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비밀스러운 컴퓨터 폴더 이름으로 자주 사용되는 ‘직박구리’는 사람들에게 친숙하지만, 정작 그 모습을 정확히 알고 있는 이는 많지 않다. 하지만 직박구리라는 이름과 매칭시키지만 못할 뿐, 대부분은 나무 직박구리를 보거나 울음소리를 한 번쯤은 들었을 것이다. 직박구리는 도시에 서식하는 야생조류 중 출현빈도가 가장 많은 조류이기 때문이다.

서울연구원이 2015년 발표한 ‘조류 도심유입을 위한 서식환경 개선 방안’에 따르면, 서울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야생조류 1위는 까치도, 참새도 아닌 직박구리였다. 도심 내 서식환경의 변화로 직박구리는 어느새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한 새로 정착한 것이다.

잡목림이나 낙역활엽수림 등 나무에 둥지를 트는 직박구리의 번식 습성이 지붕의 처마 밑이나 덤불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치는 참새보다 적응하기 유리하게 작용한 것도 사실이지만, 직박구리의 도시 적응에 가장 큰 힘이 된 것은 ‘먹이’다. 직박구리는 겨울에는 주로 식물의 열매를 먹고, 여름에는 곤충을 잡아먹는데, 도시의 가로수로 애용되는 벚나무, 이팝나무 등 유실수의 열매는 직박구리에게 좋은 먹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들 나무의 열매를 먹는 것은 직박구리가 거의 유일하며, 아직 도시에서 직박구리와 먹이 경쟁을 할 만한 종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박구리는 베란다 텃밭 등에 키운 토마토나 블루베리 등의 열매도 몰래 따먹어 ‘도둑 새’라고 불리기도 한다.

까치보다 작고, 참새보다는 큰 직박구리는 몸 전체에 잿빛이 도는 어두운 갈색을 띤다. ‘직박구리’라는 이름은 시끄럽게 우는 새라고 해 붙여진 이름으로, 일 년 내내 ‘삐삐삐’하고 무리 지어 시끄럽게 우는 직박구리 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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