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이식 거부반응, 혈액검사로 저위험군 선별…조직검사 판단 정밀도 향상
신장이식 후 거부반응 위험 신호가 발견된 환자 가운데 실제 거부반응 가능성이 낮은 저위험군을 혈액검사로 선별해 조직검사 시행 여부를 더 정밀하게 판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조아라·민상일 교수팀은 세브란스병원 이주한 교수, 고려대안암병원 정철웅 교수와 공동으로 신장이식 환자의 공여자 특이 항체(dnDSA) 검사와 공여자 유래 세포 유리 DNA(dd-cfDNA) 검사를 결합한 위험 평가 전략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 최신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신장이식 후 새롭게 생성되는 공여자 특이 항체는 거부반응 위험 신호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항체가 발견된 환자 모두에게 실제 거부반응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거부반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조직검사를 시행하지만, 출혈과 통증, 입원 부담 등 침습적 시술에 따른 부담이 따른다.
연구팀은 국내 3개 이식센터에서 신장이식 후 안정적인 신장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성인 환자 123명을 대상으로 전향적 단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대상은 공여자 특이 항체 양성 환자 77명과 음성 환자 46명이었다.
분석 결과 공여자 특이 항체 양성 환자의 혈액 내 공여자 유래 세포 유리 DNA 중앙값은 1.2%로, 음성 환자군의 0.3%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한 조직검사 결과 실제 거부반응이 확인된 환자는 전체 123명 중 37명(30.1%)이었다. 공여자 특이 항체 양성 환자군에서는 36명(46.8%)에서 무증상 거부반응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공여자 특이 항체 단독 검사와 두 검사를 결합한 경우의 진단 성능을 비교했다. 그 결과 공여자 특이 항체 단독 검사의 진단 성능(AUC)은 0.74였으나, 공여자 유래 세포 유리 DNA 검사 결과를 함께 반영했을 때 AUC는 0.81로 향상됐다.
특히 공여자 특이 항체 양성 환자 가운데 공여자 유래 세포 유리 DNA 수치가 1.0% 미만인 저위험군을 선별했을 때 실제 거부반응이 없을 확률(음성 예측도)은 97.8%에 달했다.
또한 신장 조직의 미세혈관 염증이 심할수록 공여자 유래 세포 유리 DNA 수치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국제 조직검사 기준인 밴프(Banff) 지표에서 미세혈관 염증 점수가 낮은 환자의 세포 유리 DNA 중앙값은 0.54%였지만, 염증 점수가 높은 환자에게서는 1.6% 이상으로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공여자 특이 항체가 발견된 환자 가운데 조직검사 필요성이 낮은 저위험군을 더욱 정밀하게 선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민상일 교수는 “공여자 특이 항체가 발견되면 환자와 의료진 모두 거부반응을 우려하게 되지만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조직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비침습 바이오마커를 결합해 실제 거부반응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더 정밀하게 선별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국내 3개 기관에서 진행된 전향적 단면 연구로 대상 환자가 123명에 불과하고, 공여자 유래 세포 유리 DNA를 단일 시점에서만 측정했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향후 더 큰 규모의 연구를 통해 결과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바이오타이드(BioTIDE)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논문 저자들은 이해상충이 없다고 밝혔다.