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파라다이스부산

국내 러닝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호텔업계가 객실 안에 머물던 고객을 러닝 코스로 불러내고 있다. 마라톤 대회 참가권을 묶은 숙박 패키지는 물론, 스포츠 브랜드와 손잡은 리커버리 프로그램과 가족 단위 러닝 이벤트까지, 봄 시즌을 겨냥한 호텔들의 러닝 연계 상품이 연달아 쏟아지는 양상이다.

지상 555m 마천루에서 달리는 '수직 마라톤'을 숙박과 엮은 상품도 등장했다. 시그니엘 서울은 롯데물산이 주관하는 '2026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런' 참가권과 객실 1박, 사우나 이용권을 묶은 패키지를 4월 20일 투숙 기한으로 운영 중이다. 123층, 2917개 계단을 오르는 이 대회는 올해 해외 엘리트 선수 참가 부문을 신설해 9회째를 맞는다. 계열사 행사와 호텔 서비스를 연결해 고객 경험을 확장한 사례다.

여의도 메리어트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는 'JTBC 서울 마라톤'과 '지구런', '서울시민 마라톤' 등 여의도 공원 인근 대회를 겨냥해 '러너 전용 베이스캠프' 콘셉트의 런트립 패키지를 내놓았다. 전 객실 스위트룸 배정, 무료 주차, 레이트 체크아웃에 크루 삭스·헤어밴드·러닝 벨트백으로 구성된 전용 키트까지 제공한다. 나이키 IFC몰 할인권, 리커버리 부스터 샷, 전문 강사 주도의 GX 스트레칭 프로그램 등 스포츠 브랜드 협업을 통한 실질 혜택을 전면에 내세웠다.

사진제공=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기록 경신이 아닌 가족 화합을 내건 러닝 이벤트도 눈에 띈다.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는 LG U+와 공동으로 오는 5월 16일 춘천 하중도에서 '2026 레고랜드 런'을 연다. 5㎞ 코스를 달린 뒤 레고랜드 당일 이용권으로 테마파크를 즐기는 구조로, 동호회 등 단체 신청을 제한하고 최대 4인 동반 신청만 허용해 가족·지인 중심 참여를 유도했다. 경쟁보다 과정을 내세운 구성이다.

달리기 열풍을 '운동 후 회복' 수요와 연결한 접근도 두드러진다.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은 액티브웨어 브랜드 뷰오리와 협업해 4월 2일 달맞이길 벚꽃 코스를 달리는 '선라이즈 바이탈리티 런'을 진행한다. 같은 날 멤버십 회원 대상으로는 근막 이완 요가와 싱잉볼 사운드 테라피를 결합한 리커버리 클래스도 운영한다. 

제주의 온천 리조트 오레브는 올레길 7코스와 지하 2000m 천연 온천수를 연결한 웰니스 동선을 구축하고, 4월 예정인 '2026 파타고니아 제주 국제 트레일러닝' 참가자를 대상으로 온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러닝 앱 기록이나 완주 인증 고객에게 별도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러너 커뮤니티 거점으로서의 입지도 노린다.

러닝이 여행·숙박 업계의 새로운 콘텐츠 경쟁 영역으로 자리 잡으면서 스포츠 브랜드 협업, 리커버리 특화, 가족형 이벤트 등 차별화 전략도 빠르게 다양해지고 있다. 마라톤 시즌과 맞물린 봄철 호텔 패키지 시장에서 '달리는 고객'을 얼마나 끌어들이느냐가 이번 성수기의 주요 경쟁 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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