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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광형 KAIST 총장 “70년 이후 AI, 상호작용에 답 있다”

기사입력 2024.03.05 10:15
환경과 인간의 관계에서 미래를 내다본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
미래 AI로 인한 인간 정신문화 붕괴 우려…“지금부터 대비해야”
“AI가 자아 가질 수 있어”…통제할 기술 개발에 국가적 노력 필요
  • 이광형 KAIST 총장은 인류의 역사는 환경과 인간의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진다고 봤다. /구아현 기자
    ▲ 이광형 KAIST 총장은 인류의 역사는 환경과 인간의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진다고 봤다. /구아현 기자

    인공지능(AI) 기술로 변화하는 앞으로 70년, 어떻게 펼쳐질까. 이광형 KAIST 총장은 인간과 환경의 상호작용에 답이 있다고 강조했다. 우주와 인류의 탄생부터 AI 현재 기술과 상황까지 총체적으로 다룬 책 ‘미래의 기원’을 5년 동안 집필하면서 기술이 도구가 되고 인간이 이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분석했다. 이 총장은 “앞으로 AI는 감정과 자아의식을 가질 것이며, 이에 대응한 인간 친화적 AI 개발이 현재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가장 큰 문제는 AI로 인한 인간의 정신문화 붕괴”라고 강조했다.

    1985년 KAIST 전산학과(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임용된 이광형 교수는 2021년 2월 KAIST 총장으로 취임했다. AI와도 관계가 깊다. AI의 기초인 뇌인지과학과를 만들었다. 또 바이오와 ICT융합을 강조하며 바이오 및 뇌공학과를 설립해 초대 교수로 활동했다. 2013년 과학과 인문학을 결합한 미래학을 연구하는 미래학연구기관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설립도 주도했다. ‘꿈 전도사’, ‘괴짜’, ‘아싸’ 등 다양한 별명을 지니고 있다. 유퀴즈 출연으로 대중들에겐 TV도 거꾸로 보는 괴짜 과학자로 유명하다. 그는 KAIST를 ‘꿈의 놀이터’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또 이 총장은 미래학 연구자로 환경과 인간의 상호작용으로 변화하는 미래를 내다보며 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자 노력 중이다. 그는 인간이 지능과 의사소통을 AI에 의존하게 되면 결국 인간 본질적인 회의에서 벗어나지 못해 정신이 붕괴할 것이라고 봤다. 인간 친화적인 AI 기술과 더불어 인성 교육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제언이다. 이 총장은 “인간이 AI에 의존할수록 인간 사이의 소통이 단절되고 정신·정서적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앞으로 인문·윤리·인성 교육을 강화해 이를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 이광형 KAIST 총장이 황민수 THE AI 대표와 이야기하고 있다. /구아현 기자
    ▲ 이광형 KAIST 총장이 황민수 THE AI 대표와 이야기하고 있다. /구아현 기자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인류발전 원리는 환경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뤄진다. 환경 가운데 인간의 ‘도구’가 ‘AI’로 변화하면서 사상 또한 바뀔 것이라는 얘기다. AI 시작은 70여 년 전으로 거슬러 간다. 앨런 튜링이 발표한 1950년 ‘컴퓨팅 기계와 지능’이라는 논문에서 기계가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처음 나왔다. 이를 판별하기 위한 ‘튜링 테스트’도 등장했다. 이 총장은 “AI가 70년 전에 등장했고 앞으로 70년이 어떻게 더 발전할까에 대한 답을 환경과 인간의 상호작용에서 찾았다”며 “환경은 기술이고, 인간은 사상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장은 AI 자의식 유무를 인간과 AI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봤다. 인간처럼 종족 번식과 에너지를 채우는 식욕이 있다면 AI도 자아가 생겼다고 보는 것이다. 앞으로 AI가 고차원 정신노동까지 대체할 수 있다. 그는 미래를 대비해 AI를 통제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I를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에서 공존해야 한다는 생각은 모두가 동의하는 사상”이라며 “이러한 사상을 실현하려면 AI를 잘 관리할 수 있는 통제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초 인성 교육을 위해 카이스트 내부에 ‘디지털인문사회과학부’를 설립했다. 최첨단 기술을 연구하는 연구자는 인문학과 문화예술을 중시해야 한다고 늘 강조해 왔다. 유명한 꿈 전도사로 꿈의 실현 앞에 펼쳐지는 실패를 두려워하는 학생들을 위해 ‘실패 연구소’도 만들었다. 이광형 총장의 꿈은 KAIST를 꿈꾸는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로 만드는 것이다.

  • 이광형 KAIST 총장은 THE AI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70년 동안의 미래를 예측했을 때 AI가 감정과 자아를 가질 것이며, AI로 인한 인간 정신 붕괴를 막기 위한 인성 교육이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구아현 기자
    ▲ 이광형 KAIST 총장은 THE AI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70년 동안의 미래를 예측했을 때 AI가 감정과 자아를 가질 것이며, AI로 인한 인간 정신 붕괴를 막기 위한 인성 교육이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구아현 기자

    이 총장은 학생들의 경험 확대를 위해 현재 뉴욕대와 운영하는 ‘카이스트-뉴욕대 조인트(joint·공동) 캠퍼스를 더 활성화할 예정이다. 더 많은 학생과 교수가 공동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는 “좋은 인재는 꿈꾸는 사람”이라며 “학생들이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해주면 꿈을 크게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꿈,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한다”며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과감하게 도전해라”라며 학교보다 중요한 게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취업을 잘할 수 있는 미래도 준비하고 있다. 바로 의사 과학자를 양성하는 것이다. 반도체 시장보다 큰 바이오·의료 산업을 키워야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바이오·의료 시장은 반도체 시장보다 4배 크다”며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독보적인 창구”라고 설명했다. 이어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총생산(GDP)을 높여야 한다”며 “기존 반도체 등 잘하고 있는 산업 뿐만 아니라 미래의 바이오·의료 산업을 키워야 청년 실업을 해결할 수 있다”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광형 총장은 2026년 개교를 목표로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과기의전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7~8년 과정으로 의사 자격증(MD) 겸 공학박사(PhD) 자격을 갖출 수 있다. 의과학대학원에서 이러한 의사과학자를 양성해 왔기 때문에 이것을 확대·발전시켰다. 인프라적인 준비도 수월했다. 이 총장은 “선진국들은 1970년대부터 의사과학자를 체계적으로 양성해 왔고, 미국, 독일, 스위스, 프랑스, 영국 등에 비해 현재 국내에는 연구할 수 있는 의사가 많이 부족하다”며 “KAIST는 의과학대학원에서 이미 이러한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고 있지만 치료보다 연구가 먼저인 의사를 길러내기 위한 의학 전문대학원이 필요하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그렇다면 이광형 총장은 AI로 바뀔 미래를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하다고 볼까. KAIST 도곡캠퍼스에서 만나 이 총장과 자세한 얘기를 나눠봤다.

  • 이광형 KAIST 총장은 THE AI와의 인터뷰에서 AI는 기술이 아닌 '국력'이라고 강조했다. /구아현 기자
    ▲ 이광형 KAIST 총장은 THE AI와의 인터뷰에서 AI는 기술이 아닌 '국력'이라고 강조했다. /구아현 기자

    - 5년 동안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책을 썼다고 들었다. 책을 쓴 계기는 무엇인가.

    “사피엔스 저자 유발 하라리를 만나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유발 하라리는 인류의 역사를 인간의 자유 의지에서 만들어진다고 봤다. 하지만 제 생각은 다르다. 환경과 인간의 상호작용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인류의 역사라고 생각했다. 인간이 오롯이 혼자 만들어 가는 것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주의 탄생, 인간의 역사로부터 그 답을 찾으려고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면서 책을 완성했다.”

    -AI로 인한 우려로 인간의 정서적 붕괴를 꼽았다.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다방면의 준비가 필요하다. 정책적으로도 이러한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학교에서도 인성과 인문학 교육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AI에 대한 성능이 높아지고 기계를 잘 만들어지고 이를 잘 활용할지 몰라도 이를 악용하는 행위와 정서적으로 불안정성을 가져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책·교육적 준비를 해야 한다.”

    - AI 패권 경쟁에서 기술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정부가 AI에 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기술이 아니라 문화고 국방이고 국력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AI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AI에 뒤처지면 문화도 없어지고 국방도 어려워진다. 그렇기 때문에 AI를 굉장히 집중해서 키워야 한다. AI가 우리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미국·중국이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 AI 규제를 느슨하게 풀고 규제를 안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자동차·제철·반도체 등 초창기 산업이 성장할 때처럼 엄청난 지원을 해야 한다.”

  • 이광형 KAIST 총장은 꿈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 이광형 KAIST 총장은 꿈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KAIST를 꿈의 놀이터로 만드는 것"이라며 환히 웃고 있다. /구아현 기자

    - 꿈꾸는 놀이터, 멋진 캠퍼스다. 꿈꾸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과감하게 도전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학교는 꿈을 찾아가는 과정이지 꿈이 아니다. 꿈을 찾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하게 된다. 꿈을 찾아서 학교를 떠나도 좋다고 본다. 이건 학생과 직장인 모두에게 해당하는 부분이다. 본인에게 맞는 비교적 꿈은 걸 큰 꿈을 갖는 게 좋다. 믿으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믿음이 강하면 노력을 더 많이 하고 성공 가능성이 높다. 믿음이 약하면 노력도 더 적어지기 때문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꿈을 세우고 꿈이 이뤄진다고 믿는 만큼 노력하게 되고 그러면 이뤄진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미래는 자기가 믿는 대로 이루어진다. 책에서 언급했듯 역사의 발전 원리가 환경과 인간의 상호작용이라면 그 환경 변화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는 인간의 몫이다. 개인으로 보면 ‘나’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반응을 정하고 이뤄진다고 믿으면 된다”

  • ▲ 이광형 KAIST 총장 인터뷰. /THE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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