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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 에세이 구절 발췌하며 故 박지선 추모+주변 향한 위로

기사입력 2020.11.02.17:41
  • 허지웅이 故 박지선의 명복을 빌며, 동시에 우울감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을 위로했다.

    2일 개그우먼 박지선이 서울 마포구 소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36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19 구급대원이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이미 사망 상태였으며, 그의 어머님도 함께 사망 상태로 발견돼 경찰로 인계됐다. 정확한 사망 경위는 현재 조사 중이다.

    이에 허지웅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故 박지선 님과 어머님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애도의 뜻을 전한 뒤, 자신의 에세이 '살고 싶다는 농담'에서 발췌한 구절을 주변의 힘든 이웃들에게 공유해달라고 전했다.

    한편 허지웅은 지난 2018년 12월 악성림프종 진단을 받고 항암 치료를 받는다는 소식을 알린 바 있다. 이후 지난해 4월 30일 마지막 항암 치료를 끝냈다는 소식을 알렸다. 이후 방송과 SNS 등을 통해 자신의 근황을 전해온 허지웅은 지난 8월 에세이 '살고 싶다는 농담'을 출간했다.

  • 허지웅이 출간한 에세이 '살고싶다는 농담' / 사진: 허지웅 인스타그램
    ▲ 허지웅이 출간한 에세이 '살고싶다는 농담' / 사진: 허지웅 인스타그램
    ◆ 이하 허지웅 인스타그램 전문.

    책에서 발췌한 구절입니다. 책은 읽지 않으셔도 돼요. 주변의 힘든 이웃들에게 공유해주세요. 박지선님과 어머니의 명복을 빕니다.

    "매일 밤 침대에 누워 잠이 들기 전 그런 생각을 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누군가 내가 보았던 천장과 바닥을 감당하고 있을 거라고 말이다. 그 어둡고 축축한 구석을 오랫동안 응시하며 정확히 뭐라고 호소해야할지 조차 알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고 있을 거라고 말이다. 피해의식과 절망과 비탄으로 현실을 왜곡하고 애꿎은 주변을 파괴하며 오직 비관과 자조만을 동행 삼아 이 모든 건 결코 바뀌지 않을 거라 믿고 있을 거라고 말이다. 그래서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기도 할 거라고 말이다. 여러분의 고통에 관해 알고 있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이해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지도 않다. 그건 기만이다. 고통이란 계량화되지 않고 비교할 수 없으며 천명에게 천가지의 천장과 바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살기로 결정하라고 말하고 싶다. 죽지 못해 관성과 비탄으로 사는 게 아니라 자신의 의지에 따라 살기로 결정하라고 말이다.

    만약 당신이 살기로 결정한다면, 천장과 바닥 사이의 삶을 감당하고 살아내기로 결정한다면, 더 이상 천장에 맺힌 피해의식과 바닥에 깔린 현실이 전과 같은 무게로 당신을 짓누르거나 얼굴을 짓이기지 않을 거라고 약속할 수 있다. 적어도 전처럼 속수무책으로 당하지는 않을 거라고 약속할 수 있다. 그 밤은 여지껏 많은 사람들을 삼켜왔다. 그러나 살기로 결정한 사람을 그 밤은 결코 집어 삼킬 수 없다. 이건 나와 여러분 사이의 약속이다. 그러니까,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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