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인 6·25 피난촌 소독약의 정체는?
25일 방송된 tvN ‘렛츠고 시간탐험대 3’에서는 6.25 피난민의 삶을 체험하는 멤버들의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피난촌에 입성한 형제들은 하얀 가루 형태의 소독약을 온몸에 뒤집어써 웃음을 자아냈는데, 이 의문의 소독약 정체가 맹독물질 DDT였음이 공개되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DDT(dichloro-diphenyl-trichloroethane)는 1939년 스위스 화학자 파울 밀러(Paul Muller)가 개발한 화학물질이다. 당시 제2차 세계대전을 벌이고 있던 미군은 모기, 이 등으로 인한 말라리아, 발진티푸스 등의 전염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는데, 뛰어난 해충 박멸 효과를 가진 DDT 개발은 그야말로 신의 선물과도 같았다. 파울 밀러는 DDT로 인해 1948년 노벨상을 받았다.
6·25전쟁에도 DDT는 방역을 위해 대량 사용되었으며, 전쟁이 끝난 후에는 농약으로 사용되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말라리아 추방 계획에 의해 전 세계적으로 보급되기도 했다.
DDT의 위험성에 대한 주장이 제기되기 시작한 건 1950년대부터다. 과학자들은 지용성인 DDT가 소화기관이나 폐를 통해 흡수되어 부신, 고환, 갑상선 등의 신체 장기에 축적되고 잘 분해되지 않는 성질을 갖고 있으며, 1ppm의 극소량을 섭취해도 체내 지방에 의해 100배 이상 증폭되는 강력한 성질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DDT는 태아는 물론 모유를 통해서도 다음 세대에까지 전달되어 나쁜 영향을 미치는 등 그 해로움이 상상을 초월한다.
이런 DDT의 유해성은 화학업계의 거센 반발로 한때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그 유해성이 입증되어 1970년대 이후 사용이 금지되었다.
‘렛츠고 시간탐험대’는 DDT 가루를 뒤집어쓴 피난민들의 모습을 담은 6·25 전쟁기록 영상과 함께 “지금으로 보면 살인행위나 다름없지만, 당시 DDT 사용은 어쩔 수 없었던 선택”이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