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된 김동선의 야심작 파이브가이즈…수익성 떨어져 매각 '글쎄'
김동선 부사장 주도한 파이브가이즈, 매각 협상 1년째 진행 중
초기 흥행 이후 성장세 둔화…작년 순이익 2억원 불과
한화갤러리아 “명품관 재건축 투자 재원 마련 차원”
한때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공을 들였던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가 국내 진출 2년 만에 매물로 나왔지만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계륵 같은 신세로 전락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상륙 이후 일부 매장이 글로벌 매출 상위권에 오르며 반짝 흥행했지만, 최근 수익성 둔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운영사 에프지코리아 매각과 관련해 H&Q에쿼티파트너스와 잔여 실사 및 세부 조건 협의를 진행 중이다.
◇ 매출 늘었지만 이익 급감…수익성 경고등
파이브가이즈의 고민은 외형 성장과 수익성의 괴리에서 나타난다. 운영사 에프지코리아의 매출은 2024년 465억원에서 지난해 538억원으로 15.7%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4억원에서 10억원으로 69.8%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21억원에서 2억원으로 줄었다.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이익 규모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고물가와 경기 둔화 속에서 프리미엄 가격 정책이 소비자 저항에 직면한 결과로 보고 있다. 파이브가이즈의 햄버거 단품 가격은 1만원 안팎부터 1만원 후반대로 형성돼 있으며, 세트 가격은 2만원을 웃돈다. 경쟁 브랜드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사업 구조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파이브가이즈는 직영 매장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점포 확대 과정에서 임차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배달이나 가맹사업을 통한 수익 다각화를 할 수 없는 구조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직영 매장 중심으로 운영하다 보니 비용 부담이 큰 측면이 있다"며 "수익성 개선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파이브가이즈를 둘러싼 성장 기대도 예전만 못한 분위기다. 한때 미래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았던 브랜드는 이제 지분 매각을 통한 사업 재편 논의의 중심에 서게 됐다.
◇ 명품관 재건축 앞두고 커진 자금 수요…현금 확보 과제
파이브가이즈 매각 추진 배경에는 본업인 백화점 사업 투자 계획도 자리하고 있다.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의 백화점 사업부문 내수 매출은 5114억원으로 전년(5159억원)보다 감소했다. 소비심리 둔화와 경쟁 점포 확대에 따른 수요 분산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화갤러리아는 내년부터 2032년까지 압구정 명품관 재건축 등을 포함한 중장기 설비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전체 투자 규모는 약 2조1000억원이며, 이 가운데 압구정 명품관 재건축에는 약 9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감안할 때 추가 재원 확보 필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한화갤러리아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892억원 수준이다.
한화갤러리아 역시 파이브가이즈 매각 배경에 대해 재건축 투자 재원 확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에프지코리아 지분 매각은 백화점 명품관 재건축 투자 재원 마련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에프지코리아 매각 성사 여부가 향후 한화갤러리아의 투자 재원 확보 전략과 맞물린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출점 확대와 실적 괴리…몸값 방어 전략 논란
에프지코리아 매각 작업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12월 사모펀드(PEF) 운용사 H&Q에쿼티파트너스와 지분 매각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아직 본계약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후 약 6개월간 실사를 진행한 뒤 지난 6월 11일 MOU를 재체결하며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 측은 협상 지연이라는 시각에 선을 긋고 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MOU 재체결은 기한 내 정상적으로 진행된 절차”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실적 흐름이 기업가치 산정 과정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럼에도 한화갤러리아는 출점 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파이브가이즈 9개 매장을 운영했으며, 압구정점은 영업 종료 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으로 이전 출점했다.
회사 측은 “압구정점 폐점이 아니라 대치동으로 이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출점을 단순한 상권 재배치 이상의 의미로 보고 있다. 파이브가이즈는 국내 진출 당시 2028년까지 국내 매장을 15개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실제로 한화갤러리아는 올해 신규 출점 예산으로 38억원을 편성했다. 회사 관계자는 “연간 출점 목표는 계획치이며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수익성이 둔화된 상황에서도 출점을 이어가는 배경에 매각 협상 과정에서 성장성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한때 오너 3세의 대표 성공 사례로 평가받던 프리미엄 버거 사업은 이제 한화갤러리아의 사업 재편 과정에서 계륵으로 전락했다. ‘김동선의 버거’가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아니면 매각 장기화 속 부담으로 남게 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