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차 '더 뉴 그랜저', 성공을 새롭게 정의하다
30년 전 부의 상징에서 현재 성공의 상징으로 탈바꿈하며, 성공을 새롭게 정의한 '현대차, 더 뉴 그랜저'를 만났다. 기존의 룰을 깨고 새로운 성공의 방정식을 써 내려가는 이 시대의 30~40대 리더들이 선택한 차라는 광고 콘셉트인 더 뉴 그랜저는 6세대 그랜저의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첨단 신사양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초반 반응은 폭발적이다. 지난 4일부터 18일까지 영업일 기준 11일간 진행된 사전 계약에서는 3만2179대의 계약을 달성했다. 종전 기존 6세대 그랜저가 가지고 있던 국내 사전 계약 최다 실적을 갈아치운 것으로, 더 뉴 그랜저는 기존 6세대 그랜저가 사전 계약 14일간 기록했던 2만7491대를 4688대 차이로 훌쩍 넘어섰다. 이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기존 풀체인지 모델을 뛰어넘은, 한국 자동차 산업 역사상 전무후무한 대기록이다.
더 뉴 그랜저는 3년 만에 선보이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차량 크기가 커지는 신차급으로 변화했다. 전장은 4990mm로 기존 보다 60mm 늘어나며 웅장해졌다. 휠베이스(축간거리)와 전폭은 기존 대비 각각 40mm, 10mm 늘어난 2885mm와 1875mm로 성인이 탑승하면 헤드룸과 레그룸이 넉넉하다. 특히 뒷좌석 레그룸은 다리를 꼬고 앉아도 불편하지 않을 만큼 여유롭다. 트렁크 공간은 골프백 4개가 들어가며 자동으로 여닫힌다. 뒷좌석은 폴딩되지 않는 대신 스키스루가 적용됐다.
외관은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재탄생됐다. 전면부는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LED 헤드램프, 주간주행등(DRL)이 일체형으로 구성돼 세련되고 미래지향적이다. 주간주행등으로 적용된 '히든 라이팅 램프'는 시동이 켜 있지 않을 때는 그릴의 일부이지만 시동을 켜 점등하면 전면부 양쪽에 별이 떠 있는 듯한 모습을 나타낸다. 범퍼 아래와 양쪽의 흡기구 역시 마름모 패턴을 넣어 일관성을 표현했다.
측면부는 풍부한 볼륨감과 세련된 캐릭터 라인이 조화를 이뤘으며, 기존 디자인을 계승 발전한 후면부는 더욱 얇고 길어진 테일램프를 통해 와이드하면서 동시에 낮고 안정적인 인상을 준다.
기존 모델 보다 고급스럽고 세련된 실내는 넓고 길게 뻗은 수평적 디자인으로 마치 고급 라운지에 앉아있는 듯한 인상을 구현했다. 인체공학적인 플로팅 타입의 전자식 변속버튼(SBW)도 달라진 점이다. 또한, 고급 가죽 소재가 적용된 센터콘솔, 64색 앰비언트 무드 램프와 현대차 최초로 탑재된 터치식 공조 컨트롤러 등이 고급스러운 감성을 극대화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진화했다. 동급 최고 수준의 12.3인치 클러스터(계기판)와 12.3인치 모니터는 경계가 없는 심리스 형태로 배치했다. 클러스터는 주행에 필요한 각종 트립 정보 등을 운전자로 하여금 확인할 수 있으며, 모니터는 가벼운 터치만으로도 조작이 가능해 편리하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과 컵홀더 등 소지품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곳곳에 마련돼 편의성과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스티어링 휠은 그립감이, 가죽 시트는 착좌감이 좋다. 시트 조절은 자동이라 편리하다.
현대차가 신규 개발한 그래픽과 사용자 인터페이스인 '아쿠아(AQUA) GUI'도 처음 적용된 것도 특징이다. 새 GUI는 블루 컬러 라이팅을 통해 투명하고 아늑한 바다의 느낌을 재현했으며, 홈 화면을 비롯해 모든 메뉴에 일괄 적용된다. 또한, 내비게이션 자동 무선 업데이트(OTA), 카카오 i 자연어 음성인식 등을 지원해 더 직관적이고 편리한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한다.
최첨단 편의 사양도 대폭 보강했다. 현대차 최초로 적용한 공기청정 시스템은 미세먼지 감지 센서와 마이크로 에어 필터로 구성됐다. 미세먼지 감지 센서는 실내 공기질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현재 차량 내 공기 오염 수준을 매우 나쁨, 나쁨, 보통, 좋음 네 단계로 알려주며, 초미세먼지(1.0~3.0㎛)를 99% 포집할 수 있는 마이크로 에어 필터는 차량 내 공기를 깨끗하게 만들어주어 운전 내내 쾌적하다. 그뿐만 아니라 2세대 스마트 자세제어 시스템도 적용돼 장시간 주행 시 럼버 서포트(허리 지지대)를 네 방향으로 자동 작동시켜 척추 피로를 풀어준다.
더 뉴 그랜저는 2.5 가솔린, 3.3 가솔린, 2.4 하이브리드, 3.0 LPi 등 총 네 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판매된다. 시승 모델은 3.3 가솔린이다. 이 모델은 3.3리터 GDi(직접분사)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35.0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복합 연비는 9.6km/ℓ(도심: 8.3km/ℓ, 고속도로: 11.7km/ℓ / 19인치 타이어 기준)이다.
운전을 위해 탑승을 했더니 시트가 편안하게 몸을 감싸준다. 이후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역시 가솔린 엔진이라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음이 거의 없어 조용하다.
주행 모드는 스마트, 에코, 컴포트, 스포츠 등 4가지가 있다. 특히 스마트 모드는 운전자의 주행 성향을 분석해 각각의 도로 사정에 맞게 변경된다. 컴포트 모드로 선택하고 천천히 주행을 시작했다. 시속 60~80km로 주행해보니 시속 80km 정도의 속도에서 진동과 소음이 없고, 승차감은 편안하다. 스티어링 휠은 고 배기량 엔진과 어울리는 R-MDPS(랙 구동형 전동식 파워스티어링)를 적용해 조향이 기존 모델 보다 직관적이고 민첩하다. 오르막길에서도 힘이 더디지 않게 올라가며 요철을 넘을 때는 불쾌한 느낌이 전혀 없다. 차선 변경 시에는 후측방 모니터(BVM)가 장착돼 운전자가 방향 지시등을 켜면 후측방 영상을 계기판에 표시해주어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시속 80~100km까지는 서서히 가속 페달을 밟으면 힘 있게 치고 나간다. 또한, 저속은 물론 고속 주행에서도 정숙하다. 더 뉴 그랜저는 19인치 휠 공명기를 적용하고, 후면 유리 두께 증대와 뒷좌석 차음유리 확대 적용, 하체 보강 등을 통해 개선된 실내 정숙성을 확보했다. 덕분에 시승 내내 조용하고 편안한 승차감을 즐길 수 있다. 코너에서는 서스펜션이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시켜 주어 언더스티어가 거의 나지 않는다. 이후 주행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선택하고 시속 100km 이상 고속으로 주행해보니 사운드와 응답성이 달라진다. 가속력은 폭발적이진 않지만 원하는 만큼 반응해 만족스럽다. 서스펜션은 단단하고 브레이크도 민첩하게 반응해 안정적이다.
고속도로 뿐만 아니라 자동차 전용도로까지 확대 적용된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도 작동했다.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아도 상황에 따라 1분가량 시스템이 유지되면서 차량이 가속과 제동, 조향을 보조해준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교차로 대향차(FCA-JT) 기술도 현대차 최초로 탑재됐다. 이 기술은 교차로에서 좌회전할 경우 마주 오는 차량과 충돌하지 않도록 위험을 방지해준다. 그뿐만 아니라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PCA), 안전 하차 보조(SEA),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RSPA) 등을 탑재했다.
더 뉴 그랜저의 부가세 포함한 판매 가격은 2.5 가솔린 3294~4108만원, 3.3 가솔린 3578~4349만원, 2.4 하이브리드 3669~4489만원(세제혜택 후), 일반 판매용 3.0 LPi 3328~3716만원이다. 가솔린 및 하이브리드 모델의 트림별로는 프리미엄 3294~3669만원, 익스클루시브 3681~4012만원, 캘리그래피 4108~4489만원이다.(※ 개별소비세 3.5%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