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디스크는 경미한데 팔 저림 심하다면? 흉곽출구증후군도 살펴봐야
팔저림이 심하면 흔히 목디스크를 먼저 의심하기 마련이다. 실제로 경추 디스크는 목에서 어깨, 팔, 손으로 이어지는 통증과 저림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MRI 검사에서 디스크 소견이 경미한데도 팔 저림이 심하거나, 목보다 쇄골 아래·겨드랑이·어깨 앞쪽 불편감이 두드러진다면 흉곽출구증후군 가능성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흉곽출구증후군은 목과 어깨, 가슴 앞쪽을 지나는 신경과 혈관이 주변 근육이나 구조물에 눌리면서 팔 저림, 손 저림, 팔의 무거움, 통증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질환이다. 전사각근이나 소흉근을 비롯한 주변 구조물이 긴장하거나 공간이 좁아지면 신경이 압박될 수 있다. 장시간 구부정한 자세를 유지하거나 라운드 숄더가 심한 경우, 팔을 자주 들어 올리는 작업을 반복하는 경우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목디스크와 흉곽출구증후군은 증상이 시작되는 위치와 악화하는 양상에서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있다. 목디스크는 대개 목에서 시작해 어깨, 팔, 손으로 저림이 이어지고 목을 뒤로 젖히거나 돌릴 때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흉곽출구증후군은 쇄골 아래나 겨드랑이 부위에서 불편감이 시작되거나 팔 전체가 무겁고 저린 양상을 보일 수 있다. 목 통증은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소흉근 주변 압박이 관여하는 경우에는 가슴 앞쪽이나 겨드랑이 통증이, 전사각근 주변 구조물이 관여하는 경우에는 쇄골 위쪽 압통이 동반될 수 있다.
증상이 악화하는 자세도 감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목디스크는 목 움직임에 따라 팔저림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지만, 흉곽출구증후군은 목 움직임보다 팔의 위치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 머리 위 작업, 운전 중 핸들을 오래 잡는 자세, 머리 감기나 드라이 동작에서 팔 저림과 무거움이 심해진다면 흉곽 출구 부위 압박 가능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진료 현장에서는 루스 검사와 라이트 검사 등 유발검사를 진찰 과정에서 참고하기도 한다. 루스 검사는 양팔을 90도로 들어 올린 상태에서 손을 반복적으로 폈다 쥐며 저림, 무거움, 통증이 증가하는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라이트 검사는 팔을 위로 들었을 때 증상이 심해지는지를 살펴보는 검사로, 소흉근 부위 압박과 관련된 증상 평가에 참고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검사는 다른 진찰 소견과 영상 검사 등을 함께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다만 팔저림의 원인은 다양한 만큼 여러 질환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엄지, 검지, 중지 위주로 저리고 밤에 심하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약지와 새끼손가락 저림이 두드러지고 팔꿈치를 굽힐 때 악화하면 팔꿈치터널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경추 신경 압박과 말초신경 압박이 함께 있는 이중압박증후군도 있다. 따라서 MRI 상 디스크가 경미하다고 해서 증상을 가볍게 보거나, 반대로 모든 팔 저림을 디스크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전사각근에 의한 흉곽출구증후군이 의심될 때는 전문의 진단 후 좁아진 공간을 넓히고 목과 가슴 앞쪽의 긴장을 줄이며 견갑골 움직임을 회복하는 운동이 보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전사각근 스트레칭은 한 손으로 쇄골 부위를 가볍게 고정한 뒤 고개를 반대쪽으로 기울이고 약간 뒤로 젖혀 목 앞쪽을 부드럽게 늘리는 방식으로 시행한다. 일반적으로 10~15초 정도 유지한 뒤 양쪽을 번갈아 2~3세트 반복한다.
가슴 앞쪽이 말린 자세가 동반된 경우에는 흉근 스트레칭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문틀에 양팔을 ‘ㄴ’자 모양으로 대고 한쪽 발을 앞으로 내디딘 뒤 몸통을 천천히 앞으로 밀어 가슴 앞쪽을 늘려준다. 팔꿈치 높이를 조절하면 가슴 근육의 여러 부위를 고르게 스트레칭할 수 있다.
견갑골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밴드 로우 운동을 시행할 수 있다. 밴드를 가슴 높이에 걸고 양손으로 잡은 뒤 등 근육을 이용해 당기며 견갑골을 뒤로 모은다. 5초 정도 유지한 뒤 천천히 이완하고 일반적으로 10~15회씩 2~3세트 반복한다. 상부 흉추가 뻣뻣한 경우에는 폼롤러를 견갑골 아래쪽에 두고 가슴을 열어주는 흉추 펴기 운동을 병행할 수 있다. 손가락 저림이 동반될 때는 정중신경 가동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저린 쪽 팔을 옆으로 뻗으며 팔꿈치를 펴고 손목을 뒤로 젖혀 신경이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한다. 다만 저림이나 통증이 심해지면 즉시 중단하고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은 “팔 저림이 심하거나 손 힘이 빠지는 경우, 감각 저하가 뚜렷한 경우, 팔의 부종·색 변화·차가움이 동반될 때는 단순 스트레칭만으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며 “목디스크가 경미해도 흉곽출구증후군, 말초신경 포착, 이중압박증후군 등 다양한 원인이 숨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인데 정확한 감별과 원인에 맞는 운동 치료가 팔 저림 개선과 재발 예방의 핵심”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