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피부 분석하고 관리, 뷰티 제품 매칭률도 제공
뷰티테크 핵심 기술로 꼽히는 AI 에이전트, 韓 유망주자로 꼽혀
-
450조 원. 17일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스태티스타가 전망한 2030년 뷰티테크 시장 규모다.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뷰티테크 시장은 2021년 약 5조 5400억 원에서 연평균 35% 성장률을 기록하며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피부 건강이나 미용에 관심이 많고 AI 등 혁신 기술에 개방적인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와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이 전망된다.
차기 뷰티테크를 이끌 시장으론 AI 에이전트가 꼽힌다. AI 에이전트는 거의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새로운 범주의 생성형 AI를 뜻한다. 방대한 데이터 세트에 대한 지속적인 학습과 분석을 기반으로 복잡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행동할 수 있다. 일례로 여행 일정을 대신 세워주고 이와 관련한 숙소 예약 등을 한다. 회사에서는 영업 사원을 도와 잠재 고객과 소통하고 질문에 답하며 고객 문의를 관리할 수 있다.
이 기술은 뷰티 분야의 혁신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이른바 ‘뷰티 AI 에이전트’가 사용자가 스마트폰 등의 기기로 얼굴을 촬영하기만 하면 AI가 피부 상태를 분석해 관리법을 매일 알려주고, 사용자에게 맞는 뷰티 제품을 분석해 추천하고 구매까지 해주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글로벌 뷰티 기업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피부 전문 데이터와 이를 분석할 수 있는 AI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글로벌 1위 뷰티 기업인 로레알은 IBM과 협업해 화장품 제형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나섰다. IBM의 생성형 AI 기술과 로레알의 화장품 제조 역량을 결합해 맞춤형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 신제품 개발과 사용자 맞춤형 AI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에선 스페인 뷰티 기업인 ISDIN가 나와 사용자의 수분 정도, 노화, 주름, 잡티. 질감과 같은 다양한 매개변수를 AI로 분석해 사용자 피부 관리를 해줄 수 있는 맞춤형 얼굴 분석 시스템을 선보이기도 했다.
국내 기업도 뷰티 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대표 사례가 고운세상코스메틱이다. 이 기업은 약 10년간 축적해 온 피부 전문 데이터와 피부 건강 관련 전문 지식에 기반한 뷰티테크 서비스인 ‘Ai 옵티미’ 서비스를 개발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추후 기술을 고도화하면 뷰티 AI 에이전트로서의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보여진다.
-
◇ 일대일 AI 피부 건강 관리사, ‘Ai 옵티미’
“우리는 피부과학으로 세상을 더 건강하고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이 목표로 하는 기업 미션이다. 실제로 이 기업의 대표 화장품 브랜드인 ‘닥터지’는 피부 과학에 기반한 피부 건강에 집중하고 있다. AI 기반 피부 분석 서비스인 Ai 옵티미를 대중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Ai 옵티미는 일종의 AI 피부 건강 관리사다. 사용자의 피부를 AI로 분석해 피부 관리 방법을 조언하고, 시중에 판매되는 화장품이 사용자 피부에 적합한지 성분을 분석해 개인 피부 유형과 매칭률을 제공한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사진 촬영을 하고 간단한 설문조사만 하면 된다. 이후 AI가 약 3분 안에 6가지 피부 지표별 상태를 알려주고 점수로 보여준다. 고객들의 현재 피부 상태에 따른 제품을 추천하기도 하고 현재 사용하는 제품이 얼마나 적합한 지도 분석해 알려준다. 회차별, 계절별로 피부를 분석해 사용자의 피부 변화를 관리해 주기도 한다.
-
AI 피부 분석은 사용자가 찍은 사진과 20개 설문조사 결과를 AI가 교차 검증해 이뤄진다. 일례로 사용자가 찍은 얼굴 사진에 여드름, 색소, 주름이 있는 경우 해당 위치를 찾아 판독 과정을 거친 후 설문조사에 반영된 유전적 특성 내용을 고려해 결괏값을 낸다. 수분, 유분, 민감성, 색소성, 주름, 모공 등 피부 타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주요 6개 지표별 점수를 도출, 고객의 피부 유형과 피부 건강 점수를 제공한다.
Ai 옵티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AI 피부 분석 결과를 토대로 화장품 판독 서비스인 ‘1:1 성분 분석’도 제공한다. 화장품의 성분을 분석해주는 여타 서비스와 달리 AI 피부 분석 결과에 따른 피부 유형과 제품의 매칭률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한신혜 고운세상코스메틱 고객경험(CX)팀 팀장은 “우리는 고객이 가진 피부 고민 키워드에 기반해 제품 전 성분 데이터베이스(DB) 내 좋은 성분과 주의 성분을 매칭한 로직을 설계했다”며 “고객들이 궁금한 제품을 촬영하면 OCR 기술을 통해 텍스트를 추출, 제품명과 자사 DB를 매칭 해당 제품 전 성분을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토대로 사용자 피부 유형과 매칭된 좋은 성분과 주의 성분의 효능과 효과, 전 성분에 대한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한다”면서 “서비스 내 제품 전 성분 DB는 식약처와 대한피부과의사회 출처에 기반하고 있고 현재까지 누적된 제품 DB는 1만 4000개 이상”이라고 밝혔다.
◇ 국산 뷰티 AI 에이전트 기대주, 비결은 전문 데이터
닥터지에 따르면, Ai 옵티미 서비스 이용 만족도는 높다. 지난해 Ai 옵티미 서비스를 통해 피부 진단을 2회 이상 진행한 고객 중 53%가 직전 피부 점수 대비 유분, 수분, 민감 등 주요 3가지 지표에서 피부 상태 점수가 개선됐다고 밝혔다. 또 지금도 피부 고민과 화장품 성분 분석에 대한 지속적인 데이터 학습을 통해 Ai 옵티미 서비스를 통한 피부 진단 정확도와 제품 추천 신뢰도를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서비스는 추후 ‘뷰티 AI 에이전트’를 만드는 초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AI 에이전트는 AI 기반 자동화를 목표로 하는 기술 트렌드다. 시장조사업체인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AI 에이전트 시장은 2024년 51억 달러(약 7조 3000억 원)에서 연평균 44.8% 성장률을 기록해 2030년 471억 달러(약 68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25년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를 발표하며 첫 번째로 AI 에이전트를 꼽기도 했다.
-
AI 에이전트의 장점은 모든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K-뷰티로 주목받는 뷰티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여기엔 조건이 있다. 바로 데이터다. AI 에이전트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지속 학습해 의사결정을 내린다. 사용자 피부 상태는 어떤지, 관리 방법은 무엇인지 등에 관한 데이터가 충분해야 한다. 데이터가 많아야 더 정밀하고 세심한 피부 관리 방법을 알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닥터지의 Ai 옵티미 서비스는 뷰티 분야 AI 에이전트에 근접한 기술로 평가된다. 그 이유는 데이터에 있다. 닥터지에 따르면, Ai 옵티미 서비스의 뷰티테크 경쟁력은 2016년부터 축적된 약 50만 건 이상의 피부 빅데이터에서 기인한다. 피부 데이터 규모가 클수록 고객들의 다양한 피부 패턴과 변수를 파악하기 용이해 더 정밀한 피부 진단과 개인화된 피부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닥터지는 10년간 누적된 약 50만 건의 피부 빅데이터를 학습시켜 △연령 △성별 △지역 △기후 및 환경적 요인 등에 따른 고객 피부 유형 분포 및 고민을 세분화해 분석한다. 고객 피부 유형 특성 분석 결과에 따라 건성, 지성, 복합성, 민감성 등 피부 타입과 여드름, 홍조, 잡티, 탄력 저하 등 피부 고민을 세분화해 파악한다. 이를 통해 개인에게 최적화된 제품 및 맞춤형 피부 관리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고, 추후 대화형 기술과 결합하면 높은 성능의 AI 에이전트로서의 확장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신혜 팀장은 “고운세상코스메틱은 피부과 의사가 창립한 기업으로, 화장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사용자들의 피부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며 피부과학 전문성에 기반한 기술 개발에 주력해 왔다”며 “지난 10년 간 누적된 50만 건의 피부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여 소비자들이 Ai 옵티미 서비스를 통해 매일 자신의 피부 상태를 진단하고, 그에 맞는 제품을 선택해 건강한 피부를 경험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김동원 기자 thea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