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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은 우리 민족의 얼굴" 한글날은 올해 몇 돌?

기사입력 2017.09.29 10:28
  • 세종대왕이 한글을 반포한지 올해로 571돌이 되었다. '신비로운 문자' 혹은 '과학적인 문자'라는 극찬을 받는 한글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도 지정된 자랑스러운 우리의 문화 유산이다. 세계의 많은 문자 중에서 '만든 사람', '반포일', '글자 원리'를 아는 문자는 한글이 유일하다. 이것은 한글이 정확한 목적성을 가지고 깊은 연구 끝에 만들어진 문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 백성을 위해 비밀리에 만든 문자 '훈민정음'
  • 세종대왕
    ▲ 세종대왕
    1443년 12월 세종대왕은 훈민정음이라는 새 글자를 만들었음을 신하들 앞에서 공개한다. 당시 대부분의 신하들이 한글 창제에 부정적인 것을 안 세종은 일부 신뢰할 수 있는 학자들을 중심으로 비밀리에 한글을 만들었다. 신하들은 한자가 아닌 다른 문자를 사용하는 것을 중국이 알게 될 경우의 비난을 두려워했고, 다른 문자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은 몽골, 일본 등 오랑캐의 짓이라는 사대주의 사상이 강했던 탓이다.
     
    하지만 세종대왕은 문자를 몰라 어려움을 겪는 백성들을 마음 아프게 여겼다. 당시 한문을 알 턱이 없는 백성들은 억울한 재판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고, 편지를 쓸 수도 없었다. 책을 읽을 수도 없었고, 농사일에 관해 간단한 기록도 할 수 없었다. 다른 나라의 글자도 빌려 쓸만한 것이 못 된다고 생각한 세종은 백성을 위해 훈민정음 창제를 결심하게 된다. 진정한 성군이었던 세종대왕의 백성을 위한 마음이 지금의 한글을 있게 한 것이다.
     
    ◇ 발음 기관의 모습을 본 떠 만들 글자
     
    '훈민정음 해례본', 한글을 만든 원리 기록
  • 2008년 경북 상주에서 발견된 훈민정음 해례본(왼쪽)과 국보 70호로 지정된 간송미술관 소장 훈민정음 해례본
    ▲ 2008년 경북 상주에서 발견된 훈민정음 해례본(왼쪽)과 국보 70호로 지정된 간송미술관 소장 훈민정음 해례본
    한글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제대로 알려진 것은 안동에서 '훈민정음 해례본'이 발견되었던 1940년이다. 훈민정음 해례본에는 '나랏말씀이'로 시작되는 세종의 서문이 있고, 해례는 '제자해', '초성해', '중성해', '종성해', '합자해' 등 다섯 가지 풀이와 '용자례'라는 예시로 되어 있다.
     
    우선 자음이 발음 기관의 모습을 본 떠 만든 글자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혀와 혀뿌리의 모양을 고려해 자음을 만들었는데, 예를 들어 'ㄱ'은 '기역'을 발음할 때 혀뿌리가 목구멍을 막는 모습을 본 떠 만든 글자이다. 나머지 자음들도 발음 기관의 모습을 본 뜬 기본 자음에 획을 추가해서 만들어진다.
     
    모음은 우리가 잘 아는 천지인(天地人)의 'ㆍ,ㅡ,ㅣ' 로 구성된다. 각각 하늘, 땅, 사람을 뜻하는 철학을 담은 이 세 개의 모음으로 모든 모음이 표현되어 많은 학자들이 한글 구성의 간결함에 감탄한다.
     
    ◇ 10월 9일, '한글날'
     
    훈민정음 반포 480주년에 '가갸날' 제정
    2년 뒤 '한글날'로 이름 바꿔

     
    훈민정음 반포 480주년을 기념하여 1926년 음력 9월 29일을 '가갸날'이라고 정하고 한글 탄생을 기념했다. 당시 한글을 '가갸거겨...' 순으로 외우던 시절이었기 때문이었다. '한글날'로 이름을 바꾼 것은 2년 뒤인 1928년이다. 그 후 훈민정음 해례본이 발견되고 훈민정음 반포일이 9월 상한이라고 쓰여 있어 9월 상순의 끝날 인 음력 9월 10일을 양력으로 환산하여 10월 9일로 결정했다.
     
    한글날은 1970년 법정 공휴일이 되었다가, 1990년에 휴일이 많으니 법정 공휴일을 축소해달라는 경제 단체의 건의에 따라 법정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 그러나 한글 관련 단체들이 꾸준히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한글을 기념해야 한다'고 건의한 끝에 2006년 한글날은 국경일로 결정되고 2013년부터 다시 법정 공휴일이 되었다.
     
    ◇ 심각해지는 한글 파괴에 대한 방안 강구해야
     
    이처럼 우리의 소중한 문화 유산인 한글에 대한 파괴 현상이 최근 심각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1990년대 후반 인터넷 채팅 문화가 시작되면서 가속화 된 한글 언어 파괴 현상은 모바일 메신저로 이어지고 있다. 또 욕을 하는 연령대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길거리에서 아무렇지 않게 욕을 하는 아이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워낙에 많은 아이들이 욕을 일상 언어처럼 사용하기에 제제하기도 쉽지 않다. 언젠가부터 영화 속 주인공들이 욕을 내뱉는 것이 마치 영화의 멋스러움을 나타내는 것이 되었고, 문법이 파괴된 한글을 쓰지 않으면 구식의 사람이 된 것 같기도 하다. 이것을 단순한 현상 혹은 문화로 받아들여야 할지, 한글 파괴로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겠지만 지금보다 한글을 더욱 아름답게 쓸 수 있도록 관리하고 힘써야 하는 것에 대한 이견은 없을 것이다. 한글이 우리 민족의 얼굴과 다름 없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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