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대 젊은 대장암 발병률 ‘세계 1위', 증상 없어도 조기에 검진받아야
젊은 층 대장암 급증…세계 1위 수준, 왜 늘어날까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대장암 발생률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최근 들어 50세 미만의 ‘젊은 대장암’ 증가세가 뚜렷하다. 2023년 국제 학술지 랜싯(Lancet)에 따르면 국내 20~49세 대장암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12.9명으로 세계 1위이며, 같은 연령대 대장암의 연평균 증가율 또한 4.2%로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젊은 층에서도 대장암이 더 이상 드문 질환이 아니라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증가의 배경으로 서구화된 식생활, 육류 위주의 식단, 비만 증가, 음주와 흡연, 운동 부족, 만성 스트레스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젊기 때문에 암이 아닐 것”이라는 인식도 문제다. 실제로 젊은 환자의 상당수는 증상이 있어도 검진을 미루다가 상당히 진행된 단계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연세본내과 김영재 대표원장은 “젊은 대장암은 전형적인 고령 대장암에 비해 진행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다고 보고된 바 있다”며 “증상이 가볍더라도 조기 대장내시경 검사가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는 경우 ▲혈변, 점액변 ▲설사·변비 반복 등 배변 습관 변화 ▲복통·복부 팽만감의 반복 ▲체중 감소나 빈혈 동반 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증상은 장염이나 과민성 장 증후군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젊은 대장암의 초기 신호일 수 있어 정밀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대장내시경의 장점 중 하나는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선종(용종)을 발견 즉시 제거할 수 있어, 조기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대장내시경은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장결핵 등 다양한 난치성 장 질환까지 진단할 수 있어 젊은 연령층에서도 유용하다.
과거에는 장 세정제를 4L 가까이 마셔야 해 부담이 컸지만, 최근에는 섭취량을 줄인 저용량 장정제와 알약 형태의 세정제 등이 등장하며 준비 과정의 불편함이 줄었다. 검사 후 느껴지던 복부 팽만감이나 통증도 기술 발전과 기구 개선으로 과거보다 감소한 것으로 알려져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
김영재 대표원장은 “대장내시경 검사는 기술 발전으로 예전보다 편의성과 안전성이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다”며 “20~40대라고 해서 안심할 것이 아니라, 증상이 없을 때 받는 검사가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장암은 충분히 예방 가능성이 높은 암으로 평가된다. 꾸준한 검진과 생활 습관 관리만으로 상당수를 조기에 발견하거나 미리 차단할 여지가 있다”며 “50세 이상은 정기적 검진이 권고되며, 40대 이전이라도 가족력이 있거나 소화기 증상이 반복되는 경우, 대장내시경 경험이 없는 경우라면 조기 검사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