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읽을만한 책] '도쿄대 교수가 제자들에게 주는 쓴소리', 34년 경력 노학자의 인생 잠언
이토 모토시게 저/전선영 역 | 갤리온
교수 경력 34년의 명성 높은 노(老)학자가 쓴 소리를 쏟아냈다. 구구절절 인생잠언처럼 다가온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상황은 엇비슷하니 외서인데도 낯설잖다. 포인트는 독해질 것의 요구다. 주로 공부하는 제자용 눈높이라 이질적일지 모르겠으나 다를 건 사실 거의 없다. 어차피 인생사 살아가는 방법과 목적은 비슷하니 말이다. 무슨 일을 하든 독해짐으로써 난관과 좌절을 이겨낼 수 있는 것 아니던가. “독하게 해야 미련이 없다”는 말은 누구 입이냐에 따라 그 울림이 다른 법이다. 저자에게 의심은 불필요하다. 몸으로 입을 증명해낸 걸출한 경제학자다. 그에게서 배운 지금의 중년제자들 중 상당수가 일본경제의 허리근육을 도맡고 있다.
노학자는 꽤 괜찮은 제자들에게서 몇몇 성공요인을 찾아냈다. 이를 ‘그들은 어떻게 일본을 이끄는 최고의 인재가 되었는가’라는 편에 썼다. 바쁘면 이 챕터만 읽어도 좋다. 더불어 스펙 경쟁에 얽매이고 남 탓에 익숙하며 고민만 하고 하나에만 집중하는 제자들에겐 ‘No’라고 경고한다. 대신 내놓은 행동전략이 크게 3가지다. 우선 공부다. 몸에 밴 건 평생 기억되듯 아무리 바빠도 독서하는 시간은 가지라 권한다. 역시 성공하자면 독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평생습관인 듯하다. 다음은 시간·일정·정리법이다. 특별한 비법이 없어 좀 실망스럽지만 아무리 바빠도 운동과 하루 30분의 사색시간을 가지라는 데서 인생경륜이 적게나마 확인된다. 마지막은 사람이다. 혼자 연구하게 마련인 학자가 사람을 챙기라니 역설적이게도 사람화두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공부기계·스펙승자에 대한 인생경구다. 결과적으로 생각보다 독한(?) 조언은 아니다. 되레 행간곳곳엔 따스함이 적잖다. 마지막으로 새겨두고 싶은 말, “불안은 죄가 아니지만 시도하지 않는 것은 죄”라는 문구다. 세파에 휘둘리고 경쟁에 움찔할 때 펼쳐보면 좋겠다.
| 추천자: 전영수(한양대 국제학대학원 특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