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10명 중 3명, 학교 성교육 '도움 안 돼!'…성 지식에 대한 정보 경로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청소년의 성 지식수준과 정보 획득 경로, 학교 성교육 만족도·수요 파악을 위해 실시한 '청소년 성교육 수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중학생은 스스로 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 지식수준은 높지 않아 그 격차가 크게 나타났고, 이는 여학생보다 남학생에서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스스로 성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정도(10점 만점)를 조사한 결과, 남학생은 평균 7.28점, 여학생은 평균 7.26점으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청소년 응답자의 51.1%는 '학교 성교육 외'에서 성 지식과 정보를 얻고 있다고 답했다. '학교 성교육'을 통해 성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얻는다는 응답은 48.9%였다. 특히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은 중학생 10명 중 3명은 학교 성교육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해 학교 성교육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 성교육 외에 정보를 얻는 경로는 'SNS, 유튜브 등 인터넷'이 22.5%로 가장 많았고, '친구' 17.1%, '외부 성교육' 3.3%, '부모님' 2.3%, '관련서적' 1.8% 등이었다.
학교 성교육이 도움이 되지 않은 이유로는 '일방적으로 강의만 해서'가 34.7%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필요한 정보를 주지 않아서' 34.4%,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어서' 34.3% 등을 꼽았다.
특히 남학생과 여학생의 성에 대한 주요 관심사는 다르게 나타났다. 남학생의 경우 응답자 28.5%는 성관계에 가장 관심이 많았고, 이어 '사랑과 연애' 22.1%, '남녀 생물학적 차이' 12.9%, '페미니즘' 8.4%, '성평등' 7.5%가 5위 안에 들었다. 이외에도 '남녀심리' 4.7%, '성폭력' 2.8%, '데이트 폭력' 1.6% 등도 순위에 올랐다.
반면 여학생은 '사랑과 연애'에 대해 가장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페미니즘' 14.9%, '성평등' 10.0%로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그 밖에도 '성관계' 9.0%, '데이트 폭력' 5.5%, '성폭력' 4.9%, '남녀 생물학적 차이' 4.3% 등도 순위에 올랐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중학생들은 스스로 성에 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성 관련 지식수준은 낮은 상황으로, 학교 성교육이 피임, 성관계, 임신 등 올바른 성 관련 지식을 전달할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한다"며 "학생들은 SNS나 유튜브 등을 통해 무분별한 정보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고, 연애 관계의 스킨십에 대해 직접적이지 않은 의사표현을 동의로 인식하는 경향도 있어, 학교 성교육을 통해 성 관련 통념 제거는 물론 성적 자기 결정권에 대한 이해를 제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