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의 발칙한 야구이야기] 10월 17일, 프로야구 소식 '마산행 티켓을 거머쥔 LG'
오지환의 방망이가 부러졌음에도 타구는 내야를 벗어나 외야로 향했다. 그리고는 우익수 이택근 바로 앞에서 떨어졌다. 제대로 맞았다면 우익수 라인드라이브가 될 수도 있었던 타구가 우전 안타로 바뀌었고 그를 틈타서 2루 주자 이천웅이 3루를 돌아 홈으로 들어왔다. 8회말 LG의 결승점이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기아와 마지막까지 4위 자리를 놓고 다투었던 LG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기아를 누른데 이어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넥센을 제압하고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1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LG는 8회말에 터진 오지환의 결승타점에 힘입어 넥센을 5:4로 제치고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마산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LG의 시작은 불안했다. 기아와 벌인 와일드카드 2차전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던 류제국이 2회초 안타 4개와 볼넷 하나로 4점을 내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박동원의 타구가 유격수 오지환의 글러브에 맞고 왼쪽으로 굴절되는 바람에 1타점 2루타가 되기도 했다. 운이 따르지 않는 날처럼 보였던 게 사실이었다.
게다가 2회말 공격에서 오지환과 채은성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1, 2루와 양석환의 번트에 의한 1사 2, 3루의 득점 기회를 무산시키기까지 했다. 정상호와 손주인이 타석에 들어섰으나 중견수 플라이와 우익수 플라이에 그쳐 아무도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 했다. LG는 수비에서도 공격에서도 뭔가 제대로 풀리지 않는 모양새였다.
그럼에도 LG의 공격은 활발했다. 매 이닝 안타를 쳤고 주자를 내보냈다. 3회에는 이천웅의 볼넷에 이어 히메네스와 오지환, 채은성으로 이어지는 연속 안타로 2점을 따라붙었고, 5회에도 박용택, 히메네스, 오지환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만루에서 채은성의 몸에 맞는 공과 양석환의 내야 땅볼로 동점을 만들었다. 역전하지 못한 아쉬움은 남았으나 초반의 불운을 극복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희망적이었다.
결국 LG는 8회에 승부를 뒤집었다. 올 시즌 세이브 부문 선두 김세현을 상대로 이천웅과 박용택이 볼넷을 얻어낸 후 오지환의 적시타로 결승점을 뽑아냈다. 기아와의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어이없는 실책으로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던 LG 유격수 오지환은 이번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5타수 4안타에 결승타점까지 기록하며 LG 최고의 영웅으로 변신했다.
반면, 정규 시즌 3위 넥센은 초반에 얻어낸 4점을 지키지 못하고 LG의 제물이 되어야 했다. 안타 수도 13개의 LG보다 훨씬 적은 6개에 불과했고, 3차전에서 호수비를 보여줬던 김하성이 2개의 실책을 범하기까지 했다. 특히, 5회에는 1루수 윤석민이 채은성의 파울 타구를 놓치는 실수가 나왔고 이는 동점을 허용하는 빌미가 되었다. 경기 후 넥센 염경엽 감독은 결과에 대한 책임으로 감독직 사퇴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