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 2008 / 성열휘 기자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이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끼게 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모두 저마다의 특징이 있어 어느 계절 하나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여행은 모든 계절이 즐겁다. 하지만 이중 딱 하나의 계절을 선택해 여행을 떠나야 한다면 가을을 선택할 것이다. 선선한 바람과 높고 푸른 하늘 그리고 곱게 물든 단풍 등이 하나의 풍경화를 연상케 해 마음을 풍요롭게 만들기 때문. 그래서 먼 곳으로 떠나기로 했다. 그곳은 바로 부산. 여름 휴가철에는 사람들로 북적, 숙박시설은 2배가 넘는 가격, 교통비도 만만치 않은 금액 등으로 부담돼 초가을 비성수기 때 가성비 좋은 여행을 계획하고 떠났다.

이번 여행에 동행할 자동차는 푸조 2008로 선택했다. 이 모델을 선택한 건 연비가 높아 금액적인 면에서 메리트가 있어서다. 복합 연비는 17.4km/ℓ로 소형 SUV 모델 중에서 르노삼성 QM3(18.5km/ℓ) 바로 다음으로 높다. 유류비와 고속도로 통행료 등을 잠실에서 부산 해운대까지 왕복 약 800km 거리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연료 탱크 용량 50ℓ인 2008에 경유 가격 약 ℓ당 1290원(한국석유공사 8월 28일 기준)으로 기름을 가득 채우면 총 6만4500원에 약 870km 주행이 가능해 왕복은 물론 부산 시내를 왔다 갔다 해도 남는다.(운전 습관과 주행 거리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여기에 고속도로 통행료 왕복 약 4만7000원을 합쳐도 KTX(KTX 홈페이지 8월 28일 기준 / 일반실 5만9800원, 왕복 총 11만9600원)와 비행기(에어부산 홈페이지 8월 28일 기준 / 일반석 6만9000원, 왕복 총 13만8000원) 가격 보다 저렴하다. 또한, KTX와 비행기 가격은 1인 기준이고 2008은 1인 기준이 아니기 때문에 훨씬 저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교통비를 아껴줄 푸조 2008을 만났다. 외관을 살펴보면 앞모습은 넓게 자리잡은 2단 라이에이터 그릴과 날카로운 눈매의 헤드램프가 눈에 들어온다. 라이에이터 그릴은 주위에 크롬으로 감싸 세련미를 주었으며, 프로젝션 타입의 헤드램프는 밑쪽 부분에 한번 꺾이는 캐릭터 라인을 넣어 날렵함을 더 강조한다. 옆모습은 전형적인 해치백 라인이다. 특이한 점은 뒷좌석 부분이 살짝 올라왔다는 점이다. 이는 헤드룸 공간을 더 확보하고 개성을 주기 위해서다. 뒷모습은 테일램프가 푸조의 상징인 사자가 발톱으로 할퀸 모습을 담았다. 또한, 곡선과 직선을 잘 살려 세련됐으며, 리어 스포일러도 장착돼 스포티함을 주었다.

푸조, 2008 / 성열휘 기자

푸조만의 매력을 발산하는 실내는 스티어링 휠과 계기판이 눈에 들어온다. 스티어링 휠은 컴팩트한 사이즈로 되어 있어 더욱 민첩한 조작이 가능하고 그립감도 좋다. 스티어링 휠 바로 위로 보이는 계기판은 중앙에 인스트루먼트 패널이 적용돼 연비 및 주행에 필요한 각종 트립 정보를 운전자로 하여금 확인할 수 있게 했다. 계기판 테두리는 저녁이 되면 블루톤 빛을 내 푸조만의 매력을 더 발산한다. 모니터는 계기판보다 밑에 위치해 있지만 운전자의 시야에 이상적으로 위치하고 있다. 모니터에서는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등을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조작할 수 있으며, 공조 시스템도 조작이 편리하다.

푸조, 2008 / 성열휘 기자

뒷좌석 공간은 180cm 이상의 성인 3명이 탑승하면 레그룸과 헤드룸이 좁다. 트렁크 공간은 360ℓ로 골프백 2개가 들어가는 공간으로 보스턴백 1개와 촬영 장비 등을 넣어도 넉넉하다. 뒷좌석을 접으면 1194ℓ까지 확장돼 스노보드나 스키 등 레포츠용품을 넣을 수 있다. 트렁크 매트 아래에는 22ℓ의 수납공간을 추가로 마련돼 활용할 수도 있다.

장비를 모두 싣고 탑승했다. 운전을 위해 탑승을 했더니 시트가 버킷 형상이라 그런지 편안하게 감싸준다. 하지만 조절이 수동이라 불편함이 있다. 이후 키를 넣고 돌려 시동을 걸었다. 디젤 엔진이지만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이 적어 조용했다.

시승 코스는 잠실역에서 부산 해운대까지 약 400km이다. 시승차는 1.6 e-HDi 디젤 엔진과 6단 전자제어 자동변속기(MCP)가 탑재돼 최고출력 92마력, 최대토크 23.5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2008은 MCP가 적용돼 자동이지만 수동 기반이어서 주차(P) 모드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변속기를 중립(N) 모드에 놓고 시동을 걸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내리고 다시 변속기를 'A' 모드에 놓고 주행을 하거나, 'N' 모드에 놓고 시동을 끄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올려야 주차할 수 있다. 만약 오르막길이나 내리막길에 주차할 때 사이드 브레이크를 올리지 않으면 차량이 밀려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꼭 기억해야 한다.

푸조, 2008 / 한불모터스㈜ 제공

천천히 주행을 시작했다. 일반도로에서 고속도로 진입할 때까지 시속 60~80km로 주행했다. 주행 모드를 A 모드로 선택하고 주행해보니 시속 80km 정도의 속도에서 진동과 소음이 적으며, 승차감도 안정적이다. 이후 오르막길에서는 힘이 더디지 않게 올라가며 과속 방지턱도 흔들림은 약간 있지만 부드럽게 잘 넘어간다. 오르막길에서 신호등에 걸려 브레이크를 밟았더니 엔진이 알아서 꺼진다. 이는 스톱 앤 스타트 시스템이 장착돼 차량이 정차하면 시동이 자동으로 꺼지고 다시 움직이면 0.4초 만에 재시동이 걸려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연료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전 중 불편하다면 스티어링 휠 왼쪽에 있는 'ECO OFF' 버튼을 눌러 끄면 된다.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푸조 2008은 1.6 e-HDi 디젤 엔진과 6단 전자제어 자동변속기(MCP)가 탑재돼 최고출력 92마력, 최대토크 23.5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성능으로 보면 힘이 없어보이지만 시속 80~100km까지 서서히 가속 페달을 밟으면 힘 있게 나간다. 진동과 소음도 적고 스티어링 휠(핸들)도 묵직해 안정적이다. 또한, A 모드로 주행을 하다 보면 울컥거림을 느낄 수 있다. 이는 푸조 MCP 때문이다. MCP는 일반 수동 변속기에 자동식 클러치와 변속 장치만 추가한 형태로 변속 시간이 상당히 길다. 그렇게 때문에 변속이 될 때 울컥거림을 느끼는 것이다. 울컥거림은 M 모드로 변속을 수동으로 조작하면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해 없앨 수 있다.

이후 주행 모드를 M 모드로 선택하고 시속 100km 이상으로 주행해보니 엔진음이 스포티해지고, 속도도 올라간다. 서스펜션은 더 단단해지고 브레이크도 더 민첩하게 반응해 고속에서도 안정적이다. 고속에서 스티어링 휠의 조향감도 만족스럽다. 패들 시프트를 이용하면 운전의 재미는 더한다. 시속 100km 이상 고속에서는 치고 나가는 맛도 좋고 곡선주로에서도 안정적이다. 하지만 힘이 조금 모자라는 느낌이며 엔진음과 풍절음(차와 바람이 부딪쳐 나는 소리)이 들어온다. 이후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일반도로 코너를 시속 40~60km로 주행해보니 서스펜션이 안정적으로 잡아줘 밀리는 현상이 거의 없다. 부산 시내를 지나 드디어 해운대에 총 5시간 정도 소요하며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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