. 이후 곡선 주로에서는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 없이 잘 잡아주어 안정적이다. 오르막길에서는 힘이 더디지 않게 올라가며 과속 방지턱도 흔들림 없이 부드럽게 넘어간다. 특히 차체가 높아지면서 더 넓은 전방 시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안한 주행이 가능했다.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시속 80~100km까지는 서서히 가속 페달을 밟으면 힘 있게 나간다. 스티어링 휠은 묵직해 안정적이다. 고속 곡선 구간에서도 안정적인 밸런스를 유지시켜주어 차체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잘 잡아준다. 스포츠 모드로 시속 100km 이상에서는 힘이 부족하지 않다. 스티어링 휠의 조향감도 만족스러우며, 꾸준하게 속도를 올리면 그 과정도 답답하지 않다. 특히 스포츠 세단에 준하는 고속 주행 실력과 속도를 올릴수록 도로를 움켜쥐는 듯한 안정감은 인상적이다. 제동력도 부족함이 없다. 시속 100km 이상 고속에서는 엔진음과 풍절음(차와 바람이 부딪쳐 나는 소리)이 들어온다. 하지만 부담스러울 정도가 아니라 일상 주행에는 무리가 없다.
차선이탈방지 보조시스템(LKA)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도 경험했다. 차선이탈방지 보조시스템은 시속 60km 이상 주행 시 쓸 수 있는데, 차량이 차선을 벗어나려 할 때 운전대 진동을 통해 경고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앞차와의 간격에 따라 부드럽게 감·가속을 반복했다. 레벨 2단계의 반자율주행이 절반 빠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아쉬움은 남지만, 가격 대비 성능에서 모든 것들이 상쇄된다.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XM3의 부가세 포함한 판매 가격은 1.6 GTe가 SE 트림 1719만원, LE 트림 1939만원, LE Plus 트림 2140만원이며, TCe 260은 LE 트림 2083만원, RE 트림 2293만원, RE Signature 트림 2532만원이다.(개소세 1.5%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