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읽을만한 책] 이주하는 인간, 호모 미그란스
우리들 중에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단일 민족으로서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지역에 붙박이로 살아온 듯이 믿고 있다. 그러나 인류는 그 처음부터 끊임없이 여러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터를 정하고 또한 서로 섞여서 여러 인종과 민족과 종족을 만들면서 살아왔다.
이주라는 단어가 최근에 와서 정치와 경제와 사회 영역에 새로운 유행어로 떠오르게 되었지만 기실 그것은 인류의 역사를 말하는 가장 핵심적인 사실이자 문화적인 단어이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 자신을 전인류의 역사와 미래의 맥락에서 성찰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이루어지는데 제1부는 인간의 출현에서 시작하여 근대에 이르는 오랜 기간 동안 인류의 다양한 지역적 이동과 역사적 사건들을 히브리인, 로마와 유라시아 민족 및 게르만의 대이동, 이슬람의 확장, 실크로드, 바이킹, 몽골제국 등을 통하여 접하며, 신대륙의 발견 이후 국민국가의 형성에 이르기까지 탐험과 정복의 시대에는 해양이주와 더불어 흑인노예와 같은 비인간적 강제이주 역사의 출현과 아메리칸 드림과 제국주의의 팽창으로 더욱 대규모 급진적인 이민과 이주의 진행을 살핀다.
제2부는 현대에 일어나는 국제 이주의 흐름을 정치적 폭력과 긴장의 맥락과 노동력의 수요와 공급의 맥락에서 조명한다. 가장 최근에는 난민이라는 새로운 집단이 국제적 중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현실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그 속에서 우리는 바로 우리민족의 분산과 이주 그리고 인력 송출의 뼈아픈 역사를 만난다.
저자는 이제 우리는 이주와 이민을 다양한 문화적 교류와 융합의 맥락에서 수용하고 함께 살기를 배우고 익혀야 한다는 시대적 흐름을 진지하게 고려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추천자: 김광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