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랑사트’, 동남아에 가면 꼭 맛봐야 할 환상의 달콤함

기사입력 2019.04.05 16:23
  • 낯선 곳에서 먹거리를 고를 때는 현지인들이 많이 사는 것을 따라 사는 것이 정답이다. 단맛이 생명인 과일은 더욱 그렇다. 기후와 환경이 다른 외국에서 우리나라와 같은 맛을 기대하는 게 애당초 욕심이었을 수도 있지만, 화려한 모양에 혹하거나 익숙한 이름에 끌려 골랐다간 맛을 보장받긴 힘들기 때문이다.

  • 더위를 피해 들어간 싱가포르의 한 슈퍼마켓. 가볍게 즐길 간식거리가 없을까 고민하다 우리 눈에 띈 것은 바로 이 정체불명의 열매였다. 그 어디에도 이름은 쓰여있지 않았지만, 현지 주부들이 많이 고르는 데다 가격도 저렴했다. 과일 코너에 있으니 과일이겠거니 짐작된 이 열매는 어떻게 먹는지도 불분명했지만, 현지 주부들의 선택을 외면하기는 힘들었다. 잠시 고민하다 못 먹으면 버리자는 심장으로 일단 바구니에 담고 말았다.

  • 나중에 알게 된 과일의 이름은 랑사트(langsat)였다. 동남아 지역에서 서식하는 멀구슬나무 과의 작은 나무 열매로 작은 구슬을 닮은 열매가 포도처럼 알알이 달리며, 동남아 각 나라에서 ‘롱콩(longkong)’, ‘란조네(lanzone)’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필리핀에서는 랑사트 껍질을 말려 모기향으로도 사용한다고 한다.

  • 질겨 보이는 노란 껍질은 손으로도 쉽게 벗겨졌다. 흘러나오는 과즙 사이에 자태를 드러낸 우윳빛의 반투명한 속살은 리치와 비슷하지만, 망고스틴처럼 여러 쪽으로 나뉘어 있다. 마늘을 닮은 과육은 쪽마다 작은 씨가 들어있는데, 씁쓸한 맛을 내는 씨는 열을 내리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입에 넣으니 밋밋한 외관과는 달리 달콤한 즙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순식간에 퍼지는 달콤하고 상큼한 맛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하지만 일단 익고 나면 쉽게 상해 현지가 아니면 맛보기 힘들어 동남아시아를 방문한다면 꼭 한번 맛봐야 할 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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